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12월 17일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결과공유회가 진행됐습니다. 선정된 30여개 단체 및 시민모임이 온라인 공간 ‘줌’에 모여 코로나 시대에 사업을 어떻게 진행하였는지 나누었습니다. 다른 해였으면, 어떤 작은 변화를 만들었는지 사례공유를 했을텐데요. 올해는 코로나19 속에 사업을 어떻게 진행하였는지 공유했습니다.
코로나19가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사업에 미친 영향은 다양했습니다. 3월까지는 나아질 것이란 기대 속에 기다렸지만, 4월이 지나면서 사업변경신청이 쏙쏙 들어오기 시작했죠. 더 이상 대면활동 위주의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할 수 없어 4월 30일 변경 신청을 받았습니다. 30개 단체 중 23개 단체가 사업 변경을 진행했습니다.
코로나19로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사업도 다양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1. 사업변경 내역 (중복값 있음)
변경사항 | 단체수 |
사업연기 | 10 |
사업축소 | 11 |
일부사업 취소 및 대체 | 10 |
합계 | 31 |
2. 사업 변경 주요내역
변경내용 | 단체수 |
다큐 및 동영상 제작 | 4 |
연구 및 기타 | 2 |
온라인 토론회 및 활동 | 3 |
책자 및 도구개발 | 4 |
합계 | 13 |
10월 말 사업이 마무리 될 즈음 금년 한 해 사업 수행과 관련해 설문을 받았습니다. 생생한 이야기를 몇 가지 옮겨 봅니다.
코로나19에 대응해 변경한 사업은 기존 계획했던 사업과 비교하여 어떠한 장단점이 있을까요?– 사전에 텃밭작물을 우편으로 배송하고 온라인 플랫폼에 접속해 화상으로 함께 요리하고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기존에는 사회적으로 의의가 있고 누구나 한번쯤 참여하고 싶었던 이벤트의 느낌이 강한 행사였다면 새로 추진한 행사는 우리 모임이 직접 고민하고 설계한 사업이라 의미가 있었습니다.(코로나로 행사를 할 수 없어 소규모로 진행하고, 더 알찬 준비를 위해 노력) – 대면 프로그램이 효율성이 높은데 이후에는 비대면 방식의 사업수행에 대한 고민이 생김(특히 중장년 여성노동자들은 비대면 활동에 대한 어려움이 많음) – 조금 더 밀도 높은 만남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반면, 아무래도 들이는 품에 비해 적은 인원이 오다 보니 활동가들이 소진된다는 점이 어려웠고 단체에 활력이 다소 떨어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넷플릭스 파티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집담회가 새로웠고,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오프라인 행사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토크쇼는 OBS스튜디오라는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유튜브로 방송을 송출했습니다. 영상을 통해 선명한 사진과 이미지를 게시하면서 진행할 수 있었고, 실시간 채팅을 통해 참여자들과 호흡하면서 즐겁게 진행하였습니다. – 청년 주거백서 온라인 배포 증가 등 기존 목표 이상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적극적인 오프라인 홍보의 어려움, 온라인 사업 경험 미흡 등으로 사업의 의미 전달이 원활히 이루어졌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점은 사업 목표 달성에 아쉬운 결과였습니다. – 장점은 시간이 좀 더 생겨 전시 내용을 더 알차게 준비할 수 있었고, 단점은 시의성을 놓친 것입니다. 한국전쟁 발발일 즈음에 전시를 했다면 더 많은 언론과 시민이 관심 가졌을 것 같습니다. |
경험하지 못한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적은 인원과 함께 하다 보니, 활동가들이 소진되기도 하고, 온라인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 해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시의성이 중요한 행사, 오프라인으로 시민들을 직접 만나 임팩트 있는 사업을 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그러나, 다행 스럽게도 밀도 있는 모임, 채팅을 통한 더 즐거운 모임, 시간을 갖고 조금 더 적극적인 참여를 만들어 내는 다른 경험도 했습니다. 물론, 온라인 적응도 말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저만 몰래 들을 수 없어, 결과 공유회 때 다섯 분을 초청하여 발표를 들었습니다.
1. 위드코로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연결하고, 협력할 것인가 : 비영리경영연구소 소장 이명신
(요약)
1. 코로나가 비영리에 미친 영향(공익경영센터 조사보고서 2020.06)
응답한 단체의 90.6%가 사업이 축소되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새로운 근무방식을 운영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41%가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기간 내내 운영 하였다고 응답했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업무 수행 방식 도입하겠는가에 대해선 53% 가 긍정적으로 응답했죠.
