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동아리(소모임) 활동 지원은 모임의 주제(취업준비, 취미활동, 자립역량강화 등)에 따라 자발적으로 동아리(소모임) 구성 후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장학생들에게 진로 개발 기회를 제공하여 장학생들 간 지지체계 형성과 안정적인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2017년도에는 총 3팀의 동아리 활동에 약 26명의 장학생들이 함께하였고, 이 중 봉사동아리 ‘안다미로’에는 9명의 장학생들이 함께 활동했습니다.

그릇이 넘치도록 사랑을 배우다 – ‘안다미로’

좌측부터 김상규, 길태원, 권태경, 전안수, 김혜수, 김혜수, 박준 장학생

좌측부터 안다미로 봉사동아리에 참여한 장학생들

이른 아침부터 청주 아동복지관을 찾은 안다미로 회원들이 곧 시작할 봉사활동 프로그램 준비로 종종걸음을 친다. 곧 교실로 들이닥칠 아이들 생각해 마음이 급하다. 안다미로는 ‘봉사활동’을 위해 모인 자발적 봉사 동아리. 청주 지역 아동을 대상으로 문화체험과 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지 벌써 4개월째인 안다미로는 어느새 마지막 문화체험 봉사 프로그램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안다미로, 청주 아동복지관을 만나다

“준비물은 잘 챙겼지?” “사진은 벽에 붙이자” “애들은 출발 했대? 오늘이 마지막 날인데, 많이 왔으면 좋겠다.”

안다미로의 구성원들은 바쁘게 책상과 의자를 아이들 숫자에 맞춰 정리하고, 아이들이 재밌게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해온 ‘쪼물락 비누 만들기’ ‘걱정인형 만들기’ 재료를 점검한다. 교실 벽에는 지난달에 진행했던 ‘핼러윈 파티 의상 입기’에 즐거워했던 아이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 빼곡히 장식돼 있다. 어느 정도 봉사활동 준비가 끝나자 안다미로는 쌀쌀해진 날씨에 아이들이 오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하지만 이들의 걱정은 괜한 것이었다. 교실로 우르르 뛰어 들어오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안다미로를 보자마자 ‘선생님’이라 외치며 힘차게 인사한다. 한 달에 한 번씩 놀이와 체험 프로그램을 함께해 온 대학생 선생님들이 무척이나 반가운 모양이다. 안다미로 역시 아이들에게 인사를 하느라 교실은 금방 시끌벅적해진다.

 

안다미로가 아이들을 처음 만난 것은 2017년 8월이었다. ‘안다미로’는 ‘담은 것이 그릇에 넘치도록 많이’라는 뜻으로 총 9명의 장학생들이 활동하는 봉사 동아리. 올해부터 새로이 특정 주제로 활동하는 동아리(소모임) 활동 지원이 시작되었는데 ‘안다미로’라는 이름의 봉사 동아리로 새롭게 모임을 시작한 것이다.

“동아리를 시작한 후 봉사할 단체를 찾지 못해 진짜 전전긍긍했어요. 저희들 중 4명이 대전 지역에 살아서 일단 이쪽 지역 중심으로 알아봤죠. 그러다 마지막에 연결된 곳이 청주에 있는 아동복지관이였죠. 연락을 받은 후에는 기관을 직접 찾아가 활동 기획안을 보여드리며 설명했어요.”

일단 장소와 시간을 맞추는 게 관건이었다. 모두 다른 지역의 대학을 다니는데다 학교생활만으로도 바쁜 터라 봉사활동 지역을 정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던 것. 다행히 봉사활동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은 안다미로는 마침내 8월부터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다양한 문화체험이 부족한 청주지역 아이들을 위해 안다미로는 ‘LED부채 만들기’ ‘에코백 만들기’ ‘미니 체육대회’ ‘핼러윈 의상 입기’ 등 교육과 정서적 안정 효과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한편 레크리에이션으로 아이들과의 친밀도를 높였다. 아이들의 반응은 안다미로의 예상보다 훨씬 뜨거웠다. 한 달에 한 번이지만 아이들이 안다미로의 방문을 기다린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그리고 아이들의 큰 호응은 안다미로의 봉사활동에 용기와 응원이 됐다.

