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상관없이 청소년 누구나 나눔교육을 통해 사회에 목소리를 내고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의 비영리단체와 함께 반디 파트너라는 이름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반디 파트너분들이 지역에서 활동하고자 하는 청소년들의 지지자이자 동료이듯 아름다운재단은 반디 파트너분들과 함께 고민을 나누고 지지하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그 일환으로 나눔교육 반디 파트너 실무자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7월에는 청소년 활동을 하는 서울, 대구, 군산의 단체 활동가를 만나고, 연결할 수 있는 시간으로 준비해봤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오고갔고, 그 속에서 반디 파트너분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소감을 전해드립니다. |
나눔교육 반디 파트너들이 군산에 위치한 청소년자치연구소를 방문하기로 한 시간은 15시. 하지만 서로 얼굴을 빨리 보기 위해 12시 군산 초원사진관 앞에서 만났다.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로 유명한 초원사진관은 연인들이 많았고 우리들의 연인인 청소년들과 함께 방문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우리는 잠시 업무에서 벗어나 군산을 즐기며 반디 파트너들만의 시간을 가진 후에 청소년자치연구소에 가기로 했다. 점심 식사를 한 후,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옛세관 구경을 마치고 바로 옆 옛 은행, 무역상사였다던 한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와 함께 서로의 근황, 각 기관에서 하고 있는 청소년 활동 이야기, 그리고 각자의 고민을 나누었다.
반디 파트너들은 모두 지역에서 청소년을 어떻게 만나고, 어떻게 함께 활동을 해야 하는지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고민하고 있었다. 딱히 정답을 내어주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비슷한 고민을 하고 나누는 것,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격려해주는 이 시간이 참 좋았다. 분위기 있는 장소, 좋은 사람들은 끊임없는 이야기를 나오게 했다. 조금더 우리끼리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아쉬움을 남기며 청소년자치연구소 달그락 달그락으로 떠났다.
좋아하는 활동으로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청소년자치공간
처음 가 본 ‘청소년자치연구소’는 기존의 청소년공간에 대한 나의 생각을 깨주었다. ‘청소년자치공간’, 생소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던 ‘자치’라는 단어. 하지만 자치공간이란 것은 복잡한게 아닌 정말 자유롭게 청소년들이 모이고 이야기하고 활동하는 장소였다. 이 곳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식당, 카페가 되기도 하고, 청소년들의 회의공간이 되기도, 그리고 방송 스튜디오도 되었다. ‘우리가 좋아하는 활동으로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청소년자치공간’이라는 말 답게 청소년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활동을 마음껏 할 수 있는 ,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공간이 이런 곳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이 참여하는 삶의 공간, 활동
이 공간을 둘러보고, 소장님께 직접 연구소의 역사를 들으면서 열정이 어떻게 사람을 움직일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 움직인 마음이 어떠한 결과물을 낳았는지 짧은 시간 이였지만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청소년자치연구소의 정건희 소장님의 연구소 소개가 끝난 뒤 자유로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우리의 질문에 대한 정건희 소장님의 답변은 생각의 틀을 깨기에는 충분했다.
‘청소년수련관과 연구소의 차이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정건희 소장님은 오히려 우리에게 그 차이점이 무엇인 것 같은지 되물어보셨다. 청소년수련관, ‘다른 청소년기관’ ‘짜여져있는 틀에 맞춰 또는 기관의 색을 아이들에게 입히는 곳’ 등 우리 나름대로 답을 내렸다. 우리의 이야기를 들은 소장님은 기관과 연구소는 비교할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을 해주셨다. 타 기관을 낮게 보는 것이 아닌 성격이 아예 다르고, 그 이유는 또 무엇인지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다. 청소년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틀에 박혀있는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들을 혼내기라도 하듯이 소장님의 이야기는 냉철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소장님의 질문, ‘사람다운 삶을 살기 위한 공간(공동체)는 무엇인가?’, ‘청소년이 참여하고 이웃의 진정성 있는 관계는?’, ‘지역사회에서 청소년과 관계하는 이들은 누구인가?’, ‘청소년은 자기 삶에 참여하며 자치하는가?’와 같은 질문들은 청소년들을 위하는 것이 어쩌면 청소년들을 가둬두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그리고 청소년들을 위하며 활동을 하고 있는 나에게 다시 한 번 청소년들을 위한 활동이 무엇이고 그것을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지, 마음을 잡게 하였다.
너무 매력적이었던 청소년자치연구소 달그락달그락, 연구소 한 가운데에서 진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우리들 주변으로 삼삼오오 모임을 갖거나, 밥을 먹는 등 너무나도 자유로운 청소년들을 보면서 정말 청소년들에게 열린 공간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머무르던 3시간이 짧게 느껴질만큼 계속해서 궁금증을 자아냈고,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은 매력을 내뿜었던 청소년자치연구소 달그락달그락. 이렇게 좋은 공간이 군산에만 있을까, 왜 청소년들이 더 많은 다른 지역에는 이러한 공간이 없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 긴 시간동안 우리가 저런 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 라는 도전정신을 가져보기도 하고 소장님이 찾고있는 활동가가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했고, 그렇게하려면 어떤 것이 준비되고 어떤 것을 해야하는지 궁금증이 들기도 했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하는 것, 그리고 그것이 세상을 바꾼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던 청소년자치연구소 달그락달그락 방문과 만남의 시간이었다.
글 ㅣ 고유한(나눔교육 반디 파트너 구로건강복지센터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