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과 지리산이음이 함께 하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2018년 주요한 활동은 지리산권 5개 시군의 활동가, 활동들을 연결하고 알려내는 일입니다. 이 활동은 ‘지원센터’ 혼자가 아니라 5개 시군 각 지역의 협력 파트너 선생님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차례로 각 지역의 협력 파트너 선생님들의 인터뷰를 통해 선생님들의 활동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
신나고 재밌게! 함양 작은변화 네트워크!
–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함양군 협력 파트너 이은진 활동가 인터뷰
이은진 활동가는 함양읍으로 귀촌한 이후 5년 정도 동네 커뮤니티 공간인 ‘까페 빈둥’을 운영하였습니다. 까페는 여기저기 많았지만 커뮤니티 기능을 하고 마을을 생각하는 공간, 그리고 무엇보다도 귀촌한 이후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인 마을 카페였습니다. 또 ‘빈둥 협동조합’을 만들어 멤버들과 함께 공동으로 농사짓기, 농땡이 밴드, 게스트하우스 운영 등 많은 일들을 기획하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은진 활동가 (이하 이) : 이 지역에 있는 사람들하고 좀 친해지기도 하면서 서로 만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마을 모임 같은 것도, 인큐베이팅 느낌으로, 마을 모임을 열심히 하려고 했죠. 우크렐레도 복지관 수업만 있는 건 아니다, 우리끼리 한 번 해보자, 이렇게. (중략) 또 연령간의 만남이 이 공간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랐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중에 어떤 모임을 해도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같이 만날 수 있는, 청소년부터 어르신들까지 같이 섞일 수 있다, 이런 모델들을 만들고 싶었고. 그리고 여러 가지 작은 살롱에서 할 수 있는 문화활동 같은 것들을 많이 기획해서 했던 거 같아요. 여기는 아이들도 대극장 공연에 되게 익숙하거든요. 그런데 작은 곳에서 속닥하게 하는 그런 공연이나 행사 같은 것들을 하려고 했었던 거 같고. 그리고 이야기 같은 거, 그냥 평범하게 우리 주변에 있지만 그 사람의 주제를 갖고 하는 얘기들을 들어보는 자리, 그런 것들을 하려고 했었던 거 같고요.
‘까페 빈둥’에서 5년 동안 ‘마담’으로 활동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여러 모임도 꾸려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했지만, 아무래도 한 공간에 매여 있는 것이라 한계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까페 운영은 ‘빈둥 협동조합’ 구성원들이 전담하고 이은진 활동가는 까페 밖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지역 협력 파트너로 함께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이은진 활동가는 2016년 지역조사에서 아름다운재단과 인연을 맺어서 함양군 지역조사 담당자로 활동하고 2018년부터는 함양군 지역 협력 파트너로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Q. 지역 협력 파트너로 제안을 받았을 때 어땠나요?
이 : 하던 거 더 잘 하자, 이런 거? 공간을 하면서 늘 그런 일들을(네트워크) 염두에 두고 하긴 했는데 그걸 우리가 좋아서 하는 거지 사실은 이 지역에서 그런 게 사회적으로 필요해, 이런 식의 인식이 있었던 거는 아니니까. 한편으로는 그래도 그런 게 필요하다고 얘기를 해주는 거니까, 그런 것들을 같이 만들어가자, 이런 거기 때문에 좋기도 하면서도 이 지역에서는 그런 걸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약간 이런 것도 같이 있는 거죠. (중략) 그리고 그 전에도 하고 있었지만 그 일을 하고 같이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더 좋은 거잖아요. 그런 고민들을 같이 나눌 수 있으니까, 우선은. 그래서 이렇게 사람들이 서로, 이 지역에서는 사실 비슷한 고민하고 있는 사람 만나기가 어려우니까, 그런 게 되게 좋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죠. 그리고 지리산이음에서 같이 하자니까 그래, 하자, 이런 게 있고. (중략) 이렇게 이렇게 연결이 되는 느낌이 있어서 반갑기도 하고 좋았던 거 같아요. (다른 지역과 연결하는 게) 마음만 가지고 잘 되는 건 아니어서, 지역이 나눠져 있으면, 그렇잖아요, 하고 싶어도 뭐 같이 이렇게 해볼까요, 이렇게 하는데 지역이 다르다 보니까 빨리빨리 잘 안 되고 그런 것들.
하동군, 산청군 등 여타 군 단위 지역과 마찬가지로 여기 함양군의 시민사회활동에 대해서 이은진 활동가 역시 ‘없다’고 단언을 했는데요. 3년 전 무상급식 운동으로 여기저기 ‘숨어서 조용히 애들 학교 보내고 이랬던 사람들이’ 무상급식 이슈로 ‘공동의 어떤 의제로 크게 모여보는 경험’을 하기는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렇게 모습을 드러낸 사람들을 모으고 함께 하려는 역할을 하는 모습은 아직은 부족하기만 합니다.
