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나눔교육은 청소년이 스스로 사회문제를 찾아,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변화에 동참할 수 있도록 구성된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지역과 상관없이 청소년 누구나 나눔교육을 통해 사회에 목소리를 내고 참여를 할 수 있도록 지역의 비영리단체 [반디 파트너]와 함께 합니다. 2019년에는 15개 반디 파트너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매화종합사회복지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소년팀 <미카사 봉사단>의 활동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이들은 나눔교육을 통해 지역에서 어떤 나눔실천을 하고 무엇을 배웠을까요? |
자전거 사고는 얼마나 일어날까?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하루 평균 14건의 사고가 일어났다. 더 놀라운 사실은 사망자가 330명, 부상자가 1만7천여 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사고 원인으로 가장 많이 지목된 것은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리로 나선 청소년들이 있다. 바로 군포의 <미카사 봉사단>이다. 이들은 자전거 안전 수칙을 널리 알려 교통사고를 줄이고, 안전한 자전거 문화를 만들기 위해 캠페인을 시작했다. 지난 10월 26일, ‘2019 군포시 자전거 대행진’ 행사장에서 캠페인을 하는 <미카사 봉사단>을 만났다.
행사장 부스에는 자전거 헬멧을 쓴 시민들이 줄지어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봉사단 멤버들은 미리 준비한 피켓을 보여주며 설명도 하고, 질문도 던졌다. “천천히 멈출 때 뒷바퀴를 잡아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어두운 밤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전거는 어느 방향으로 타야 할까요?” 등 질문과 퀴즈로 준비해 시민들이 안전 수칙을 잘 기억할 수 있도록 했다. 봉사단 멤버인 송서연 씨(18)는 자신도 캠페인을 시작하면서야 자전거 사고가 얼마나 잦은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뉴스에는 자전거 사고 이야기가 잘 나오지 않잖아요. 캠페인을 위해 조사를 하면서야 자전거 사고가 얼마나 자주 나는지, 위험한지 알 수 있었어요.”
자전거 사고의 위험성을 알게 된 뒤로는 더 성실하게 캠페인에 임한다. 누군가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면 안 된다는 책임감이 생겼다. 관련 법령이 언제든 바뀔 수 있어 캠페인 전날까지 꼼꼼하게 정보를 확인한다. 당일 현장에서는 피켓을 읽으며 미리 설명할 내용을 떠올려보기도 한다.
‘참여’하는 시민으로 성장하는 나눔교육
‘2019 군포시 자전거 대행진’처럼 전문적으로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이 오는 날이면 더 긴장된다. 박주형 씨(19)는 이미 자전거와 관련된 정보에 빠삭한 시민들이 오면 이야기를 듣는 편이라고 말했다.
“사실 자전거를 자주 타는 분들은 저희보다 많이 아세요. 그런 분들은 설명해드리기보다는 자전거 타면서 겪는 애로 사항을 들어드려요. 듣다 보면 주로 자전거 관련 시설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아요.”
처음에는 의견을 수렴할 생각까지는 없었는데, 자연스럽게 시민들의 의견을 듣게 됐다. 이들은 이런 의견을 정리해 군포시에도 전달할 계획이다. 엄지선 씨(17)는 이런 과정을 통해 시민으로서 참여하며 사는 게 무엇인지 깨달았다고 한다.
“캠페인 하면서 많은 분들이 의견을 주셨어요. 생각보다 관심이 많아서 놀랐어요. 얘기해주신 내용을 시에 건의해보고 싶어요. 의견을 내야 변한다는 걸 배웠어요.”
활동 과정에서도 이들은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토론과 투표를 통해 민주적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모두 ‘나눔교육’ 영향이다. <미카사 봉사단> 함께해온 이돈민 복지사는 ‘나눔교육’을 가능성을 여는 교육이라고 평가했다.
“나눔교육을 하기 전에는 계획한 대로 일하기 바빴어요. 그런데 박혜란 선생님(나눔교육 반딧불이)의 도움을 받아 나눔교육을 해보니까 충분히 듣는 방식으로 회의를 먼저 진행하더라고요. 멤버들이 스스로 하는 일에 납득하게 됐고, 활동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섰어요. 가능성을 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어요.”
나눔교육은 무엇보다 지도자였던 그가 촉진자로 변화하는 계기이기도 했다. 박혜란 선생님은 나눔교육 퍼실리테이터로서 그가 변화하는 과정을 지지해주었다. 덕분에 올해 <미카사 봉사단>은 어느 해보다 참여율이 높았다. 박혜란 선생님은 나눔교육에서 교사의 역할은 “질문을 던짐으로써 이면을 들여다보도록 하는 것”이라며, 공익적 가치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보다 스스로 생각하도록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교사들은 질문하고 지켜볼 뿐 판단은 온전히 멤버들에게 맡겨왔다.
안전은 서로 배려할 때 가능하다는 발견
엄지선 씨(17)는 이렇게 의견을 자유롭게 내고, 같이 만들어가는 방식이 좋다. 학교에서는 사람이 많아 의견을 낼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곳에서는 내 의견이 들어간 만큼 책임감이 생겼고, 덕분에 꾸준히 활동할 수 있었다. 계속하다 보니 의외의 배움도 있었다. 처음에는 안전수칙에만 집중했는데 결국 서로를 배려해야 하는 문제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야간 주행할 때 전조등과 후미등을 켜야 하거든요. 그때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이 눈이 부시지 않게 신경을 써야 해요. 보통 켜는 것까지는 하는데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하죠.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나뿐만 아니라 상대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배려해야만 안전할 수 있다는 걸 배웠어요.”
<미카사 봉사단>은 앞으로 시민 의견을 군포시에 전달해 자전거 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엄지선 씨(17)의 말처럼 “의견을 내야 변한다는 걸 배웠기” 때문이다. 필요한 일에 목소리를 내고, 그 결과를 사람들과 나누는 것. 그것이 이들이 나눔교육과 활동을 통해 이들이 배운 나눔의 참된 가치이다.
글ㅣ우민정
사진 ㅣ 매화종합사회복지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