2. 코로나 적응, 기회가 될 수 있는 터닝 포인트
– 변화에 저항하기 : 조직을 돌아보며, 지속할 것과 변화할 것을 찾는 성찰의 기회
– 변화에 적응하기 : 변화를 인식하고 담대하게 방식을 바꾸는 전환의 기회
– 변화를 넘어서기 : 기존의 것을 부수고 새로운 방식을 창조하는 혁신의 기회
3. 코로나 시기 연대와 협력 더 필요한 시대, 다양한 공간을 활용한 공론장 가능
– 장소는 달라도 같은 시간에 마음 모으기 : 캔들 라이트 (플러그를 뽑고 한박자 천천히 쉬어가는 ‘캔들나이트’
– 시간은 달라도 같은 장소에 마음 모으기 : 일정 장소에 포스트잇 붙이기 운동
– 다른 장소, 다른 시간에 마음 모으기 : 세월호 노란 리본 달기
>>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는 더 작게, 더 깊게, 더 강하게 활동해야 한다는 제안이었습니다.
2. 통이와 감이의 집 구하기 : 경쾌한 청년 소통의 미디어 플랫폼 통감
<살 만한 가(家)> 청년 1인 가구 주거환경의 실질적 개선 및 청년 건강, 삶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논의와 행동의 장 확대를 위한 활동 진행
미디어 플랫폼 통감은 청년주거백서 온라인 배포에 힘을 쏟아 좀 더 시각화 된 백서를 제작했습니다. 미리 청년들의 주거 어려움을 조사하여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습니다. “주거 유형검사”를 통해 토크콘서트를 더 풍성하게 만들었으며, 오프라인에서 하려고 했던 캠페인을 온라인으로 진행했습니다. 가상현실로 체험형 주거공간을 제작해 참가자가 사이트 이곳저곳 클릭해 보면서 열악한 현행 최저주거 기준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3. 온라인으로 연결된 시민참여 활동 : 초록바람
<명일근린공원 10년, 깃대종을 말하다> 명일근린공원의 생물상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10년의 결과를 비교해보고 현재 상태 진단
시민참여 활동을 위해 깃대종서포터즈(시민 서포터즈)를 모집했습니다. 나레이션에 시민이 참여하기도 했는데요. 시나리오를 먼저 공개해 깃대종 취지를 알렸고 여기에 어린이, 청소년, 청년의 나레이션이 이어졌습니다. 나뭇잎세밀화, 깃대종 후보 웹툰 제작 등에도 참여가 있었고, 비대면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공원 변화, 공원 내 공사 등에 대해 사진과 소리를 시민이 공유하는 방향으로 진행했습니다.
4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 해밭똥 프로젝트
<청년, 지구시민들의 플라스틱 없는 별 만들기 프로젝트>시민들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방법을 알게 되어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경험 제공, ‘플라스틱 없는 지구’에 대한 흥미로운 담론을 생성하여 시민들의 의식 변화
지구생활 캠프를 통해, 플라스틱 없이 캠핑 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낭비하는 물과 전기도 최소한 사용하는 경험을 마련했습니다. 이를 위해 플라스틱 없이 청년들이 함께농사를 짓고, 수확한 농작물을 미리 발송하여 함께 페스토 만들어 먹었습니다. 천연 세정제 키트를 발송해 온라인으로 함께 만들기도 진행했습니다.
5. 00님이 입장하셨습니다. : 한국여성민우회
<변화는 작은 질문에서 시작된다 : 미디어에 더 많은 페미니즘을> 더 많은 시민이 페미니즘 관점의 미디어 리터러시가 가능하도록 함께 미디어 모니터링 및 집담회
카카오 오픈채팅방을 통해 모니터한 채널에 대해 온라인 집담회를 진행했습니다. https://ko.wix.com/ 을 통해 웹사이트를 손쉽게 제작하기도 했고요. 텔레파티를 통해 영화를 같이 보며 모니터링 및 채팅도 진행했습니다.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토론회 진행, OBS 스튜디오 프로그램 활용하여 자체 편집도 진행해봤습니다.
변화의 시기에, 변화의 시나리오는 우리 사회에 어떤 시나리오를 제시하게 될까요?
총 40여명이 참여한 결과공유회는 서로 응원하고, 발표한 단체들의 활동과 능력을 부러워한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적응하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환경운동연합 선생님이 결과공유회 평가서에 남겨주신 말을 전합니다.
“마치 컴퓨터가 타자기를 대체하던 시절의, 플로피 디스크를 CD가, 또 외장하드가, PC통신을 인터넷이 대체하던 시절처럼, 강제 레벨업의 시기를 겪고 있는거 같아요…변화의 시기에, 변화의 시나리오는 우리 사회에 어떤 시나리오를 제시하게 될까요? :)”
대학때 들고 뛰었던 플로피 디스크가 생각나면서, ‘저도 잘 적응하고 있구나’ 라고 토닥였습니다. 그리고 변화는 알게 모르게 계속 된다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