이 : 함양의 시민사회는 예전부터 느꼈는데, 없구나, 없다는 느낌이 예전부터 저희끼리는 많이 얘기했어요. 진짜 시민사회가 없다, 뭐가 없다… 파편화되어 있는 거죠. 공공성이나 지역의 어떤 공공성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없는 거예요, 제가 볼 때는. 그것들이 모여서 일을 함께 만들어내고 하는 그런, 집합체(?)가 잘 보이지가 않았던 거 같아요. (중략) 그래도 급식운동을 한 이후부터, 어떻게 보면 접속이 안 되어서 그랬을 수도 있는데, 그 이후부터 빈둥에서, 빈둥이 그 전에는 사람들이 개인들이 많이 연결이 됐었는데, 급식운동 하면서 단체들이 여기 연결되기 시작하기도 하고. (중략) (급식운동이 끝난 후에도) 같이 이렇게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 거죠.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테니까, 그것들이, 그런 활동들이. 저도 그렇고. 그런데 그게 가끔은 힘들 때가 있어요. 이 소수가, 맨날 보던 인간들이 보면서 이렇게 하고 있으니까.
Q. 협력 파트너로서 그간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이 : 사람들, 우선 그때 주셨던 자료(지역조사 보고서) 배포하는 거 위주로 했던 거 같고. 개인적으로 만나서, 그래도 제일 신선하게 여겨지는 그룹은 청년그룹이거든요, 저한테는. 기존에 이렇게 했던 활동방식들이 아니라 자기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이 좀 있을 것 같고 그래서. 청년들 만나서 같이 얘기도 해보고. 청년팀들 모임 끝나고 한 번 같이 만나서 내가 이런 일을 하려고 하고 최대한 설명을 하고 이 안에서 같이 해볼 수 있는 거, 이런 거를 같이 도모해봤으면 좋겠다, 약간 던지는 정도로 시작하고 있는 거죠. 부담스러워 하지는 않아요. 그냥 재밌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최대한 신선한 인물들과 함께 그런 일들을 해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이은진 활동가는 함양군에서 파트너 활동의 방향을 우선은 흩어져 있는 개인, 단체들을 모아 연결하고, 여러 다양한 프로그램과 활동을 통해서 새로운 사람을 찾아보는 것으로 잡았습니다.
우선 온라인으로 ‘함양 작은변화 네트워크’ 커뮤니티를 만들어 지역에서 알고 있는 개인 활동가, 단체 활동가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한 달에 한 번은 직접 만나는 자리를 마련해보고자 합니다. 애초 계획은 6월 초부터 모임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이번 지방선거에 함양군수 후보로 시민후보가 입후보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선거운동에 함께 하게 되어 첫 모임은 아직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지리산 작은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에 선정된 함양군의 4개 모임이 서로 만나 각자의 활동을 소개하고 인사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되었구요. 6월 말에는 함양에서 활동하는 개인, 단체 활동가들이 모여 함양 모떠꿈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함양군에서의 활동은 지방선거가 끝난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하겠습니다. 함양군에서는 거의 처음이라고 할 만큼 선거운동이 이전과는 다르게 진행이 되었는데 이러한 선거운동에 대해서 기록하는 일에 대한 의지도 나타나고 있구요. 또 선거를 진행하면서 군 행정에 대해서 잘 모르는구나, 군 행정에서 하는 일도 잘 알아야겠구나 라는 생각들이 번지면서 주민참여, 예산 감시 등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어 그와 관련된 교육도 준비 중입니다. 그리고 보다 더 많은 활동가들을 만나고 함께 하기 위해 ‘함양 작은변화 아카데미’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을 준비 중입니다.
이은진 활동가는 함양 지역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찾고 만나고 이야기 나누고 연결하기 위해서 사람들과의 인터뷰도 준비 중입니다. 관심 있는 10명이 각기 10명의 활동가들을 찾고 인터뷰하여 함양군 지역에 100명의 활동가를 연결하는 것이 목표이구요. 인터뷰나 카드뉴스 등 ‘지역’, ‘변화’의 키워드로 지역의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하는 계획도 구상 중입니다.
Q. 2018년 활동 계획과 목표는 어떤 건가요?
이 : 아까 이야기했던 고민들 안에서 하나를 좀 잘해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인터뷰를 하든 100명을 만나든 아니면 아카데미를 해서 새로운 사람을 발굴하든 뭘 하든 하나를 마무리를 잘 하고, 그리고 끝났을 때 괜찮았다 하는. (목표는) 지치지 않고 싶구요. 재밌으면 힘들지 않을 가능성이 많아요, 저는. 그다음에 해볼 거리들이 좀 생겼으면 좋겠죠. 내년에는 이거 해보면 재밌겠는데, 뭐 이런 생각을 남기는 거. 그 정도만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사람도 있고. 재밌게, 네트워크라는 게 들고날 수 있어야 되는데, 예를 들면 청소년 의제 같은 경우는 관심 있는 개인과 단체, 모임이 함께 할 수 있어야 되고 또 그게 아니고 다른 의제로 넘어갔을 때는 그들이 흩어지고 또 다른 사람들이 붙을 수 있게 하는 플랫폼, 그런 것들을 어쨌든 구축은 해놓으면 좋을 것 같기는 한데, 그게 어떤 게 적합할까 고민하고 있어요.
몇 년 전 무상급식 운동으로, 올해 지방선거에서 군수후보 선거운동으로, 함양군은 다시 사람들이 무언가 공통된 의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모이고 이걸 해봐야 되지 않아? 이런 건 어때?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지역의 ‘작은변화’를 위한 시작이 될 것입니다. 이은진 님은 이러한 시작의 의미를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사람들을 만나고 연결할 수 있는, 모일 수 있는 자리, 장을 마련하고자 여러 고민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런 고민들 중에서 뭔가 재밌고, 해볼 만한 것들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미 시작되었을 수도 있구요. 이 시작이 앞으로 어떤 파장을 일으키고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궁금하고 또 기대됩니다.
사진ㅣ임현택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