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은 공익활동을 하고자 하는 시민모임, 풀뿌리단체, 시민사회단체를 지원합니다. 특히 성패를 넘어 시범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함으로써 공익활동의 다양성 확대를 꾀합니다. |
안양에는 인권에 대해 누군가 문을 두드리면 언제나 대답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인권톡톡’ 시민모임이 있습니다. 40대 가정주부로 살아오셨던 두 분이 “어떻게 아이를 키우는 게 좋은 방법일까?” 고민하던 어느 날 아동 인권에 대한 공개 강의를 접한 후, 자신이 너무나도 몰랐다는 것을 깨달아 같이 공부하면서 만든 시민모임입니다. 처음에는 2명, 그 다음에는 다른 강의를 통해 만난 분들과 함께 해서 5명이 되고 2018년에는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으로 10여 명 함께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26일, 인권톡톡의 신수정 대표님, 주경숙, 최혜연 회원님을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Q. 왜 인권톡톡 활동을 하게 되었나요?
신수정 : 2016년 경기도 가족 여성연구원에서 열린 인권교육을 몇 번 듣고, 같이 공부하고 싶어서 만들었어요. 기존 강사활동을 하셨던 분들 외에도 인권 강의를 처음으로 들었던 분들이 몇 분 계셔서 공부를 함께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인권톡톡이 아니라, 맛집톡톡이었습니다. 만나서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고…. 그러다가 이렇게 좋은 인권에 대해 우리만 아는 것이 아까워 나눠야겠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우리끼리 하는 것 보다는 단체와 함께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인권교육을 하는 안양나눔 여성회에 부탁했더니 흔쾌히 장소 대관이며, 홍보처 등을 알려 주셨어요.
최혜연 : 저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했어요. 제가 아이들 키울 때보다 요즘 아이들이 많이 바뀌어서 제가 받은 교육으로 아이들을 대하면 안될 것 같아서 제 사고 방식을 바꾸고자 이 모임에 참여했어요. 나는 어떠한 인간관을 가져야 하는지, 그들과의 소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임에서 배우고 싶었어요. 아이들을 만나면서 무섭고 힘들고 못 따라가겠다는 생각을 하며 옛 방식의 어른으로서 무마시키려 했던 생각도 많이 바뀌었어요. 그래도 천방지축 아이들이 통제가 안 돼서 저도 모르게 톤이 높아지고, 편한 방법대로 하려고 해요. 제 안의 인간에 대한 개념, 정의가 체화되지 않으면 사람을 대할 때마다 제가 편한 방식대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주경숙 : 신수정 대표님과 함께 맛집을 찾아 다니던 사람 중에 한 사람입니다. 저도 인권을 공부하고 싶었어요. 다행히 인권 교육을 받으며 사람을 대하거나, 아이들을 대할 때 태도가 바뀌게 되었어요. 제 자녀들과 겉도는 느낌이 많았는데, 진심이 통하게 되어 어느 순간 아이와 소통이 되더라구요.
Q. 2018년 한 해 동안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신수정 : 아동 인권강사 양성과정 18시간을 수료하고 일주일에 1 ~ 2회씩 모여 “찾아가는 인권 교육”을 하기 위해 공부를 했습니다. 교재나 교안도 만들고요. 상반기에는 교육을 열심히 들었다면, 하반기는 인권교육을 하기 위해 회의하고 홍보하는데 주력 하였습니다. 하반기에 지역아동센터 5군데 신청을 받아 강사로 활동을 했습니다. 그 덕에 회원들도 10여명으로 늘었구요.
Q. 여기 교재와 교구들이 있는데, 직접 만드셨나요?
신수정 : 네, 회원들끼리 어떻게 하면 아이들 수준에 맞게 할까? 고민하면서 함께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슬라임의 유해 물질은 여러분의 어떤 권리를 침해한 것일까요?”라고 물으면서 아이들과 UN아동권리협약(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 카드를 통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또 전래 동화를 읽고 “인권 침해 된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이야기를 게임처럼 하기도 했고요.
Q. 아이들이 재밌어 했을 것 같아요!
신수정 : 네. 그런데 2시간 동안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고, 많이 떨기도 했어요. 회원들끼리 시연도 몇 번이나 하고 했는데도, 막상 현장에 가면 많이 떨려요.
Q. 인권을 배우면서 달라진 것이 있나요?
최혜연 : 감수성이 예민해졌다는 느낌은 들어요. 기사 하나를 보았을 때 덮여있던 이면을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사건에만 초점을 맞췄지 인간에 대한 애정은 부족했는데, 그런 것이 눈에 보입니다. 영화 속에서도 마찬가지고요.
신수정 : 인권공부 시작한 이유가 아이 잘 키워 보려고 처음에 시작했어요. 큰 애가 학교를 갔는데 선생님 눈에는 특이한 아이지만 제 눈에는 지극히 정상인 아이였어요.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자기 의사 표현을 굴하지 않은 아이라는 것이 좋아요. “엄마는 나에게 이렇게 하면 안되지 않냐고 당당히 요구” 하는 모습을 보며 잘 키웠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가끔 속은 부글부글 끓습니다만……하하)
주경숙 : 제가 아이들을 키울 때 큰애나, 둘째는 그냥 키웠고, 셋째는 너무 풀어 주면서 키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인권 수업을 들으면서 그렇게 키우는 것이 옳은 방법이었구나. 이제는 막내를 대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지 않게 되었어요.
Q. 인권 톡톡의 앞으로의 비전은?
신수정 : 안양에서 아동인권하면 인권톡톡을 떠오르게 할 수 있는 기관이 되고 싶어요.
주경숙 : 신대표에게 물들어서 그렇게 되어야만 할 것 같아요. 힘을 보태줘야 할 것 같아요.
최혜연 : 인권을 배우고 싶어서 왔는데, 강의까지 하라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강의는 아니더라도 도와줄 수 있는 것을 함께 한다면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인권을 배운다고 인권 감수성이 높아지지는 않고 스스로 느끼고 체화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고민과 연습이 필요한 일이라고 합니다. 아직도 세 분은 더 배워야 할 것도, 깨달을 것도 많다는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그만큼 인권이라는 주제는 가야 할 길이 한참 남아 있는데요. 주부에서 지역아동센터에서 강의까지! 앞으로도 안양에서 ‘인권’을 배우고 알리는 시간을 보낼 ‘인권’톡톡’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