‘제주 해군기지 연산호 조사 모임’은 <2014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A>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2014년 1년차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이 모임에서는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대한민국 국방부가 주도하는 신항만, 제주 해군기지 건설사업으로 일대 해저에 일어나는 해양 생태계, 특히 연산호 서식지의 변화상을 기록하고 알려내는 활동을 진행 중입니다.
지난 6월 해외 전문가와 함께 하는 <아시아태평양연산호 보호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을 시작으로 2박 3일간 제주해군기지 건설 현장과 서건도, 범섬, 강정등대 앞바다 등을 조사하였습니다. 그 1차 조사 결과를 함께 공유합니다. 해군기지 공사 전 바다 밑의 사진과 해군기지 공사 후 동일한 지점의 사진을 비교해보시면, 정말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 1년에 2~3회씩 3년간 지속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하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본 글은 조사모임의 동의를 얻어 녹색연합 홈페이지 활동소개에서 퍼왔습니다.
[원본] http://www.greenkorea.org/?p=40373)
제주 강정 앞바다, 연산호에 무슨 일이?
제주도는 유네스코(UNESCO) 자연환경 분야의 3관왕이라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아름다운 섬이다. 그 중 해군기지가 건설되고 있는 강정 앞바다에는 귀한 것들이 참으로 많다. 용암이 흘러내리다 바다를 만나 그대로 하나의 바위덩어리가 된 구럼비 바위, 붉은 발에 말똥 냄새가 난다는 붉은발말똥게, 맹꽁이, 제주새뱅이, 또 아름다운 연산호 군락(천연기념물 442호)이 있다. 물결의 흐름을 품고 각각의 폴립을 활짝 펼친 채 형형색색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연산호 군락이 바로 그곳에 있다.
육상 48만㎡, 해상 92만㎡ 규모의 제주해군기지가 총 공사 공정률 50%를 넘어선 지금, 주변 해양 생태계, 특히 연산호 군락은 정말 괜찮을까?
강정 마을회와 녹색연합, 참여연대, 국제 산호전문가들, 장하나 의원실은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산호 군락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제주해군기지 연산호 조사 TFT’를 구성하였다. 연산호 조사 TFT는 6월 10일 ‘아시아태평양 연산호 보호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을 시작으로 11일부터 2박 3일간 제주해군기지 건설 현장과 서건도, 범섬, 강정등대 앞바다를 조사하였고, 수중조사의 결과를 토대로 향후 3년간의 연산호 서식 실태 모니터링 계획을 수립하였다.
<아시아태평양 연산호 보호를 위한 국제심포지엄>
6월 10일 ‘동아시아 연산호 보호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은 군사기지가 연산호 군락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마이크로네시아에서 온 사이몬 엘리스(폼페이 해양연구소 대표)는 동아시아 산호 분포 현황과 그 문화적․생태적 가치, 위협 요인에 대해 밝혔으며, 제임스 마라고스(세계자연보전연맹 종보존위원회 산호초 전문가위원)는 인공 구조물에 의한 산호 군락의 여러 훼손 사례와 그 교훈에 대해 발표하였다. 일본자연보존협회의 아베 마리코 박사는 오키나와 사례를 통해 환경영향평가의 맹점과 대규모 매립 공사가 산호를 포함한 해양 생물에 미치는 악영향을 전해주었다.
참가자들의 다양한 질의에 대해 해외 전문가들은 “국제 사례를 모범으로 삼아 기지 건설 등 인위적 개발로 인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사후 조치가 아닌 사전 대안 마련이 중요하다. 또한 해양 생물만이 아닌 주민들의 생활 방식에 미치는 사회적 변화상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동안 국방부에서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인한 산호 군락의 변화는 없거나 일부 개체수 변화는 태풍의 영향이라고 주장하였던 것과 달리, 이번 심포지엄에 참가한 해군이 “강정등대 앞바다에 사실상 환경 문제가 많다. 오염으로 인한 변화를 더디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발언하여 눈길을 끌기도 하였다.
<연산호 조사를 위한 전략워크숍과 현장조사>
11일, 연산호 조사 TFT는 제주해군기지 육상부 및 해상부 공사현장을 조사하였다. 특히 군 잠수부 2명과 함께 강정등대와 해군기지 서방파제 사이 해역을 잠수한 결과, 부유물로 시야가 탁한 상황 속에 오탁방지막이 훼손된 채 가라앉아 있는 모습을 발견하였다. 바다에 설치하는 차단막인 오탁방지막은 오염물질이 이동하는 것을 막아주는 장치이다. 문화재청과 제주도청은 오탁방지막 설치를 조건으로 강정 앞바다의 해군기지 건설공사를 허가해주었기 때문에, 오탁방지막 관리 실태가 자주 도마 위에 오른다.
12일에 진행된 연산호 수중 조사는 해군기지 동쪽 방파제 쪽인 서건도 앞바다와 범섬, 기차바위에서 진행됐다. 사리 기간으로 조류가 가장 센 시기였음에도 수중 조사자들은 전반적으로 조류의 흐름을 느끼기 힘들다고 하였으며, 2년 전 같은 장소를 같은 물때에 조사했었던 사이몬 앨리스는 “2년 전에 비해 연산호 개체 수가 줄어든 듯하고, 전반적으로 건강해 보이지 않는다.”는 소감을 밝혔다. 산호는 조류가 없으면 영양분인 플랑크톤을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에, 조류의 흐름이 정체되면 산호의 생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산호 조사 TFT는 이번 수중 조사와 워크숍을 통해 해군기지 건설로 인한 해양 환경 변화의 징후(조류 정체, 부유물 등)를 확인하게 되었으며 그로 인한 연산호 생태에 대한 우려도 현실로 느끼게 되었다.
또한 제주연안 연산호 군락의 보호를 위해, 해군기지 방파제의 직접 영향권 내에 있음에도 해군이 정밀조사를 진행하고 있지 않은 서건도와 강정등대 주변에 대한 연산호 모니터링을 향후 3년간(2014-2016) 진행하기로 하였다. 해군의 사후환경 모니터링에서 누락된 지점에 대한, 주민 및 민간 전문가, 환경활동가들의 장기 조사는 해군기지 건설이 연산호 군락에 미치는 영향을 밝힐 수 있는 유의미한 자료가 될 것이다.
글.사진| 제주 해군기지 연산호 조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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