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해외진출 한국기업의 인권침해 등에 대한 현지조사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지 방문 조사를 통해 해외에서 한국기업이 벌이고 있는 인권침해에 대해 정부 및 시민사회가 대응할 수 있도록 기본 자료를 만들 예정입니다. 1년차에는 베트남,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필리핀 등을 방문하여 현지조사를 하고 그 내용을 국내외에 알리고 개선을 위한 활동을 진행합니다. 먼저 지난 여름에 진행한 방글라데시 현지조사 활동기를 공유합니다.
본 글은 공익법센터 어필의 동의를 얻어 어필 홈페이지의 글을 퍼왔습니다.
[원문] http://www.apil.or.kr/1633
어필은 감사하게도 <아름다운재단 2014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A>에 최종 선정되었습니다. 그래서 2014년 올해부터 3년간 어필이 속해 있는 KTNC Watch는 동남아시아, 중국,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인권실태 현지조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첫해인 올해는 베트남, 방글라데시, 필리핀 현지조사를 하기로 하였는데요, 어필의 김세진 변호사는 세 국가 중에서도 방글라데시로 2014년 8월 7일부터 2주간 공감의 박영아 변호사, 민주노총의 류미경 국장, 희망법의 김동현 변호사와 함께 다녀왔습니다.
방글라데시내 한국기업의 인권실태와 관련해서는 2010년에 A기업 근로자들에 대한 인권침해와 관련해 김종철 변호사가 이미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김종철 변호사의 2010년 방글라데시 현지조사기를 보고 싶은 분은 여기를 클릭!). 그런데 동일한 기업의 공단에서 일하는 20대 여성이 올해 초 시위 도중 경찰의 총알에 맞아 사망하였다는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 시위 발생의 원인에 대해서 근로자들과 A기업이 서로 반대되는 주장을 하여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했고, 이를 우선적으로 조사하기로 하였습니다.
한편 한국기업 관련 인권실태를 조사하기 전에 먼저 방글라데시 봉제공장 산업의 전반적인 배경을 먼저 알기 위해 수도 다카에 있는 대표적인 현지 노동운동 NGO들과 인권단체들, 그리고 브랜드들의 연합인 어코드’(방글라데시 화재 건물 안전 협정·Accord on Fire and Building Safety in Bangladesh)와 ‘얼라이언스’(방글라데시 노동자 안전을 위한 동맹·Alliance for Bangladesh Worker Safety)도 만나 인터뷰를 하였고, 이들을 통해서 유명한 2012년 타즈린 공장 화재사건과 2013년 라나플라자 사건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타즈린 사건과 라나플라자 사건에 대해서 인터뷰 대상자들은 한결같이 위 사고들이 단순한 화재 및 건물 붕괴 사건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두 화재 모두 공통점은 브랜드의 주문물량을 맞추기 위해 생산공장 관리자들이 화재 및 붕괴 위험이 있음을 알면서도, 근로자들이 공장을 나가지 못하도록 문을 잠궈서 대형 참사로 이어진 점입니다. 즉 두 사고는 결국 방글라데시의 지나치게 낮은 최저임금과 이에 편승하여 이윤을 내기에만 급급한 패스트 패션 브랜드와 생산공장의 하청구조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브랜드들의 연합인 어코드나 얼라이언스에서는 이 문제를 단순히 건물 관리 문제로만 보았고, 그래서 화재 및 건물 안전 점검에만 초점을 두고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한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있어 문제의 본질을 피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국기업 관련 인권 실태 조사
방글라데시에서 한국기업은 그 어떤 외국기업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A기업은 방글라데시 내 외국 봉제기업중 가장 규모가 크며, KEPZ라는 민간수출공단까지 관리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올해 초 A기업 공단 여성근로자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서 사실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치타공을 갔습니다. 치타공 현지에서는 전A기업 근로자, 올해 초 사망한 여공의 유가족, 치타공 현지 인권활동가, 치타공 EPZ(Export Processing Zone )내 한국기업 및 정부관리자를 만나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여성근로자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서는 이후 보고서에 더욱 자세히 쓰겠지만, 현지에 가보니 사건 발생 당시 시위에 참가하였던 사람들 중에는 허벅지 양쪽을 총알이 관통하여 아예 걷지 못하게 된 분도 있었고, 파업에 참여했던 사람들 중 약 300~400명이 해고를 당하였다는 증언도 있었으며, 파업의 원인에 대해서도 A기업의 해명과 전혀 다른 근로자들의 진술들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A기업의 입장을 들어보고 싶었으나 A기업측은 우리가 보낸 인터뷰 협조 요청 공문에 대형 법무법인을 통해서 인터뷰를 거부한다는 답만 보내왔습니다.
방글라데시 거리에서는 대부분 여성들이 방글라데시 전통의상인 샤리를 입고 다닙니다. 세계에서 가장 싼 옷을 제공하기 위해 방글라데시 봉제 공장에서 화장실도 마음대로 가지 못한 채 일을 하지만 그 옷들은 방글라데시 여성들을 위한 옷이 아닙니다.
이러한 방글라데시를 보면서 최근에 개봉되었던 SF 영화 엘리시움이 생각났습니다. 영화 엘리시움에서는 미래에 지구가 황폐해져서 99% 인간은 쓰레기와 오물로 가득한 지구에 살고 상위 1%의 선택받은 자들만 인류 최후의 유토피아 엘리시움에 삽니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희생으로 엘리시움의 문이 열리게 되어 결국 지구의 인간들도 엘리시움에서 살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전세계에 값싼 옷을 제공하기 위하여, 움막같은 집에 살면서,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최저임금 때문에 야근을 빈번히 하던 봉제공장 여성근로자가, 최저임금 인상을 위해서 시위를 하던 중 총알에 맞아 사망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는 근로자들의 임금인상을 반대하는 브랜드와 생산공장, 그리고 값싼 옷을 원하는 소비자의 고리를 끊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간단한 활동기로 작성하였습니다.
현지에서 보고 들은 바를 잘 갈무리하여 보고서를 작성하여 12월~내년 1월 경 보고서 발표회를 할 예정이오니 공지를 보시고 시간 되신 분들은 참석해 주세요^^
글.사진| 공익법센터 어필 김세진 변호사
공익법센터 어필은 소송, 법률교육, 국제연대, 공익법중개, 제도연구, 입법운동 등을 통해 난민, 구금된 이주민, 무국적자, 인신매매 피해자의 인권을 옹호하고 다국적 기업의 인권 침해를 감시합니다. [공익법센터 어필 홈페이지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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