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청소년공익활동지원사업 ‘유스펀치’>는 청소년의 시민성을 증진하고, 더 나아가 공익활동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청소년들의 공익활동을 지원합니다. 2019년 유스펀치는 11개 청소년 모둠을 지원대상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이중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알리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경기청소년평화나비>를 만났습니다. 7월의 마지막 수요일, 광화문에서 만난 <경기청소년평화나비>의 이야기를 들어보실래요? |
소녀상을 지키는 사람들
폭우가 쏟아지다 그쳤다 반복되는 궂은 날씨에도 광화문 평화의소녀상에 천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언제나처럼 민중가요 ‘바위처럼’이 울려 퍼지자,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1398차 수요시위가 시작되었다.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 있는 증언으로 ‘위안부’ 문제가 세상에 알려졌고, 문제 해결을 염원하는 시민들은 1992년 1월부터 27년째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늘 수요시위에는 평소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 특히 방학을 맞이한 청소년 참석자 비중이 높았다. 최근 한일관계 악화로 인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았다. 많은 청소년들이 자유발언대에 올라 일본 정부의 공식사죄와 법적배상을 촉구했다.
27년째 수요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참석자들의 세대도 많이 바뀌었다. 오랜 세월 동안 매주 시위가 진행된 것은 대단하고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그만큼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루 빨리 해결되면 좋겠다. 올해 23명의 생존자가 계셨는데 벌써 두 분이 돌아가셨다. 할머니들이 살아생전에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받을 수 있도록 청소년들의 힘을 모아 달라. 오늘 비가 와서 소녀상의 얼굴에 눈물이 맺혔다. 할머니들이 우리에게 고맙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오늘 수요시위의 주관단체는 <경기청소년평화나비(이하 평화나비)>이다. 이들은 매주 평화와 인권을 주제로 세미나를 하고, 시민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 강연, 심포지움, 캠페인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수요시위를 주관한 것도 이러한 활동의 일환이다.
작년부터 수요시위에 5, 6번 참석했다. 올 때마다 참석자들이 늘어났다. 사람들의 관심이 점점 커지는 것을 느꼈다. 오늘도 빗속에서 사람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 이상협
“시위를 진행하다가 <평화나비> 친구들을 봤는데, 눈물이 날 것 같더라. 마침 음악도 웅장한 것이 나와서 마음이 찡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열심히 활동한 것이 작은 결실을 맺은 것 같았다. 막 부채질 하는 척 하면서 눈물을 참았다. – 김지수
평화와 인권을 지키는 나비
작년 9월 성남의 청소년 10명이 시작한 작은 동아리 <평화나비>는 단기간에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 발전했다. 성남, 용인, 광주, 의정부 등 지역마다 자발적인 동아리를 운영하고, 매주 70여 명의 청소년들이 정기모임에 참석한다. 또한 <평화나비>가 주관하는 행사에는 매번 수백 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한다.
“작년에 우연히 수요시위에 갔다가 할머니들을 만났다. 많은 청소년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저에게 직접 하는 말씀처럼 와 닿더라. 그 때부터 주변 친구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시작했다. – 김지유
지난 3.1절 100주년에는 300명의 청소년들이 성남에서 ‘300나비’ 퍼레이드를 벌였고, 6월 청소년평화페스티벌에서는 시민들에게 평화와 인권의 메시지를 전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오는 8월 10일에는 청소년들이 배우고 싶은 내용이 담긴 역사교과서를 만들기 위한 심포지움을 개최할 예정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바라는 시민들의 최종 목표는 7가지 요구안 – 1) 전쟁범죄 인정, 2) 진상규명, 3) 공식사죄, 4) 법적배상, 5) 전범자 처벌, 6) 역사교과서에 기록, 7)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 – 이 관철되는 것이다. <평화나비>는 이를 위해서는 더욱 많은 시민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기억하고,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하나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매번 ‘우리가 할 수 있을까?‘하는 목표를 잡는데, 그 목표를 하나씩 이루고 있다. 처음에는 주변 친구들에게 이 문제를 알리는 것이 목표였지만, 지금은 주변 친구들을 넘어 사회 전체에 알리고 있다. <평화나비>는 시민들의 인식 속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 중 하나로서 기억되고 싶다. – 김지유
날개짓을 멈추지 않는 건
멤버들은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모여서 평화와 인권을 학습하고 토론한다. 다른 친구와의 약속이 겹치면 그 친구까지 모임에 데려온다. 멤버들의 열정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올까? 이들은 <평화나비>를 “청소년들이 스스로 성장하는 장”이라고 부른다. 멤버들은 활동을 통해 성격이 활발해지고, 더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꿈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고 한다.
활동을 시작하고 사회를 보는 관점이 많이 바뀌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사회 문제를 보면 심각하네, 하고 넘겼는데 요즘은 동아리 친구들과 토론해보면 좋겠다는 생각부터 한다. 세미나에서 역사 문제를 전문적으로 배우기 때문에 학교 수업도 금방 이해된다. – 김지수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뉴스를 보고 사건의 결과만 확인하는 정도였다. 활동하면서 시위에 참석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발언을 들어보며 사건이 진행된 과정과 인과관계를 파악하고, 우리가 무엇을 하면 좋을지 생각하게 되었다. – 이환주
올해 대학에 입학했는데 시험 보면 다른 친구들보다 학점이 잘 나온다. 아무래도 활동을 통해 얻은 나의 경험이나 생각을 공부한 내용과 적절히 섞어서 그런 것 같다. 여기 있는 <평화나비> 친구들에게도 너무 고맙다. 혼자라면 절대 못했을 일인데, 다 같이 하니까 가능했던 것 같다. – 김정은
사학과에 진학할 만큼 평소 역사를 좋아하고 관심이 많다. 평화나비 활동하기 전까지 맨날 말로만 역사를 좋아한다, 관심있다고 했던 것 같다. 대학에서 전공 수업을 받는데, 사료를 해석하느라 한자만 들여다본다. 오히려 평화나비 친구들과 함께 하는 세미나가 더욱 공부같다. – 한지희
<평화나비>는 경기도를 넘어 전국의 청소년들과 함께 평화와 인권을 만드는 주체로서 자리매김하고 싶다. 오늘 천여 명의 사람들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이야기했다. 앞으로도 수천, 수만 명의 시민들과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
글 | 아름다운재단 허그림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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