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은 소리도 없이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가을인가 싶더니 바람이 매섭습니다. 그러나 바람이 불고 겨울이 지나가야 또한 봄이 찾아온다는 거스를 수 없는 진리 또한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낙엽은 져도 희망은 지지 않는다”는 것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최근 박원순변호사의 서울시장 출마를 계기로 곳곳에서 지난 11년간의 아름다운재단이 쌓아올린 사회적 역할과 성과를 의도적으로 분칠하고 의혹이라는 명분으로 흠집내려는 시도들이 많아 안타깝습니다.
그동안 아름다운재단은 우리사회 짧은 기부문화의 역사 속에서 다양하고 새로운 기부주제와 기부방법을 만들어냈습니다. 지속적인 나눔의 힘으로 우리사회 골깊은 사회문제와 인식을 바꾸어냈습니다. 준조세적 성금기부를 뛰어넘는 전략적 기업사회공헌으로 기업기부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또한 투명성을 핵심가치로 삼고 기부금현황, 배분현황, 재정현황 등을 유리알처럼 공개하며 투명한 공익재단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아름다운재단은 여러 언론을 통해 비영리단체의 모범사례로, 우리사회를 대표하는 공익재단으로 평가받아왔습니다.
올해부터는 초등학교 6학년 국정교과서에 아름다운재단의 1% 나눔운동이 <작지만 큰 1% 나눔>이라는 내용으로 수록되었습니다. 재단의 나눔운동이 참고서에는 실렸었지만, 이번에 교과서에도 실린다니 기뻤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운동에 참여해주신 모든 기부자 여러분께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최근 일부 정치인들과 여러 언론들은 아름다운재단의 순수한 나눔운동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특정단체>와의 연관성을 꿰맞추면서 대기업 기부금이 <순수하지 못한 대가성 기부>인 것처럼 기사를 쓰는 언론들은 사실은 바로 얼마전까지 아름다운재단에 관심과 호의를 지녔었는데, 이제는 맥락없는 <아님말고> 식의 폭로성 기사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진실되지도, 정의롭지도, 공정하지도 않기에 아름다운재단은 헛된 주장에 대해 하나하나 조목조목 대응하지는 않겠습니다. 대신 이러한 왜곡과 음해를 쓸어낼 수 있는 진실의 힘을 믿으려 합니다. 진실은 매년 아름다운재단 사업을 보고받고 계신 기부자님께서 더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름다운재단은 흔들림없이 본래의 역할을 의연하고 당당하게 더 잘 해낼 때 그 힘은 진정으로 발휘된다고 믿습니다.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공생>이란 말이 자주 거론됩니다. 거창하고 새로운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 산이나 들에서 음식을 먹을 때 ‘고수레’라 외치며 음식의 일부를 던지는 것도 짐승들과의 공생이며, 추수를 마친 들판에 으레 벼 이삭을 남겨두었던 선조들의 지혜도 공생입니다. 가난한 이들과 잠시 들른 새들을 위해, 우리는 예전부터 이처럼 서로서로 나누고 공생하며 공존해왔습니다. 나누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새와 벌레와도 공생하는데 만물의 사람은 그러한 삶을 살고 있는가 자문해봅니다. 과연 정치권에서 외치는 <공생>에 <함께>의 의미가 담겨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서민들도 <함께 살자>고 외칩니다.
아름다운재단의 사명도 <함께 사는 사회로 가는 나눔의 생활화>입니다. <공생>을 외치면서, 한편으로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드는 나눔을 정쟁의 수단으로 삼아버리는 이들에게 아름다운재단은 이렇게 답하겠습니다. “나눔은 공생의 삶을 살기 위한 제일의 덕목입니다.”
평범한 이웃들의 단비같은 1%가 모여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에 나눔이라는 이름으로 참여하는 수많은 시민들도 함께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기부자님들의 꿈과 아름다운재단의 꿈은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가을 인사로 대신합니다. 까치밥과 벼 이삭을 남겨두는 따뜻한 마음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갑니다. 감사합니다.
– 아름다운재단 윤정숙 상임이사
목정하
아름다운 재단 힘 내세요.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시련이라고 생각하십시오. “사필귀정”이라는 마음으로 정진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