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기부금 규모는 약 13조원으로 추정됩니다. 약 5조 원은 사회적 약자 등을 지원하는 공익단체에 사용되는 기부금입니다. 이처럼 기부금은 양적으로는 굉장히 늘었는데, 사회는 여전히 우울한 이야기로 가득하고, 더 각박해진 느낌입니다. 지난달 대구의 한 빌라에서 장애인 가정의 입주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연판장 사진이 크게 이슈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기사를 보면서 우리 사회에서 장애치료를 위해서 기부는 하면서도 장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인식도 여전하구나 싶었습니다.
나눔은 지갑을 여는게 아니라 마음을 여는 것
나눔은 개인성과 감정에 기대는 선한 의지가 아니라 집단의 노력을 통해 우리 사회의 가장 절박하고 불합리한 구조적인 원인을 해결해가는 의의 영역입니다. 즉, 주변 이웃의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행동하려는 의지가 기부나 나눔의 본질입니다.
어느 사회나 스스로 다양한 사회문제에 관심을 두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이 존재합니다. 공동체성은 기본적으로 나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며 기부와 나눔은 이러한 공동체성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얼마나 타인에 대해 애정이 있고 관심이 있느냐에 따라 기부의 의미와 깊이가 달라집니다. 마음이 담긴 기부는 지속가능합니다. 또한 다른 불합리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함께 해결하기 위해 참여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마음의 또 다른 말은 진심, 진정성입니다.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것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담겨 있는 기부와 나눔은 ‘진심이 담긴 마음표현’이기도 하지요.
마음표현박스 – 마음을 전달하세요!
아름다운재단 <마음표현박스>는 사람들이 타인에게 더욱 ‘관심’을 갖고 ‘마음’을 전달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습니다. <마음표현박스>는 지난달 30일부터 6월 2일까지 총 3회, 서촌 주변 일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아름다운재단<마음표현박스>로 기쁨을 느끼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일상적인 나눔의 행동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대가 없는 나눔을 받아 본 사람은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작은 행동이 두 사람의 그저 그런 하루를 유쾌하고 따뜻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말이죠!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으로 작은 나눔과 마음이 전해지며, 타인과 사회에 관한 무관심이 관심으로 바뀐다면, 마음을 나눌 기회를 통해 사회적 관계가 더 끈끈해진다면 세상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마음을 표현하는, 해외 사례
마음을 표현하는 해외 이야기를 몇 가지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돕는 현장에서 발전기를 이용하는 한 가정에서 이웃을 위해 전기를 나눠주는 풍경입니다.
미국 스낵회사 KIND는 사람들에게 소소한 착한 일을 제안하고,
이를 실행하면 스낵바를 보내주고 있습니다. 이 회사의 모토는 ‘세상을 친절하게 만들자’라고 하네요!
Sneaky Cards는 전혀 모르는 사람을 위해 자판기에 동전을 넣어놓는 행위를 하는 일종의 미션 게임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낯선 이들과 현실 게임에서 만나 소통하며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 미션으로 가득합니다.
포루투칼 등에서 진행된 Troco Coletivo는 버스 정류장에 버스비가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동전을 사용하고 동전이 남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위해 동전을 두도록 하는 캠페인입니다.
사람들 간에 어떻게 협력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일종의 사회적 실험이죠!
길거리에서 만난 뜻밖의 <마음표현박스>의 꽃을 발견하고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경험의 의미는 이렇습니다. 그의 입가에 미소를 만드는 작은 소통과 상호작용으로부터, 무관심에서 관심으로,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한 관심과 실천으로부터, 사회변화가 시작된다는 것이죠 🙂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마음을 전하는 일로부터
세상을 바꾸는 작은변화가 시작됩니다.
글 | 서경원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