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어린이리더십강사협회는 아름다운재단과 의미있는 동행을 시작했다. 반디파트너로 나눔교육에 동참하는 한편, 협회 수익의 1% 기부를 약속한 것. 나눔을 배우고 실천함으로써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이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갖추어야 할 리더십의 개념을 확장해가는, 어린이리더십강사협회 김은석 대표를 만났다.
긍정적 영향력을 가진 존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리더십이라 하면 조직이나 무리를 이끄는 능력을 생각하기 마련인데, 그보다 더 확장된 개념의 리더십을 함양하고자 해요. 아이들 모두 셀프리더로서 제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고, 공동체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지향하는 교육이죠. ‘나는 어떤 사람이며 어떤 장점을 가졌는지’ 명확한 자기 이해로부터 시작해,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능력을 키우고 다양성을 인정하며 소통과 팀워크를 도모합니다. 말하자면,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 과정을 공부하는 셈이죠.”
김은석 대표의 말마따나 리더십은 특정한 몇몇 사람에게만 요구되는 능력이 아니다. 건강한 공동체와 효율적인 조직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응당 갖춰야 할 자질이며 자세인 셈이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리더십 교육의 의미도 여기에 있다.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함께 어우러져 사는 법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에게, 튼튼한 자존감과 창의적 사고력, 성숙한 의사소통능력을 키워주는 까닭이다.
“사람은 누구나 고유한 재능과 강점의 리더십 퍼즐 한 조각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생각해요. 전 세계 인구가 74억이라 하니, 지구상엔 74억 개의 리더십 퍼즐 조각이 존재하는 셈이죠. 한 조각의 퍼즐로는 미약하지만, 서로 소통하며 조각을 맞춰나간다면 마침내 큰 그림을 완성할 수 있을 겁니다.”
어린이리더십강사협회에 등록된 리더십 강사들은 주로 초등학교 방과 후 교실이나 문화센터, 청소년수련관에서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학기 초, 초등학교나 중학교 임원진 리더십 교육 요청도 활발한 편인데, 리더가 된 아이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권한과 권력의 구분이다. 공동체를 위한 책임감으로 사용해야 할 권한을 권력으로 남용해선 안 된다는 것을 명백히 짚어주고자 함이다.
공동체 안에서 긍정적 영향력을 가진 존재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모토로 하는 리더십 프로그램에 올해는 또 하나의 새로운 프로젝트가 추가되었다. 반디 파트너로 참여하게 된 나눔교육이 그것. 협회 세미나 중 아름다운재단의 나눔교육 반디 사업을 알게 된 강사들은 만장일치로 반디 파트너 신청을 결정했다. 우선,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란 점에서 낯설지 않았고, ‘나눔’이란 명제는 ‘더불어 사는 삶’에 방점이 찍힌 리더십 교육에 분명 플러스 요소가 될 거라 믿었다. 또한 협회 이름으로 의미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재능 나눔에 대한 강사들의 바람도 한 몫 했다.
행복한 공존의 본능을 끌어내 줄 나눔교육
“협회 사무실이 성북구에 있지만, 실상 협회는 서울시 소속의 비영리민간단체이자 전국구로 활동하는 터라, 동네에 온전히 뿌리를 내리진 못했습니다. 지역사회 안에서 자그마한 역할이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인근 학생들 위주로 신청을 받았습니다. 초등학생, 중학생 두 팀으로 나눠 총 11명을 받았는데, 어색하기 마련인 첫 시간에도 분위기가 매우 좋았어요. 성신여중이나 대광초등학교 학생들이 대부분이라 금세 친해지더라고요. 팀워크를 기대해볼만 합니다. 이제 막 2회 차 수업을 마친 터라 ‘나눔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개념을 잡아본 게 전부지만, 캠페인까지 차근차근 꾸준히 진행할 생각입니다. 실은 그간 리더십 교육에서 안타까웠던 부분이 지속성이었어요. 90분 혹은 두 시간 남짓 진행하는 단타성 특강이 많았거든요. 반디는 이론 수업 뒤에 이어지는 캠페인에 시간적인 탄력성이 있어, 체험과 지속성을 가진 장기 프로젝트에 대한 갈증을 풀 수 있을 거 같아요. 반디 활동을 통해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저희 강사들도 배우고 변화하며 성장하고 있어요.”
아름다운재단에 협회 수익의 1% 기부를 약속한 것도, 나눔교육을 통한 깨달음이 계기가 됐다. 강사들 개인적으로는 정기적인 기부처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협회 차원의 나눔과 기부에 대해선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비영리단체라 그리 큰 수익을 내는 것도 아니어서, 수익의 1%라는 소소한 기부액이 겸연쩍게 느껴졌던 까닭이다. 하지만 나눔교육을 준비하며 나눔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과정 속에, ‘가진 게 많아야 나눌 수 있다’는 생각은 ‘나에게 이것이 있으니 나누고 싶다’로 바뀌었다. 내가 가진 ‘이것’이 작고 초라하다 하여 나누지 못할 이유가 되는 것은 아니었으며, 나누고자 하는 소중한 마음에 ‘작고 초라하다’는 가치 평가는 애초부터 성립할 수 없음을 알았다.
“나눔교육 컨텐츠가 참 좋아요. 보다 활성화되고 확산되어 더 많은 청소년들이 나눔교육의 혜택을 누렸으면 해요. 세상 이치를 꼭 배워서 알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교육은 잠재력을 끌어내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나눔교육은 우리 안에 내제된 나눔 인자를, 행복한 공존의 본능을 끌어내줄 거예요. 이 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보이지 않는 끈과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서로가 서로에게 미치는 아름다운 영향력을 확인하는 여정이 될 겁니다.”
글 고우정ㅣ사진 조재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