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향영화’는 의도치 않게 저절로 낮은 수준을 향하고 있는 영화 감상문 입니다.

 여기에는 심각한 스포일러와 몰이해, 영화 오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동료인 박효원 간사가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에 대해 쓴 글을 읽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마냥 재미있게 봤는데요, 박효원 간사는 연대와 희생이란 측면에서 이런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구나 싶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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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오각성한 저는 다시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혹시 이것이 하나의 우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스스로 제 생각에 기특해하며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선거에 대한 우화다’라는 가정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일단 영화가 가정하고 있는 상황이 비현실적입니다. 동료 중 한명을 해고 하는 것을 다른 동료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것과 그 동료를 해고하면 나머지 직원들은 보너스를 받는다는 것이 그렇습니다.
대체 무슨 회사가 이런가요!

어쨋든 이 영화를 보면서 신기했던 것이 남은 동료들의 반응이었습니다. 
자신이 회사에 남을 수 있도록 투표해달라는 부탁을 하러 주인공이 찾아가면 동료 대부분의 첫질문이 “다른 사람은 어디에 투표 하기로 했느냐?”였습니다.
주인공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을 궁금해 합니다.

물론 그런 질문을 하는 동료 중 몇명은 확고한 결정을 이미 내려두고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서 한 질문일 걸로 이해됩니다.
그런데 몇명은 자신의 생각이 확고하지 않습니다. 아직 고민을 하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왜 다른 사람의 결정이 그렇게 궁금할까요. 

이 대목에서 제가 좋아하는 책의 한구절이 생각이 났습니다. (정확한 워딩은 아닙니다.)

“왜 떨어질게 분명한 사람에게 투표하는거지? 그건 사표가 될뿐이야.
저기 당선될 것이 분명한 저 사람에게 투표를 해야지. 그래야 내 표가 의미 있지.”
라고 흔히들 말하지만  

‘당선될게 분명한 사람은 내가 투표를 하든 말든 당선될 것인데, 거기에 투표 하는 것이 더 무의미한 사표 아닌가’

망가뜨린 것 모른 척한 것 바꿔야 할 것 中 / 강인규  

어느정도는 인간의 본성인 것 같습니다. 
이기는 쪽에 편을 들고 싶어 하는 것 말입니다.  
그렇다면 나의 결정이 마치 옳은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선택을 했으니까요.

그런데 이 영화의 결말이 참 상징적입니다.
투표 결과는 동률이었습니다.  찬반의 수가 완벽하게 같았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복귀하는 조건은 과반을 넘는 것이었기 때문에 결국 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단 1표 였습니다. 결과는 결국 단 1표로 결정된 것입니다.
다른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단 한 사람의 결정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달라질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가진 단 1표의 중요성|
그것이 이영화가 말하는 또하나의 주제였다고 슬그머니 내밀어 봅니다.  
그러고보니 4월29일은 재보궐 선거일이네요. 소중한 1표 행사하시고 즐거운 연휴를 보내세요~   

글 | 이창석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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