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전의 나, 6개월 후의 나
같은 듯 다른 듯. 같은 선상 안에 있으면서 한발자국 정도 달라질 수도 있는 시간. 그러나 그 시간동안 어떤 경험을 했느냐에 따라 인생의 기로가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2015년 1월 난생처음 모금가활동을 해보며, 친구들과 우리 동네의 문제라고 논의했던 것들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함께 하기를 권해보는 경험을 한 아이들. 쉽지 않은 활동이었기에 “앞으로는 모금하는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겠어요”라고 말했던 아이들이 활동을 종료하며 쓴 ‘6개월 뒤 나에게 보내는 편지’가 2015년 7월, 각자의 집으로 배달되었다.
시간을 6개월 전으로 돌리면,
찬바람이 추워 호호 입김으로 언 손 녹이며서도 할머니가 떠 주신 뜨개 수세미를 판매하며 환경보호기금을 모으던 손, 포춘쿠기·마들렌을 구워 판매하며 아동학대 방지 기금을 모으기 위해 뛰던 발, 집 밖 청소년들의 현황을 알리던 입, 강아지똥 찾으러 자전거 타고 한강을 찾아 다니며 느꼈던 외로움 등 온 몸이 ‘쉽지 않았다’고 기억하고 있는 이 활동이었지만 한 사람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고 난 뒤 각자 자신들에게 쓴 편지에는 어떤 내용들이 들어 있을까.
고생했다는 다독임, 포기하지 않아 기특하다는 뿌듯함, 친구들과 함께해서 즐거웠다는 감사의 마음… 편지 안 내용들이 궁금하긴 하지만 밀봉된 편지 봉투는 입을 다물고 있으니 반딧불이로서 내가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얘기들만 입 안에서 우물우물 하다 만다.
아이들은 잊지 못할 겨울방학을 보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 사이 학년이 올라간 친구들도 있고,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이 된 친구들도 있다. 그 사이 딱히 느껴지는 변화가 있었을 수도 혹은 없었을 수도 있겠지만, ‘무조건 못하겠다’에서 ‘해보니 할 수 있겠어요’로 바뀐 이 나눔활동을 다시금 되새겨 보며 혼자는 어렵지만 친구들과 함께라면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존재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그 시간을 함께해서 같이 뿌듯했던 멘토로서의 바람이다.
나도 오늘은 ‘1년 뒤 나에게 쓰는 편지’ 써봐야지.
글. 하루(아름다운재단 나눔교육 반딧불이)
샘
편지를 받아보고 다시 하고싶다고 연락온 아이들, 편지를 받아보면 또 하고싶다 할까봐 숨겨놓고 있었던 엄마, 그래도 또 해도 되냐고 물어보는 부모. 모두 감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