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아름다운재단 기부컨설팅위원회 신임 위원장으로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유철형 변호사가 취임했다. 특히 조세 전문 변호사로서 고액기부/유산기부를 계획하는 기부자가 기부 과정에서 가장 궁금해할 만한 세금과 세법 이슈에 대해 꼼꼼한 자문과 시원한 해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취임을 맞아 오래전부터 이어진 아름다운재단과의 인연을 비롯해 기부컨설팅위원회의 역할에 대한 유철형 신임 위원장의 생각, 나아가 앞으로 위원장으로서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해 해내고 싶은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
Q. 2020년 새롭게 개편된 기부컨설팅위원회의 위원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위원장님께서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기부컨설팅위원회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에서 조세업무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유철형 변호사입니다. 아름다운재단 기부컨설팅위원회에 참여하게 되어 기쁜 마음과 함께 위원장을 맡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15년 전 쯤에 아름다운재단의 유언컨설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기부문화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2010년경 제가 2-3년 외국에 다녀오고 난 이후 활동을 하지 못하고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2020년 가을 지인으로부터 아름다운재단에서 기부컨설팅위원회를 재편하여 기부 관련 자문활동을 활성화시킨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다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유언컨설팅, 기부컨설팅이라고 하면 좀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는데요. 2000년대 초반엔 더욱 그랬을 것 같습니다.
A. 아름다운재단은 2000년대 초반 우리 사회에 기부문화 활성화와 건강한 상속문화 확산을 위해서 시민들의 기부 관련 인식 개선과 실질적인 유산기부 약정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시도했습니다. 대표적인 활동으로 유산1% 나눔캠페인, 유언 상담, 아름다운 이별학교 운영 등이 있었습니다.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이 꼭 죽음을 직전에 둔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보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이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이에 현실적으로 사람들, 특히 연세가 드신 분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었고, 유언컨설팅위원회 위원들에게도 부담이 되었었습니다. 이에 비해 ‘기부컨설팅’이라고 하면, 유언기부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다양한 기부활동을 포함하는 것이어서 듣는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아 기부를 적극적으로 권하는 데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이 점에서는 ‘기부컨설팅위원회’라는 명칭은 잘 정한 것 같습니다.
Q. 변호사로 현업에 계시면서 유산 상속과 관련된 다양한 사례를 보셨을 것 같은데요. 위원장님이 생각하시는 한국의 상속 문화 현주소는 어떤 모습인가요?
A. 정말 다양한 사례를 보게 됩니다. 유언과 관련하여 보면 70대, 80대 이상 되신 분들은 아직도 장남에게 많은 재산을 물려주려고 하고, 자녀들 중에서도 아들에게 더 많은 재산을 물려주려는 경향도 있습니다. 부모님 생전에 많은 재산을 증여받은 자녀들 중에는 부모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지 못하고, 본인의 직업이나 재산만으로도 넉넉하게 생활하는 자녀들이 부모님의 남은 재산까지 욕심을 냄으로 인해 자녀들에 대해 큰 실망을 하시는 분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Q. 그런 상속 문화 안에서도 의미있는 유산 기부 소식을 종종 접할 수 있는데요. 유산기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 재산을 물려주는 부모나 이를 물려받는 자녀들이 상속재산은 남에게 갈 재산이 아니라 상속인들의 소유이고, 상속재산을 사회에 기부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종종 이런 일반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자녀들이 성년이 될 때까지 사회생활에 필요한 교육이나 재정적 지원을 해 주었다면, 그 이후에는 자녀들이 스스로 독립하여 살아가는 것이고, 부모에게 남은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을 보게 됩니다. 상속재산을 공익법인에 기부하면 상속세를 줄일 수 있으므로 이런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하여 기부를 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런 세제 혜택과 관계없이 국가의 지원이 미치지 못하는 재정적 도움이 필요한 곳에 상속재산을 기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바람직한 현상이라 봅니다. 나아가 선진국일수록 기부문화가 발달하였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기부문화 활성화와 더불어 보다 더 건강한 상속문화가 자리잡길 기대합니다.
Q. 아름다운재단 기부컨설팅위원회는 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 건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기부컨설팅위원회는 법률, 세무, 부동산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기부와 관련한 갖가지 궁금한 점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기부자에 따라 현금, 부동산, 주식, 보험금 등 다양한 재산을 기부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이러한 재산을 실제로 기부하려고 하는 경우 생전이나 생후 어느 시기에 기부하는 것이 기부목적을 달성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지, 기부과정에서 발생하는 법률 문제, 세무 문제(세금 계산), 부동산의 경우 평가 등의 문제가 없는지, 그런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등을 기부컨설팅위원회에서 분과별로 자문해 주고, 기부 실행 과정에 필요한 행정 절차를 지원하는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Q. 그간 아름다운재단의 기부컨설팅위원회 활동 중,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꼽는다면 무엇이었나요?
A. 기부자의 뜻을 온전히 반영하고자 하는 재단의 진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부금의 규모를 떠나 기부자가 왜 기부를 하려고 하는지, 어떤 마음과 가치를 담고 싶은지에 대해 가장 먼저 귀기울이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는 점입니다.
Q. 기부컨설팅위원회의 향후 운영에 대한 위원장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A. 기부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기부자의 입장에서 여러 가지 궁금증이 생길 만한 부분이나 계획기부에 대한 막연함을 해소할 수 있도록 시민들에게 다양한 기부 사례를 소개하고, 기부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또한 상시적으로 기부와 관련한 자문을 수행하고, 기회가 된다면 재단의 기부문화연구소와 협업하여 기부문화 활성화에 필요한 연구 등도 수행하고 싶습니다.
Q. 앞으로 위원장으로서 함께 하게 될 기부컨설팅위원들에게, 나아가 기부컨설팅위원회를 바깥에서 지켜볼 대중과 기부자에게 건네고 싶은 말을 전해주세요.
A. 생업에 바쁜 위원님들께서 귀한 시간과 전문지식을 기부해 주시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위원님들께서는 우리사회의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 주시고, 함께 고민하며 효과적인 방안을 찾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시민들께는 다음과 같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언젠가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번쯤 마음에 품게 마련이지만 ‘나중에 돈 많이 벌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기부를 하겠다’고 생각하면 막상 그때를 찾기가 어려운 듯합니다. 당장 지금부터, 작은 금액이라고 하더라도 기부를 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부를 계획하실 때 궁금한 점이 있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아름다운재단 기부컨설팅위원회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세상을 바꾸는 똑똑한 기부, 저희가 힘껏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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