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은 공익활동을 하고자 하는 시민모임, 풀뿌리단체, 시민사회단체를 지원합니다. 특히 성패를 넘어 시범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함으로써 공익활동의 다양성 확대를 꾀합니다. ‘2019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서 어떤 활동들이 진행되는지 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가족이 아니라서 >토크쇼 [사진출처 : 한국여성민우회]

<가족이 아니라서 >토크쇼 [사진출처 : 한국여성민우회]

병원에서 보호자가 필요한 순간 ‘가족’이 아니라서 들었던 말 “아유, 가족이 오셔야 되는데요.” ‘가족’이 아닌, 1인 가구라서 청년 임대주택 공고가 떠서 보면 대부분 5평이에요”  가족이 아니라서, 1인 가구여서 제도를 이용할 수 없거나 차별받았던 경험들. 우리의 경험으로 복지제도의 기준에 대해 질문하고 바꾸기 위해!
 
한국여성민우회는 지난 11월 15일(금), 저녁 7시 30분 스페이스노아에서 <복지제도, 1부터 재구성하기> 토크쇼 – ‘가족’이 아니라서 를 진행했습니다.  제도 밖 ‘가족/가구’들의 차별 경험을 나누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제도에 대해 말하는 자리에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셨어요. 
 

<가족이 아니라서 >토크쇼 [사진출처 : 한국여성민우회]

 
먼저 류 활동가가 <복지제도, 1부터 재구성하기>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9.8% 이 숫자는 무엇일까요?  바로 2019년 1인 가구의 비율입니다.
330,436 이 숫자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2019년 비혈연 가구의 수입니다.
 
이렇게 혈연 중심의 4인 ‘정상가족’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가족/가구는 빠르게 늘어가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여.전.히. 복지제도는 ‘법적 가족’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혼자여도, 함께여도 온전한 삶을 보장받을 수 있기 위해,
올해 성평등복지팀에서는 제도 밖 동거가족의 제도 경험 인터뷰와 비혼 여성 복지제도 경험 집담회 등을 진행해 제도에 대해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류 활동가가 올해 인터뷰와 집담회를 통해 만난 분들이 들려주신 이야기를 소개하고,
지금의 협소한 제도의 기본 단위를 바꿔보자는 제안을 전하며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이어서 인터뷰와 집담회에 참여하셨던 은지, 집사, 혜영 님이 ‘법적 가족’이 아니라서 경험했던
<복지제도가 □□□ 하지 못할 때>의 순간을 나눠주셨어요. 
 
 
◆은지 님이 “우리가 왜 가족이 아니라는 거야!” 라는 제목으로 보험사를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사연을 들려주셨어요.
 
사망보험금의 수익자를 동성 애인으로 지정하려고 했지만 ‘법적 가족’이 아니라서 거절한 보험사.
은지 님은 결국 금융감독원에 해당 보험사를 신고해 애인을 수익자로 지정을 할 수 있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을 말씀해주셨습니다.
(모두 보험사의 행태에 분노했었는데요. 은지 님은 금융감독원에 신고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길이라는 팁(?!?)을 전해주셨어요.)
 
“(보험사에서) 가족관계증명서를 통해서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사람만
수익자로 지정을 할 수 있는 내부규정을 가지고 있었어요. (…)

이성애 중심의 정상가족들만 신뢰를 할 수 있는 관계고,
그 외의 관계에 대해서 불안정하고 신뢰할 수 없는 관계로 규정을 하는 거죠.

내부 규정이라는 기계적인 답변을 계속 받으면서 저희 관계의 확인을 수차례 요구 받았고
저는 엄청 화났습니다.
그래서 금융감독원에 신고를 했습니다.”
   
 
◆집사 님이 “왜 내 파트너는 받을 수 없을까?” 라는 질문으로 파트너에게 연금을 줄 수 없어 입양까지 고민했던 사연을 들려주셨습니다. 

법적 가족이 아니라서 배우자 연금을 지금 파트너에게 줄 수 없는 부당한 상황에 대해 이야기해주셨어요. 혹시나 많이 아픈 상황이 온다면 파트너를 입양이라도 해서! 꼭 연금을 주고 싶다고 하셨어요. 하루빨리 가족으로 인정받는 제도가 생겨야겠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제가 직장에서 받게 되는 연금인데 저의 입장에서는
그 연금 제 파트너가 받는 게 맞는 것 같고  제 파트너한테 주고 싶은 게  당연하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은 만약의 경우에 제 파트너가 받을 수 있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해봤거든요.
우리나라에서는 동성결혼 안되니까 안 될 것 같고, 유언장 쓰는 것 배워보니까 나중에 법적으로 힘들어지고. (…)

입양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제 파트너는 저보다 나이가 어려가지고. (…)
이것보다 가장 좋은 것은 가족으로 인정해서 파트너에게 주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혜영 님은 “내가 아플 때, 누가 돌봐줄 수 있을까?”의 주제로 비혼 1인 가구 여성으로 투병과정을 겪으며 돌봄에 대해 느꼈던 고민을 나눠주셨어요.
 