‘봉사’에서 찾은 나만의 해답

사실 안다미로의 구성원 9명이 모두 처음부터 거창한 뜻으로 봉사 동아리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친한 친구들끼리 의미 있는 활동을 하면서 좋은 추억도 쌓을 수 있는 기회라고도 생각했고 자신들이 성장하며 받았던 것을 나눠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리고 봉사활동을 거듭하면서 안다미로 구성원들은 봉사의 의미를 새삼 다시 생각하게 됐다. 우선 즐거웠다. 함께 프로그램 내용을 기획하고, 준비하고,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하는 모든 과정이 재밌고, 유쾌했다. 얼굴만 봐도 미소 지어졌고, 별 거 아닌 농담에도 웃음이 터졌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고, 작은 배려에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실제로 박태규(가명) 장학생은 친구들과 봉사활동을 하며 오히려 성격이 밝아졌고 박준영(가명) 장학생 역시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었지만 안다미로 활동을 통해 먼저 다가설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말한다. 예상치 못한 감동도 받았다. 아이가 프로그램을 끝낸 후 집으로 돌아가며 ‘안녕’이라 말하며 환하게 웃을 때 뿌듯함으로 가슴이 일렁였고, 아이들과 찍은 사진을 보는 순간에는 왠지 마음 한쪽이 시큰해졌다. 불과 4개월의 활동이었지만 아이들과 보낸 시간을 통해 안다미로는 봉사의 즐거움과 의미 그리고 가슴 벅찬 따뜻함을 느끼고 경험했던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는 사람도 있으니깐 멤버를 더 모집해야 안다미로 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을 거 같아” “봉사동아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역할분담을 해서 체계적으로 운영을 해야 할 거 같아.” “처음부터 기간을 정해서 하는 건 좋았어. 다음에도 몇 회의 활동을 할 건지 계획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봉사활동을 잘 마무리했다는 안도감만큼 아쉬움이 큰 안다미로는 앞으로도 봉사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자연스레 앞으로의 계획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2018년의 동아리 활동을 계획하는 안다미로 구성원들에게는 유쾌함과 에너지가 흘러 넘쳤다.

“저희는 받는 입장에서만 자라왔잖아요. 그래서 항상 주는 입장이 궁금했어요. 봉사활동으로 오셨던 선생님들의 마음이 알고 싶었죠. 정말 진심이었는지 아니면 형식적인 것이었는지 알고 싶었어요. 지금은 그 때 선생님의 마음이 무엇이었는지 이해하게 됐어요. 안다미로 활동으로 해답을 얻은 거 같아요. 제가 찾은 답은 저만 아는 걸로 할게요.”

안다미로의 회장과 동명으로 회장 못지않은 봉사활동을 해온 김혜수 장학생이 불쑥 꺼낸 한마디는 동아리 구성원들에게 여운을 남겼다. 김다혜(가명) 장학생의 의문은 안다미로 구성원 대부분 품었던 질문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누구도 답을 묻지 않았고, 김다혜 장학생 역시 굳이 얻은 해답을 말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안다미로의 구성원 모두는 친구 다혜가 찾은 답은 무엇인지 다 아는 듯 했다. 마음은 백 마디의 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지만, 눈빛만으로도 단번에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다미로 구성원 각각이 정의한 봉사의 의미에서 저마다의 해답 역시 찾았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봉사는 마음이다, 어려운 것, 대단한 것이 아니라 마음만 전해도 되는 거니까”

 “봉사란 받은 사람이 줄 수 있는 것! 받은 사람만이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잖아요.”

 “봉사는 인생이다. 지금뿐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하고 싶은 인생의 방향이에요.”

 “봉사는 주고받는 것이다. 배려를 받으면 그것을 나눔으로 돌려주는 마음의 선순환 구조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봉사는 씨앗이다. 씨앗이 싹을 틔워 성장하고 열매를 맺어 세상에 뿌려지듯 봉사로 맺어진 인연이 사랑과 감동을 나누고 또 다른 이들에게 전파되니까요.”

 “봉사는 인연이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마음과 마음을 잇는 봉사는 엄청난 인연이죠.”

 “봉사는 낮아짐이다. 나누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는 봉사인 것 같아요. 나를 낮추고, 열린 마음으로 다가갔을 때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어요.”

글 이명아ㅣ사진 신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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