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담긴 가족과의 소중한 추억
매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는 부모님의 글씨 대결이 이뤄졌습니다. 문구 용품에는 엄마가 제 이름을 한 자 한 자 써 주셨고, 교과서에는 아빠가 눈에 불을 켜고 궁서체로 이름을 써 주기도 하셨습니다. 부모님이 써 주신 이름은 그렇게 또 하나의 추억이 되었습니다. 태어났을 때, 걷기 시작했을 때, 학교에 들어갔을 때 우리는 인생의 매순간 ‘이름’과 함께 합니다. 그리고 이름에는 가족과의 소중한 추억들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은 ‘이름’과 관련된 특별한 이벤트를 소개 드리고자 합니다.
손글씨에 담긴 치매 어르신의 마음
치매 어르신들은 인지재활치료를 위해 손글씨 연습을 많이 하십니다. 이때, 가장 많이 쓰는 글자는 ‘나’와 가족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쓰시는 치매 어르신의 모습은 흐려져가는 기억 속에서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특별한 유니폼, 그리고 그 유니폼에 담긴 이야기
선수들의 유니폼, 우리가 알던 유니폼의 글자와 조금 다르지 않나요? 삐뚤빼뚤하게 쓰여진 선수들의 이름은 치매 어르신이 직접 쓰신 손글씨입니다. 2020년 9월 16일 수원삼성 블루윙즈는 소중한 추억을 오래 기억하고 싶은 치매 어르신의 마음을 전하고자 손글씨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출전했습니다. 낯선 이름에 담긴 의미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이 이벤트는 올해가 처음이 아닙니다. 작년 9월 21일 세계 알츠하이머의 날을 맞이하여 수원삼성 블루윙즈는 처음으로 치매 어르신의 손글씨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습니다. 그 소중한 인연이 이어져 한 번 더 손글씨 유니폼을 입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아쉽게도 무관중으로 진행된 경기이기에 많은 분들과 얼굴을 마주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과 삐뚤빼뚤한 손글씨 유니폼이 실시간 중계 화면을 가득 채웠습니다. 땀으로 흠뻑 젖은 손글씨 유니폼은 어떤 마음으로 선수들이 경기에 임했는지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번 경기가 치매 당사자 분들과 그 가정에 힘이 되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손글씨 유니폼 이벤트 그 후
2019년 이벤트 진행 후 선수 실착 유니폼은 티켓팅을 연상시킬 정도로 빠른 시간에 완판이 되었습니다. 수원삼성블루윙즈 팬들은 ‘유니폼은 언제나 좋다. 의미 있는 것들은 더 좋다.’, ‘손글씨 유니폼을 보면 뭉클해집니다.’ 등 손글씨 유니폼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었습니다. 올해도 선수 실착 유니폼의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며, 모든 수익금은 아름다운재단에 기부되어 치매 어르신들께 보조기기가 지원됩니다. 손글씨 유니폼 이벤트는 치매 어르신들의 간절함과 그 마음이 잘 전해지기를 바랐던 선수들이 있었기에 많은 분들의 응원 속에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름을 잊어도, 지금 이 순간은 소중한 시간입니다.
치매는 삶의 기억들을 서서히 잃어가게 합니다. 밥을 먹고, 화장실을 가고, 산책을 하는 등 일상에서 해왔던 것들을 혼자서 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아름다운재단은 ‘치매 보조기기’를 통해 일상 속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늘려줌으로써 치매 어르신과 그 가정의 자존감을 지키고자 합니다.
치매 보조기기 소개 클릭 → 치매어르신의 일상을 지키는 ‘우리들’, 24시간이 모자라요!
치매는 소중한 기억을 잃어가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입니다. 하지만 소중한 사람의 이름을 잊고, 자신의 이름을 잊어도 여전히 당신은 당신이기에 치매에 걸린 이 순간도 소중하게 지켜지기를 바랍니다. 아름다운재단은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들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치매 가정과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