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잇는, 나눔산책>은 아름다운재단 기부자님과 함께 나눔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자리입니다. 2019년 세 번째 나눔산책!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공유했던 시간을 소개합니다. |
저녁 어스름이 일찍 다가오는 겨울 저녁, 서촌에 자리 잡은 역사책방에서는 기타 선율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책으로 둘러싸인 크지 않은 이 공간은 숨소리조차도 잠시 멈춰진 채 한 음 한 음 튕기는 기타 소리로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맑고 따뜻한 기타 소리가 가슴을 포근하게 한다는 걸 실감한 순간이다.
마음을 나누고 생각을 확장시켜 나가는 <마음을 잇는, 나눔산책>은 아름다운재단 기부자들과 시민들의 온기로 가득 채워졌다. 한 해를 보내는 연말에 반가움과 기대감으로 함께 한 기부자들과의 만나는 자리인 만큼 특별한 음악 선물을 준비했다. 재단에는 재능이 많은 간사들이 여럿 있다. 그중에서 아름다운재단의 가계부를 담당하는 서지만 재무회계팀장은 프로 못지않은 기타 연주 실력을 갖고 있다.
아름다운재단을 지탱하고 계신 기부자들을 위해 선뜻 음악 연주를 준비해주셨다. 그가 선곡한 곡은 코타로 오시오의 ‘Wind Song’. 책이 함께 한 공간에서의 기타 연주 선곡은 안성맞춤이었다. 연주하는 동안 그곳의 따뜻한 분위기와 참석자들의 얼굴 표정에 드러난 평온한 미소는 아직도 머릿속에 선명하다. (겨울밤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책을 읽을 때 이 음악을 추천한다. 🙂 )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생각의 장을 만들어 온 나눔산책이 6회째를 맞이했다.
2019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자리는 박준 시인이 함께 했다. 직장인으로 생활하며 퇴근 후 바삐 달려온 시인은 나눔산책 참석자들과 눈을 마주치며 오붓한 강연을 시작했다. 시를 통한 공감 이야기로 우리의 일상과 삶을 돌아보며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 시인의 말은 재치와 유머가 더해져 웃음이 끊이지 않는 시간을 만들어갔다.
문학은 내 안에 ‘물음표’를 만드는 것
하나라도 느슨한 연결 지점을 갖고 시를 읽고, 한 문장이라도 내게 어떤 무엇으로 다가온다면 그것이 성공한 독서라고 시인은 말한다.
일상의 아름다운 장면들을 기억하는 방법으로 시인은 오늘부터 일기 쓰기를 제안했다. 많은 기술이 필요하지도 어렵지도 않은 방법으로 우리 자신의 일상을 기억하는 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은 일기 쓰기이다. 우리 삶은 아주 평범하고 소소한 하루들로 만들어져 가는데 그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있었던 일, 내가 한 말과 들은 말, 서로 나누었던 대화 등 작은 일들을 일기 쓰기를 통해 기록해보면 우리 삶의 아름다운 순간들이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일상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만들어준 기부자들이 남긴 한 마디가 감동과 깊은 여운을 남겼다.
” 늘 퇴근하고 나면 피곤하고 심심했는데, 오늘 밤은 박준 시인님 강연과 예쁘게 웃어주신 간사님들과
준비한 다과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너무 좋은 시간이었어요. 이 시간을 통해 나 자신을 잠시 생각해봤어요.”
” 정말 재미있었고, 새로운 경험을 한 것 같습니다.”
” 오늘부터 일기 쓰고 싶네요.”
” 처음 참석했는데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어요.”
찬 공기가 내려앉은 겨울 저녁 각자의 평범한 삶 속에 함께 시간을 보내고 서로의 시간 속에 기억되어 우리 안에 아름다운 장면들이 만들어진 하루였다. 오늘 만난 아름다운 말, 아름다운 대화, 아름다운 만남도 일기장 속에 기록하여 아름다운 순간들로 기억해 보련다.
글 l 정희은 간사, 사진 l 곽보아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