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가정의 형태
몇 년 전 뉴욕의 가족 구성 통계 수치를 들여다 보다 깜짝 놀랐던 적이 있었습니다.
엄마, 아빠, 18세 이하 자녀로 구성되는 소위 ‘일반적인 가정’ 형태의 가족 비율이
30%선이었습니다. 여성가장 가족의 비율은 19%, 독신 가족 비율이 오히려
‘일반적인 가정’ 보다 더 많은 32%였습니다.
뉴욕 지역의 좀 특이한 현상이긴 하지만,
전혀 다른 세상의 이야기만은 아닌 듯 싶었습니다.
우리네 가족도 빠른 속도로 그 모양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엄마 없는 가정, 아빠 없는 가정, 자녀 없는 가정, 더 나아가 동성들끼리 사는 가정,
아이들끼리 사는 가정, 할머니와만 가정, 독신 가정…
어린이날도, 어버이날도 있고, 결혼식도 가장 많은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여기저기서 새로운 가정이 만들어지고, 또 가정의 중요성이 유독 강조되는 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정이라는 좁은 카테고리 속에 쏘옥~들어가지 않는 사람들을 ‘가정의 달’이라는 이름으로 소외시키는 달은 아닐까는 반성도 함께 해보게 됩니다.
함께 잘 살기 위해서
가정의 달을 맞아 아름다운재단에는 아이의 생일에 맞춰 기부를 선물하는 가족, 결혼식 축의금을 모아 기부하는 가족, 어린이날 기부 선물을 주는 가족 등…참 아름다운 가족들이 넘쳐 납니다. ‘우리 가족만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에서 한 발 훌쩍 나가신 분들입니다.
이런 움직임은 더 신나는 기부, 더 신나는 가정, 신나는 세상을 만들어 내는 튼실한 밑거름이 되리라 믿습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온갖 상상도 해봅니다.
몇 차례 인공시술에 실패한 자녀가 없는 가정이 한차례 더 할 수 있는 인공시술 비용으로 기금을 마련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미혼모의 아이를 기르는 장학금으로 쓰라고 기부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혼하면서 받은 위자료로 ‘부부관계 연구기금’을 만들 수도 있구요. 성소수자 가정은 ‘한국사회 성소수자 권익 관련 법규 연구기금’을 조성할 수도 있겠죠. 이런 일들은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가정’의 범위를 넓히고, ‘가정의 달’에 더 많은 가정을 훈훈하게 하는 일에 힘을 주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저는 5월 가정의 달에 무슨 기부를 할까 자문해 봅니다. 어버이날 멀리 계시는 어머님의 가슴에 카네이션꽃을 달아드리지 못하는 아쉬움을 담아 카네이션꽃 비용을 홀로 사시는 노인들을 돕기 위한 기금에 적지만 기부하겠습니다.
어머니 괜찮지요? 제가 전화는 꼭 드릴께요.
김미경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피곤한나
소외감이나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다양한 가족이 인정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혼자 아이키워도 불편함이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김미경
피곤한나님, 맞습니다. 아이를 키워본 사람은 다 알지요. 혼자는 참 힘들다는 것을. 우선 싱글맘이 아프지 않도록, 싱글맘이 아이와 희망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지켜보고 많은 분들에게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