희귀병으로 투병할 때 페미니스트 친구들이 돌봄을 분담해줬던 경험을 나눠주시고,
동네에서 1인 가구 돌봄 연대를 하나씩 실천하고 계신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김치 나눔을 하기도 하고 동네의 1인 가구 할머니의 유일한 가족인 강아지 복똘이가 아파서 치료비 모금을 했던 이야기도 해주셨는데요.
 
혜영 님의 이야기는 마을에서 나이 들고 죽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서로를 돌보는 ‘1인 가구 돌봄 공동체’를 상상하는 시간이었어요.
  
“아픈 몸의 경험을 저는 자원화하고 싶었어요.
시민으로서 내 아픈 몸을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것들이 조금 더 얘기가 많이 되어서
아픈 몸을 사람들은 상상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족이 아니라서 >토크쇼 [사진출처 : 한국여성민우회]

2부 시작 전, 가수 이랑님의 공연도 있었습니다.
<가족을 찾아서> 라는 노래로 함께해 주셨는데요.  
(행사 때 불러주셨던 곡들은 너무나 공감되는 곡들이었어요.)
 
“내 안에 있는 그 노랠 찾아서 ~ ♬
내가 살고 싶은 그 집을 찾아서 ~ ♪
내가 사랑할 그 사람을 찾아서 ~ ♩
내가 되고 싶은 가족을 찾아서 ~ ♩ ♪ ♬”
 
(너무나 공감되는 이 가사처럼
내가 원하는 가족을 찾고, 함께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된다면 정말 좋겠지요.) 

<가족이 아니라서 >토크쇼 [사진출처 : 한국여성민우회]

2부에서는 발표해주신 은지, 집사, 혜영 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오픈 카톡방을 통해  80여명의 참여자들이 함께 이야기 하는  최첨단(?) 참여형 토크쇼가 진행됐어요.
  
공공임대주택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 법적 가족이 아닌 사람에게 상속할 수 있는 방법과 한계, 비혼 여성으로 투병하면서 느낀 돌봄 영역에 대한 공백 등 다양한 제도 경험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나눴던 이야기 중 일부 공유 드려요!
  
먼저 ‘주거 정책‘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했는데요. 공공임대 주택은 들어가기도 어렵고 특히 1인 가구의 경우 평수에 제한이 있습니다. 1인 가구가 들어갈 수 있는 최대 평수인 12.1 평에 대한 이야기, 법적 가족이 아니어서 주거 정책에서 배제되는 순간들을 이야기했습니다.
  
제도가 하루 빨리 바뀐다면 좋겠지만!  (아직은 제도적으로 보장받을 수 없기에..) 지금의 제도 안에서 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 보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건강보험 제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어요. 여성 질병의 경우 많이 걸리는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비급여 항목이 많은 상황인데요. 이렇게 건강보험 제도가 ‘남성 중심적’으로 지원되고 있는 문제와 중증질환자의 진료비를 5년간 최대 100~90% 지원하는 건강보험 산정특례 제도의 일률적용 문제 등  개인의 사정 고려하지 않고 지원하는 제도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오픈 카톡방에서 참여자들이 남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제도!> [사진출처 : 한국여성민우회]

마지막으로 [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제도! ] 를 나누며 행사를 마쳤습니다.
참여자들은 어떤 제도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을까요?

 [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제도! ]– 생활동반자법 제정
– 각 제도에서 동반자 가족으로서의 인정
– 주거안정
– 기본소득
– 다양한 방식의 공공 돌봄 제도
– 1인 중심의 복지제도 개편
– 간병인 없는 병원
– 차별금지법제정
– 공공의료 확충 의료보험보장범위 확대
– 1인 여성가구 안전망
– 수면 대장 내시경 보호자 없이도 받을 수 있게
– 정상가족이 아닌 공동체 지원
– 법적 최저주거 면적 준수
– 동반자 없는 가구도 모든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게 1인분의 제도를…
– 퇴직 후 생계걱정 하지 않도록 연금이나 주거보장이 잘 되었으면.
– 보유세 확대!
– 1인 가구 대출, 세금, 청약 차별 없었으면.

당일 토크쇼 참여자 분들은 “‘가족’의 범위를 넓히고”. “변화를 위한 목소리”를 나누는 시간이었다고 한 줄 평을 남겨 주시기도 하였는데요.
 
누구나 혼자여도, 함께여도 온전한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그날까지!
앞으로도 함께 더 나누고 외쳐요!

글, 사진 | 여성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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