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비영리단체 모금윤리 점수는?
– 아름다운재단, 12.2 기부문화 기획연구 발표…‘비영리 모금활동의 윤리 풍토’ 연구조사
– 윤리적 풍토는 갖췄지만 제도적 시스템 미흡… “급격한 NGO 성장으로 모금이 전쟁”
한국사회 모금의 윤리점수는 몇 점일까? 최근 아름다운재단 조사에 따르면, 비영리단체 모금실무자들은 윤리적 실천 수준을 묻는 5점 척도 질문에서 ‘이상적 조직’에 4.62점을 줬으나 본인에 대해서는 4.23점, 속한 조직에 대해서는 4.07점을 줬다.
윤민화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교수와 이민영 고려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의 ‘비영리조직 모금활동의 윤리적 풍토와 대처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밝혔다. 연구진은 비영리 모금실무자 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고, 12명의 실무자들을 인터뷰했다.
아름다운재단은 오는 12월 2일 광화문 생명공헌교육문화센터 대강당에서 열리는 ‘기획연구 발표회’에서 이번 연구 결과를 밝힌다. 아름다운재단은 매년 기부문화 연구를 발표하고 있으며, 올해는 △시민됨과 기부 △재단과 책무성 △비영리조직 모금활동의 윤리적 풍토와 대처 등 모금윤리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비영리 책무성·투명성, 법에 따른 정보 보고로는 부족
이번 연구에서 모금실무자들은 특히 조직의 윤리적 풍토를 상대적으로 낮게 인식했다. 모금에 대한 윤리지침이나 교육은 제공되고 있으나, 인사고과 반영(2.59점)이나 공식적 위원회 설치(2.8점) 등 보다 적극적 윤리 규정의 실행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환경에서 실무자들은 조직의 사명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자극적 모금을 자제하고 수혜자들의 보호를 우선시하며 기부자의 탈퇴도 감수했다. 정해진 윤리적 기준이 없을 경우 조직내 의사결정체계를 통해 사례별 대응방법을 찾았다. 모금 및 배분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반납하고 철저히 모니터링을 실시하였다.
그러나 현실적 타협도 존재했다. 실무자들은 “최근 NGO들이 너무 성장하다 보니 모금이 전쟁”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기부자의 이익과 조직의 이익이 충돌할 경우 조직 입장을 우선시하기도 했다. 윤리기준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세밀한 규칙이 모금활동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모금활동에 대한 내부 기준과 규정을 구체적으로 만들고 사안별 대처방식을 검토해 대응전략을 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조직 중간계층에 해당하는 모금실무자 대상의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서 ‘재단과 책무성’을 주제로 발표하는 이형진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비영리단체 및 재단의 책무성·투명성을 둘러싼 기존 연구 사례들을 검토해 소개했다.
연구 보고서는 법에 따라 감독관청이나 세무당국에 제출하는 보고서만으로는 비영리단체의 사명 성취 여부와 조직이 이룬 성과를 충분히 보여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원대상기관도 참여하는 쌍방향 평가가 객관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이를 대중적 참여 학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들의 제언이다.
이형진 교수는 “책무성 메커니즘은 공개와 보고라는 도구적 측면에서 실제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학습하는 방식으로 점차 진화하고 있다”면서 “국내 공익재단들도 지원대상자, 기부자 둥 자신을 둘러싼 ‘청중’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성공했든 실패했든 성과에 대해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첨부 표 : ‘비영리조직 모금활동의 윤리적 풍토와 대처에 관한 연구’ 설문조사
첨부 이미지 : 모금에 참여하고 있는 기부자(기사 내용과는 특정 관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