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의 당신의햇살기금을 기반으로 2003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한부모 여성가장 건강권 지원사업》은 저소득 한부모 여성가장을 대상으로 1인당 종합건강검진비 최대 70만원, 재정밀 검진비 50만원, 수술치료비 500만원을 지원합니다. 저소득 한부모 여성가장에게 건강검진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엄마, 가장, 근로자 1인 3역의 삶을 살고 있는 한부모 여성가장들이 자신을 몸과 건강을 돌볼 수 있도록 돕기 위함입니다. 더불어 병적 예후가 발견되었을 경우 적기에 수술 및 치료비를 지원하여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2012년에는 10여 년 동안 진행해온 건강권 지원사업의 평가와 만족도 조사, 한부모여성가장의 건강권 실태조사,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한 새로운 지원체계를 모색하기 위하여 ‘한부모 여성가장 건강권 실태조사를 통한 지원체계 모델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연구의 연구책임자인 신희정(중부대학교 사회복지학과)교수님은 연구과정에서 여성가장들이 온전히 건강한 삶을 누리도록 지원하는 본 사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회를 전해오셨습니다.

 

한부모 여성가장의 건강권 지원, 공동체를 지키는 소중한 경험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다중적 삶의 굴레 

대부분의 한부모 가장 어머니들은 생계부담과 양육부담의 다중부담을 가지고 다람쥐 쳇 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에서 늘 피곤하지만 자신을 위한 시간은 없습니다. 더 좋아질 것도 없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 우울증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몸 하나를 밑천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건강하게 움직이는 것이 그분들이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건강이 중요하지만 생계부담도, 양육도 누구와 분담할 수 없는 현실에서 건강을 지키는 일은 힘겹습니다.  

한부모는 남편도 없잖아요 그러니까 더 심각하게 타격을 더 많이 받죠 … 건강이 굉장히 중요한건 사실 건강을 밑천으로 해서 일을 해서 돈을 벌어서 사는 건데 건강이 불안하다는 게 사실은 큰 문제가 되고 …  <사례 B> 

혼자 있으니까 … 그런데 그때도 30되서 30대 초반 중반 되기 전에 아팠는데 애들이 그러니까(어리니까) 너무 아파도 응급실로 데리고 가지도 못했어요 … 그때도 누가 막 이렇게 챙겨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아프면 근데 그런 것(막막함) 있잖아요 <사례 F>

한부모 여성가장들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경제적 부담입니다. 건강검진이라도 받아보려면 그 자체가 큰 부담이고, 혹시 건강검진에서 큰 병이라도 발견되면 치료비용이 더 큰 부담이기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종합검진을 머리 끝 부터 발 끝 까지 다 이렇게 받는다고 하니까 괜히 또 없는 병 발견해서 좀 그런 약간 무서움? 그런 것도 있고 … 검진을 받을 때까지 신경이 많이 쓰이더라구요 하기 전에 아무래도 뭔가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 일을 하면서 병원을 가려니까 시간적인 여유도 실은 없더라구요 <사례 D> 

각박한 삶에서 얻은 행운의 기회   

이처럼 지금 현재를 살아가기에도 빠듯한 저소득 한부모 여성가장들은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을 대비할 여유는 생각도 못하고, “큰 병”에 걸리면 속수무책으로 가족 전체가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B어머니와 같이 아름다운재단의 건강권 지원을 통해 건강검진을 받고, 또 조기에 병을 찾아낼 수 있었던 것은 삶의 행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건강검진 프로그램이 아니었으면 그 제 몸속에 그렇게 암이 커지고 있었는지도 몰랐을 테고 … 더 심각한 상황에 처했을 거라는 생각이 드니까 …  운이 좋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죠 속수무책이었을 텐데 <사례 B> 

그리고 건강권 지원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어머니들은 여성단체나 사회복지기관들과 긴밀한 관계를 경험하게 되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힘들기만 했던 삶에서 이렇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험은 나에게도 든든한 사회적 지지망이 있다는 경험이고, 내가 더 힘을 내야지 하는 긍정의 에너지에 대한 경험입니다. 

