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는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을 위한 주요한 동력으로, 사회의 다양한 문제해결, 정부의 공공재 공급의 보충적 역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권리의 옹호, 공론장과 사회적 자본 창출 등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나 대부분 비영리기반의 공익활동가들은 사회의 발달에 따른 시장과 정부의 대응에 비해 심각한 정보 격차의 환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공익활동가 해외연수 지원사업은 이들의 활동역량을 강화하고 한국시민사회에 해외시민사회운동관련 지식과 정보를 축적하여 지속가능한 공익활동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지원사업입니다. 이 글은 2019 공익활동가해외연수지원사업에 선정된 [지금 만나러 갑니다 프로젝트팀]에서 활동한 아시아의 창 이은혜님의 후기입니다 |
이주여성의 귀환
귀환 여성, 익숙하지 않은 말입니다.
이주여성 현장에서는 종종 쓰였습니다. 한국에 왔다가 체류자격이 주어지지 않는 등의 이유로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으로 본국으로 돌아간 여성들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그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별도의 통계가 없어 확인할 수 없습니다. 전국의 이주여성쉼터에서 귀국 지원을 한 사례는 2015년 56건, 2016년 47건, 2017년 78건, 2018년 79건입니다. 적어도 1년에 50명에서 80명 정도의 이주여성이 폭력 피해를 경험하고도 자국으로 돌아갔다는 뜻입니다. 귀환여성이 발생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자녀가 없이 이혼할 경우 외국인 배우자의 귀책 사유 없음을 법적으로 증명하지 못하면 체류 자격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의 정책으로 귀환 여성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이주여성이 귀국할 때 송출국 현지에서 연계 지원할 방법에 대한 고민은 늘 있어 왔습니다. 이번 연수는 송출국 현지의 여성∙이주∙시민 단체를 방문하여 공조 기반을 만들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베트남, 캄보디아, 네팔을 방문하게 된 이유입니다.
저희가 방문한 기관은 여성인권 지원 기관, 이주관련 기관, 현지 한국 NGO 등으로 네팔에서 10개 기관, 베트남에서 4개 기관, 캄보디아에서 6개 기관을 방문했습니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은 기관은 네팔의 포우라키 (pourakhi)입니다. 해외로 이주노동을 했던 네팔 여성들이 스스로 만든 조직입니다. 자신들의 여성이주노동의 경험을 지렛대 삼아 네팔 여성들의 안전한 이주와 귀환이후의 재통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해외 노동 중 폭력 피해를 경험하고 돌아오는 이주여성들을 위한 쉼터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생각한 귀환 이주여성의 연계 지원에 가장 적합한 기관이기도 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한국 시민사회의 지원으로 자리잡은 한베함께 돌봄센터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인과 결혼하는 베트남 여성들을 위한 현지 사전 정보 제공 프로그램과 귀환 여성과 자녀 돌봄 사업이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귀환 여성 중에는 이혼 등 서류 정리가 되지 않은 채 현지에 있는 여성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들을 위한 법률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에서는 연계 지원이 가능한 단체를 가늠하기 어려웠습니다. 여성단체들의 이슈와 저희의 고민이 맞닿아 있지 않았습니다. 고용허가제 캄보디아 한국 사무소를 통해 캄보디아 여성 노동자들이 한국으로 이주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알게 된 것이 성과라면 성과입니다.
송출국 현지 조사를 마치고 돌아 온 지 몇 달이 지나고, 네팔의 포우라키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함께 네팔 귀환 여성 지원을 할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현재 구체적인 안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연계 지원 모색을 하기 위한 이번 연수를 통해서 구체적인 성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글,사진 ㅣ아시아의 창 (www.achang.or.kr) 이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