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코끼리, 없다, 까꿍, 악어, 곰, 공, 뽀로로, 패티, 에디, 크롱, 하마, 멍멍, 돼지, 꿀꿀, 꼬꼬, 할무이,
맘마, 까까, 똥, 지지, 닦아, 물, 쪽쪽, 오빠, 할아부지, 빵빵, 부릉, 딸기, 사과, 귤, 누워, 꼭꼭, 아야, 말, 딸, 좋아 등…
17개월 된 우리 딸내미가 할 수 있는 말들이예요.
신기하게 가르쳐주지 않아도 뒤집고, 기고, 서고 하더니 이제는 침대에서도 혼자 내려오고
제법 대화가 된다 싶게 말귀도 알아듣고 몇몇 단어로 의사표현도 하네요.
아이들의 대통령이라는 뽀로로! 우리 여름이도 역시나 뽀로로를 너무나 사랑해요.
아이들이 유행 타는 것도 아닌데 똑같이 뽀로로에 열광하는 것 보면 뽀로로는 정말 매력적인 것 같아요.
하긴 어른인 제가 봐도 정말 재미있어요.
♬ 노는 게 제일 좋아, 언제나 즐거워~ ♪♩ 어느새 뽀로로 오프닝송을 흥얼흥얼 ^___^
여름이는 뽀로로와 친구들이 축구하는 걸 보면 공을 찾고, 루피가 백설공주 놀이를 하며 침대에 누우면 이불을 덮고 누워요.
상어가 에디를 공격하면 tv화면을 손바닥으로 퍽퍽! ㅜㅜ
우리 여름이에겐 뽀로로와 패티, 그리고 크롱 인형이 있어요.
작은 품에 꼭 안고 다니고, 잘 때는 나란히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고 하는 것 보면
본능적으로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돌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생각돼요.
석달 전, 갑자기 여름이가 밥 먹다 말고 뛰어가서 흔들말 장난감의 입을 가리킵니다.
“아~말한테도 밥 주라고?”
숟가락을 흔들말 입에 갖다대니 여름이가 입으로 “냠냠냠냠냠‘소리를 냅니다. 그리고 또 누구 없나 주위를 둘러보다가 인형을 하나씩 다 가져옵니다. 그렇게 모든 인형들에게 밥을 주고 나면 흡족해하는 여름이얼굴이 보입니다. 물론 여름이가 정말 좋아하는 딸기같은 음식은 많이 고민하면서 나눠 주는 모습이 보이긴 하지만요 ^^;;;
바로 며칠 전이 석가탄신일이었는데, 동심이 불심이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때묻지 않고 순수한 마음이 바로 부처의 마음이라는 뜻이라고 하지요.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에게 배우는 게 실제로 많습니다. 여름이가 인형들에게 밥을 먹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어찌 보면 놀라운 일이지요.
엄마가 여름이를 챙기고 돌봐주고 밥을 먹이듯, 여름이도 인형들을 챙기고 돌봐주고 밥을 먹이는 것이지요.
인형들이 여름이보다 작고 약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게 아닐까요?
작고 약한 인형을 돌보는 여름이를 보며, 우리 모두가 ‘나눔의 본능’을 갖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끔씩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사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플 때가 참 많습니다.
돈 몇푼 때문에 가족을 살해하고, 지인을 배신하며, 다투고, 소송하고, 세금을 포탈하기도 하고…나누기는커녕 서로 조금이라도 더 갖기 위해 인간의 기본적인 도리들을 어기는 것이죠. 그렇지만, 그들도 한 때는 어린아이였던 시절이 있고, 주변 친구들에게 나누던 때가 있었을텐데, 언제부터 그토록 자신만을 생각하고 욕심부리기 시작했던 것일까요?
아마도, 조금은 각박했을 그들의 삶이 ‘나눔의 본능’을 잊혀지게 했던 것이겠지요.
물론, 다른 사람들을 돌보고, 나누고 함께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노력은 본능을 넘어 의식적인 행동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렇지만, 그 시작은 잊혀진 ‘나눔의 본능’을 회복하는 것에서부터 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여름이가 작고 약한 인형들을 돌보듯이, 우리도 나보다 좀 더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나누고자 했던 기억들을 더듬어보면 어떨까요?
우리 본능대로 한번 살아보자구요!!!
우린 원래 나눌 줄 아는 사람이잖아요. ^__^
달리아란
어쩜 우리의 본능은 누군가를 보살피고, 아껴주는 것인데 세상살이가 각박하게 만든 건지도..
17개월 아이에게 배웁니다…
마지막 인형들과 나란히 앉아있는 여름이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