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로 형제자매를 잃은 아이들이 별이 된 아이들에게 쓴 편지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피켓으로 만들어 광화문광장에 나왔습니다.
별이 된 아이들에게 쓴 편지
“다음 생에도 나의 오빠로 태어나줘! 그 땐 지금처럼 후회하지 않게 더 더욱 더 잘해줄께!” – 5반 이진환 동생
“사랑하는 지현. 매일매일 보고싶고 그립다….16년 동안 언니 동생이어줘서 고마워. 사랑해! 세상에서 제일!” – 2학년 2반 지현이 둘째언니
“아빠랑 잘지내고 있니? 욕 좀 먹었겠다. 왜 벌써 왔냐고. 아직 갈 때가 아니잖니, 그렇지? 어때? … 앞으로도 형이 계속 불러줄게. 걸그룹 노래는 안되. 아빠랑 할아버지랑 잘 지내고 있어. 형은 여기 할 일 끝내고 따라갈게. 사랑한다.” – 2학년 4반 권호천 형
그리고 세상 사람들에게 쓴 편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주시고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 2학년 3반 유혜원 첫째동생
“그만하라고 말하지 말아주세요. 아직 아무것도 해결된게 없습니다. 잊지말고 기억해주세요. Remember 0416” – 2학년 6반 김동영 동생
“노란색은 정치적 색이 아닙니다. 기다림의 의미입니다. 아직 배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나올 때 까지 진실이 밝혀질때까지 끝이라고 하지 말아주세요.” – 2학년 6반 순범이 큰누나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형제자매와 친구들, 또 전혀 상관없는 일반 시민들도 함께 해주셨습니다. 곁에 있겠다는 ‘약속’을 지켜주신 고마운 분들이었습니다.
광화문 광장을 둘러싼 피켓을 읽다가 두 손을 맞잡은 어린 친구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피켓을 들고 서로에게 의지하는 듯 두 손을 꼭 잡은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광화문 광장을 오가는 많은 시민들도 제 마음과 같겠죠.
1시간정도 피켓 퍼포먼스가 끝나고 마이크를 잡은 최윤아(故최윤민양 큰 언니)양이 광화문 광장에 있는 시민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세월호 희생자 형제자매들이 직접 피켓 퍼포먼스를 기획하게 된 배경과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털어놓았습니다.
최윤아양 이야기..
“당연하지 않는 일을 당연하다고 여겨주지 말아주세요. 저는 이번일로 어른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많이 봐왔고, 당연하지 않은 일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 왔습니다. 요즘 부모님들은 자기 아이가 다니는 반에 왕따가 있으면 ‘그 아이와 어울리지 마라! 너도 그 아이처럼 왕따가 되면 어떻하니?’ 라고 말합니다. 처음엔 그 말이 그러려니 했었는데 사고 이후 그 말 만큼 무서운 말이 없는 것 같습니다. 만약 자신의 아이가 왕따를 당했어도 그렇게 말 할 수 있었을까요?
동생을 잃기 전까지 저는 ‘착한아이증후군’에 걸린 것 마냥 어른들 말이면 다 옳은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동생을 잃고서야 그게 아니란 걸 깨달았습니다. 여러분은 저처럼 너무 큰 걸 잃기 전에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정을 꾹 누르고 한 마디씩 이어가는 모습이 너무 담담해서 더 안타깝고 더 슬퍼보였습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로 이들의 상처를 모두 치료해 줄 수는 없지만, 지금은 토닥거림과 응원의 메시지가 필요할 때입니다.
멀리서라도 세월호 희생자 형제자매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안산지역공동체 회복을 위한 복지관 네트워크 <우리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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