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나눔교육 반디>는 12~16세의 청소년들이 지역사회 이슈에 관심을 두고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청소년 사회참여 활동입니다. ‘반디’프로그램은 자유학기제, 방과후동아리 등 학교 과정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협력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영남중학교 자유학기제 <나눔교육 반디>와 함께 했던 ‘개인파티’ 모둠 담당 반딧불이 변선희(파트너교사) 선생님의 활동 후기를 전해드립니다. |
기대 없는 시작
영남중학교 1학년 강주호, 양가린, 염한빈, 정선매, 한명선 5명의 친구와 ‘개인파티’라는 팀명으로 2018년 8월 16일부터 10월 18일까지 8회차로 <나눔교육 반디> 활동했다. 영남중학교에서는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으로 ‘나눔교육 반디’가 진행되었다. 그래서 뮤지컬, 요리, 코딩, 영화 등 재미있는 인기 있는 과목들이 빨리 마감이 되어 나눔교육에 참여하게 된 청소년들…
‘지루할 거 같다. 재미없을 거 같다. 뻔할 거 같다. 어쩔 수 없이 왔다’ 등 청소년들의 반응을 들었다. 그래서 더욱 더 즐거운 수업이 되게 하자고 반딧불이 선생님들과 결의를 다졌다. 일상의 ‘나눔’을 재미있는 활동들과 잘 버무리고, 청소년들이 마음을 열고 다가올 수 있도록 반딧불이들과 매회 회의와 수정을 하며 준비했다.
열심히 즐겁게 준비했지만, 우리의 마음과 달리 활력 넘치는 중학교 1학년들과 수업 시간은 매회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교실에서 매번 서로 싸우기도 하고, 두 명이 번갈아 화장실로 도망가서 찾으러 가기도 하고, 책상 밑에 들어가서 숨기도 하는 다양한 역동을 경험했고, 다음 시간에는 오지 않을 거라는 귀여운 협박까지 있었다.
그럼에도, 여러 모둠 중에서 ‘자기 자신부터 즐기면서 나눔을 실천해보자’라는 뜻으로 구성된 ‘개인파티’는 시작부터 매우 시끌벅적하고 활기가 넘쳤다.
물어보면 안돼요?
이런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반딧불이 교사들은 진심으로 청소년들을 대했다. 우리가 살면서 경험하는 나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내가 할 수 있는 나눔을 찾으며 사회의 다양한 이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반딧불이 교사들의 마음이 전해진걸까. 반디 활동의 중반이 지날 때쯤 청소년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며 활동하는게 느껴졌다.
우리의 활동 주제를 찾기 위해 일상의 이야기를 꺼내본다. 관심 있게 본 TV 뉴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빈이가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고, 군대 문제, 국방비지출, 이산가족문제 등 통일이 되지 않아 일어나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한빈이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이야기한 탓인지 여러 가지 나온 이야기 중에 통일문제로 주제가 선정되었다.
“우리가 통일과 관련되어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까?” 이야기를 꺼내 보지만 막상 통일과 관련되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 많이 없음을 깨달았다. 그러던 중 선뜻 한 친구가 나선다. “통일과 관련된 일을 하는 기관에 물어보면 안 돼요?” 친구의 제안이 탁월하다.
“그래! 그렇게 해보자!”
통일과 관련된 비영리기관을 조사하던 중 또 다른 반딧불이 선생님을 통해서 ‘흥사단’을 소개받았다. 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청소년들에게 가장 좋은 경험일테지만, 수업 시간 관계상 대림동에서 흥사단이 위치한 대학로까지 가는 게 수월치 않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는 만나야만 했고 흥사단 사무처장님을 학교로 초대하였다. 막연히 알던 북한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 통일이 필요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이날 사무처장님과 만남을 통해 ‘개인파티’모둠 친구들은 북한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났다고 얘기했다. 예를 들면, 북한은 가난하고 우리나라 60년대의 모습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현재 북한의 모습 동영상을 보고는 ‘발전된 북한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우리가 아는 게 전부가 아니었다.’ 등 다른 친구들에게도 우리가 알지 못했던 북한의 모습을 알리고 싶다고 선뜻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캠페인을 준비하며 사람들에게 어떻게 알리고 싶은지, 무엇을 알리고 싶은지 이야기를 나눴다. 북한에 대한 모습을 퀴즈 형식으로 재밌게 시민들에게 현재 북한을 정확하게 알리고, 참여해준 시민들에게 통일에 대한 의견도 들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대략적인 캠페인 계획이 잡히니 필요한 것들을 정하고 역할을 나누며 ‘각자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 나갔다.
“진짜 나가는 거예요?”, “우리가요?” 하던 친구들이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함께 해주시는 시민들에게 사탕 드려요”, “퀴즈 맞히면 볼펜을 선물하면 어때요?” 의견을 내는 친구들이 늘기 시작했다.
드디어 캠페인하는 날이 되었다. 학교 인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놀이터를 캠페인 장소로 정했다. 가는 도중에 초등학생 친구들을 만나 퀴즈를 내고 이따가 공원으로 다시 오라며 캠페인을 알렸다. ‘잘 할수 있을까?’ 걱정했던 것이 무색할 만큼 적극적이었다.
처음엔 낯선 어른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어려워 서 있기만 했는데 ‘이러면 안 되겠다’며 공원 구석 구석에 계시는 어른들을 찾아갔다. 반딧불이가 먼저 도와줄 새도 없이 ‘개인파티’ 친구들은 어르신들께 다가가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통일되면 뭐가 좋을까요?” 인터뷰를 적극적으로 했다. 수업 초기에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 초등학생들에게는 북한에 대한 퀴즈를 내면서 북한에 대한 새로운 모습에 대해 알려주고 “참여해줘서 고맙다.”며 볼펜과 사탕 선물도 잊지 않았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니 ‘즐겁다’
교실에서는 그렇게 도망 다니고 반딧불이를 힘들게 하더니 막상 캠페인 당일에는 ‘이렇게 달라질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즐겁게 뛰어다니며 자신들이 하고자 했던 것을 실천하는 모습이 참 예뻤다. 이러니 우리가 <나눔교육 반디>를 안 할 수가 있을까?
반디활동 후 청소년들의 목소리
강주호 : 매우 덥고 다리 아프고 힘들었지만, 나의 생각에 다른 사람의 생각이 더해지고, 더 많은 의견을 알게 되어 좋았다.
한명선 : 예전보다 지금, 북한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되었다. 예전엔 통일에 반대 입장이었는데 지금은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반딧불이 선생님과 친해져서 좋다.
양가린 : 걸어 다니는 것이 힘들었지만 기분이 좋다.
염한빈 : 통일에 대해 반대가 많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적어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많은 사람에게 통일의 좋은 점을 알려줘서 좋았다. 힘들었지만 다른 친구들에게도 이 활동을 추천하고 싶다.
1기 활동이 끝나고 2기에 새로운 친구들과 수업을 시작했는데 <나눔교육 반디>가 진행되는 교실에 매번 찾아와 반딧불이 선생님들에게 인사하고 2기 또래 친구들에겐 응원과 격려하고 지나갔다. 영남중학생 1학년들과 좌충우돌 속에서 그들의 작은 변화를 보면서 이 만남이 즐겁고 소중하다고 느꼈다.
글 | 사진 변선희 (나눔교육 반디 파트너교사 반딧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