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간 이어져 온 아름다운재단과의 인연
빨리 변해가는 세상에서 꾸준함은 빛난다. 그것이 기부라면 더욱 그렇다. 이다희 기부자는 2005년 아름다운재단과 인연을 맺은 후, 13년째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그녀는 첫 직장에서 첫 월급을 받자마자 후원을 시작했다. 대학시절부터 아름다운재단을 눈 여겨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2002년에 아름다운재단의 1% 나눔운동에 관한 기사를 접하고 강렬한 인상을 받았어요. 재능의 1%, 월급의 1% 등 나의 소중한 순간의 1%를 나누는 것이 기부라는 거에요. 지금은 일반화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생소한 개념이었어요. 기부를 이렇게 세련되게 할 수 있구나, 사회인이 되면 꼭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행스럽게 취업이 빨리 되면서 그 결심을 실행할 수 있었죠. 첫 월급부터 시작했는데 어느덧 13년을 맞이했네요.”
안 도와주면 누군가가 굶어 죽는다 식의 동정심에 호소하는 기부문화, 거절하고 나면 죄책감이 생길 것 같은 감정적 기부에는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왜 매번 기부를 무겁게 생각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동참하는 기부, 사회에 변화를 일으키리라고 믿는 단체를 찾아 능동적으로 기부하고 싶었다.
“해외후원보다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돕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이왕 기부할 거라면 가장 이성적이고 캐주얼하고, 투명하고 체계적인 단체였으면 했고요. 아름다운재단이 거기에 꼭 맞는 곳이었어요. 제가 좀 까다로운가요? 기부를 통해 최대의 보람을 얻고 싶은 곳을 선택했을 뿐이에요.(웃음)”
기부, 행복한 변화의 시작
이다희 기부자는 사회참여와 통합사회영역기금에 매달 정성을 더하고 있다.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며 시사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면서 기부영역에 더 애정을 느끼게 됐다. 가장 인상적인 사업으로 공익제보자 지원을 꼽은 것도 부조리를 막기 위해 정의로운 일을 한 사람들을 위한 나눔에 큰 보람을 느꼈기 때문이다.
“부조리에 맞서 내부고발을 감행한 의인들을 돕는다는 취지에 깊이 공감했어요.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곳은 많지만 사회병폐에 맞서기 위해 목소리를 낸 사람들을 위한 기부는 흔하지 않잖아요. 힘들고 외롭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을 걷는 분들께 보탬이 될 수 있어 기뻤어요.”
처음부터 거창하고 심각하게 생각했던 기부는 아니었다. 마치 가벼운 취미처럼 일상을 크게 흔들지 않는 선에서의 선행이라 여겼다. 그러나 연못에 던진 조약돌 하나가 수면에 큰 파동을 일으키듯 오랜 시간 느낀 기부의 가치와 기쁨은 이다희 기부자를 변화시켰다. 세상을 바라보는 생각과 시선도 더 따뜻하게 바뀌었다.
“아이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조카가 태어나고부터 아이들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인지 깨닫게 됐어요. 조카는 온 집안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데 그렇지 못한 아이들도 있다고 생각 하니 도움을 주고 싶더라고요. 아름다운재단을 통해 이른둥이 치료비를 지원하는 다솜이 작은숨결살리기에 동참하면서 미혼모나 베이비박스 대한 관심도 갖게 되었어요. 당장 눈앞에 성과가 보이지 않아도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기반사업들이 많아졌으면 해요. 몇 년 전의 저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변화에요.”
이벤트가 아닌 일상이 된 기부
이다희 기부자가 기부를 하는 이유는 돈이 많아서나 정의감 때문이 아니다. 그녀에게 기부는 수도세, 전기세 납부처럼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다. 특별한 재능이 있어 능력이나 시간을 나눌 수 없으니 비교적 손쉬운 방법으로 월급의 일부를 후원하고 있는 것이라 말한다. 최대한 가늘고 길게 기부하고 싶다는 이다희 기부자는 몇 번에 걸쳐 기부금의 액수를 상향하는 용기를 냈다.
“기부 10년차가 되었을 때,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어요. 아름다운재단에서 감사패가 왔더라고요. 디자인부터 문구 하나하나까지 정성이 느껴졌죠. 기분이 좋으면서도 연말정산 할 때나 기부내용을 확인하는 소액의 기부자일 뿐인데 이런 걸 받아도 되나 싶어 부끄러웠어요. 양심이 있으면 감사패 값은 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증액을 결심했죠.(웃음)”
감사패는 그녀의 집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볼 때마다 기부에 대한 기쁨과 보람, 의지를 새롭게 확인한다. 여기에 연말이면 도착하는 아름다운재단의 연말보고서는 재단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더했다.
“아름다운재단에서 연차보고서를 받을 때마다 놀라요. 처음 받았던 연차보고서의 두께가 압도적이라 편집자 입장에서 돈이 많이 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기부자가 보든 안 보든 철저하게 하고 있다는 뜻이니까 진정성이 느껴졌고요. 주변 사람들에게 기부에 선뜻 마음이 가지 않는 이유를 물어보면 내가 낸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기 어려워서라고 해요. 기부자 입장에서 기부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투명하게 알 수 있는 것만큼 좋은 게 있나요? 진정성과 투명성, 이 두 가지만으로도 아름다운재단을 신뢰할 수 밖에 없어요.”
우연한 시작이었지만 내가 하는 기부가 고스란히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는 이다희 기부자. 부담이 아닌 가벼운 기부는 어느새 즐거운 취미이자 일상이 되었고, 세상을 살 만한 곳으로 만드는 변화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약간의 여유를 기꺼이 나누고 그 안에서 새롭게 나아가는 삶, 이다희 기부자의 일상이 아름답다.
글 김유진 l 사진 임다윤
<찾아가는 서비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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