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제시카, 사회적 메시지를 고민하는 크리에이터
“요즘 10대는 TV 안 보고, 유튜브를 본다”는 말이 나올 만큼, 젊은 세대에게 유튜브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미국의 한 잡지에서 10대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인물을 조사한 결과,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유튜브 스타’였다. 이들은 이제 단순한 영상 제작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채팅을 통해 직접 시청자와 소통하며 하나의 채널을 이루고 거대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디바제시카, 그녀 역시 채널 구독자가 100만 명에 가까운 유튜브 스타다. 그냥 스타가 아니라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게임, 먹방, 미용 등이 주를 이루던 인터넷 방송에서 5년 전부터 ‘영어 교육’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그 비결이 뭘까?
저는 늘 ‘나라면 어떨까?’ 생각해요. 예를 들어 ‘나라면 저 영어 공식을 어떻게 해야 빨리 외울까?’ 이런 식으로요. 이 감각은 늘 중요했어요. 왜냐면 놀이 문화가 주인 아프리카TV에서 영어 교육으로 어필하기 위해서는 ‘영어를 아주 재밌게 만들어줄게’ 하는 콘텐츠 제작 능력이 필요했거든요.
쉽고 재밌으면서도 유익한 콘텐츠, 디바제시카만의 색깔과 5년을 이어온 꾸준함. 비결은 수없이 많지만, 그녀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꼽는 건 시청자와의 ‘소통’이다. 채팅과 댓글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그 의견을 방송에도 반영한다. 영어 공부를 하라고 강요하기보다는 “영어 공부 정말 힘들죠? 출퇴근 시간에 볼 수 있게 짧게 만들 테니 편하게 들으세요.”라며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준다.
그녀가 이번에 공익제보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한 ‘금요사건파일’ 코너처럼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담은 콘텐츠로 확장해 나간 것도 시청자의 마음을 읽은 결과이다. “미스테리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회 수를 올리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쏟아내는 여타 방송과는 다르다. 무엇을 다루든 늘 “전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놓지 않기 때문이다. 그건 그녀가 5년 넘게 방송을 해온 비결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디바 제시카 방송에는 유난히 악플이 적다.
이제 제 방송에는 제 색깔이 입혀졌어요. 다 진지한 이야기하는데, 악플을 달거나 욕을 해도 먹히지 않는다는 걸 사람들이 아는 거예요. 물론 좀 더 자극적인 방송을 할 수도 있겠죠. 사람들이 더 많이 보니까요. 하지만 그러면 채팅창도 공격적인 분위기로 가요. 그게 사회 문제가 되고 있잖아요. 영향력이 커진 만큼, 인터넷 방송인도 책임감 내지는 윤리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쩌다 슈퍼맨’를 향한 디바 제시카만의 응원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는 디바제시카 방송의 중심 철학이다. 최근 ‘어쩌다 슈퍼맨’ 캠페인을 방송에서 다룬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그 전까지 ‘공익제보자’에 대해 잘 몰랐는데도 그녀는 아름다운재단의 제안에 흔쾌히 응했다. 빨려들어 가듯 공익제보자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니, 말 그대로 ‘어쩌다 슈퍼맨’이 된 그들을 응원하는 마음이 일었다.
제가 방송에서 다룬 공익제보자 이야기 중 하나가 병원에서 일어난 사건이에요. ‘다나의원’이란 한 동네 병원에서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해서 백 명 이상의 C형 간염 감염자가 나온 거예요. 소름 돋더라고요. 우리도 다 주사 맞으러 가잖아요. 어떻게 병원에서 주사기를 재사용할 수 있죠? 그걸 간호사 두 분이 병원에 이야기했는데 다들 쉬쉬하니까 보건소에 알린 거예요. 그래서 세상에 드러났죠. 그분들 덕분에 많은 사람이 감염을 피한 거예요. 그런데 결국 두 분은 해고되고, 소문이 나서 일을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에요. 이런 분들을 ‘그냥 알아서 잘 살겠지’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사회를 위해 용기 내준 공익제보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싶단 마음에 방송을 결심했어요.
이번 방송을 준비하며 가장 잘 전달하고 싶었던 건 ‘공익제보자의 마음’이다. “절대 쉽지 않은 용기를 내어 좋은 일을 하고도 모진 고초만 겪은” 그들의 마음을 무엇보다 잘 전달하고 싶었다. 잘못된 걸 잘못됐다고 말했을 뿐인데, 공익제보자의 60% 이상은 파면과 해임을 당한다. 이번 방송은 “나는 내지 못한 용기를 낸 공익제보자”에 대한 디바제시카만의 응원이기도 하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게 스토리텔링에도 신경을 썼다. 방송 후 조금 아쉬움이 남았던 건 사람들이 공익제보자보다는 사건 자체에 집중했던 점이다. 그 점을 의식했을까. 그녀는 방송 후에 “사건보다는 공익제보자에게 관심을 가져달라”며 글을 올리기도 했다.
공익제보자 분들께 ‘당신의 용기는 빛났다’고 말하고 싶어요. 어두운 방에 빛 하나만 있어도 밝혀지잖아요. ‘당신은 소수였지만, 당신의 용기는 어두운 사회에 불을 밝혔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취지와 메시지만 좋다면, 그녀는 비영리단체와 협업을 이어갈 생각이 있다. “사회적 이슈는 무겁고 재미없지 않아?”하는 이들에게 디바제시카만의 방송을 보여주는 일은 그녀의 미션이기도 하다. “오락적인 부분과 진지한 부분의 균형을 맞추면서 많은 이들에게 메세지를 주는 방송을 만들고 싶다”는 그녀. 인터뷰 내내 디바제시카 특유의 입담으로 유쾌했지만, 그녀가 준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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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우민정 l 사진 임다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