복지관 쪽에 연결을 해주시더라고요 저는 괜찮다고 … 뭐 해주시면 반신반의 하고 … 괜히 사생활 이런 것 오픈도 해야 되고 … 그래도 알게 되니까 너무 좋아요 … 도와주는 손길들이 있구나 이런 것만 생각해도 제가 힘이 되는 것 있잖아요 그래서 진짜 따뜻하다 이렇게 내가 진짜 힘들어도 그런 분들 생각하면 더 힘이 나서 해야지 이런 생각 하죠 <사례 G>  

두려움이 자신감으로

한부모 여성가장 어머니들은 자신이 건강하지 않을 거라는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는 경향이 있는데, 자신의 건강상태를 검진을 통해 확인함으로써 혹은 질병을 치료함으로써 삶의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합니다. 

두려움이 자신감으로 변화하면서 H어머니와 같이 삶의 새로운 도전도 두렵지 않게 되었고, G어머니는 건강권 지원이 “디딤돌”이 되어 “앞으로 무엇이든 해야 하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름다운재단의 한부모 여성가장 건강권 지원사업은 한부모 여성가장 삶에 터닝포인트(TURNING POINT)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이 많이 편해졌고 또 편하니까 애들 문제라던가 이런 걸 많이 헤쳐 나갈 수가 있죠 예전에는 겁부터 집어먹었는데 이제 겁을 집어먹기 보다는 … 그러니까 많이 달라졌어요 … 제가 최근 한 3~4년 전부터 대학이라는 것을 가보고 싶어가지고 작년에 원서를 썼다가 못 넣었는데 내년에 다시 한번 도전을 해 볼 생각 … <사례 H> 

건강검진 같은 경우도 제가 이렇게 그걸 받으면서 일단은 건강해 졌구요 그걸로 치료까지 다 부담해 주셨으니까 뭐 그런 것도 … 이제 건강해 졌기 때문에 제가 뭐 일을 해도 두려움이 없고, 뭐 해도 좀 이렇게 뭐라고 해야 되지 그러니까 더 잘 할 수 있는 이렇게 받침 디딤돌을 해 주셔서 그런 것 때문에 변화도 됐고 <사례 G> 

가족관계의 변화 

그리고 이 사업을 통해 어머니들은 개인의 심리·정서적, 신체적 변화를 경험한 것 뿐 아니라 가족관계에서의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한부모 여성가장의 가정은 여러 가지가 어려운 상황에서 자녀와의 관계도 힘든 경우가 많은데 건강권 지원사업을 통해 자녀들도 엄마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고 엄마에 대한 태도도 변화를 보이게 됨을 보았습니다. 이러한 자녀의 변화는 어머니들의 삶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되었습니다.   

(가족 간) 의사소통이 좀 더 활발해 졌고, 그래도 뭐라도 하려고 지들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 식재료만 있으면 제 시야 안에서 자기들이 요리 해 먹을 수 있는 것들 해먹고 굳이 엄마가 안챙겨줘도 자기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 하고 … 애들이 조금 강해졌다고 해야 되나? <사례 H> 

가정에서의 생활이 좀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막 진짜 절망적으로 생각 할 때가 있었거든요 이렇게 막 내가 왜 이렇게 애기 아빠도 없는데 혼자서 이렇게 다 감당을 해야 되나 … 작은애는 작은애라고 철이 없어서 그렇다 쳐도 큰애는 이해를 해줄 것 같은데 또 안 해주니까 … 그래도 이제 좀 잘 극복할 수 있게 힘이 돼 준 것 같아요 이게(건강권 지원이) <사례 G> 

 

연구를 목적으로 만난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사회에 도움이 손길이 필요한 이웃들이 참 많음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녹녹치 않은 삶 중에 건강은 가정의 기반을 흔들 수도 안정감을 줄 수도 있음을 다시금 확인했습니다. 

저소득 한부모 여성가장 어머니의 건강권 지원사업, 단순한 건강검진 프로그램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를 지키고, 자녀를 변화시키고, 사회에 대한 따뜻한 공동체를 지키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신희정 / 중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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