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름다운재단에는 새내기가 많이 들어왔습니다. 지난 1월에 입사한 7명의 간사들. 재단 사무국의 총 인원이 42명이니 우리 새내기의 비중이 6분의 1이나 되는 것이지요.
새내기 간사들은 한달이나 계속된 교육 기간 내내 모든 수업을 열심히 듣고 질문도 많이 하고 과제도 밤늦게 진행하면서 선배들로부터 칭찬을 받았지요. 우쭐우쭐~~ 그리고 이제 각자 부서에 배치되어 열심히 근무를 하면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매주 스터디를 하고 있어요.
스터디 시간은 목요일 점심. 다들 함께 밥을 먹으면서 기부문화와 배분사업에 대해서 이야기나누고 있지요. 아름다운재단의 기부문화총서도 읽고 어려운 영어 텍스트도 (구글 번역기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번역하고 있어요. 아름다운재단의 초기 선배님을 모시고 각 사업의 역사와 맥락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도 가졌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우린 피치를 나눴지
특히 지난 2월에는 엘리베이터 피치 대회도 진행했어요. ‘엘리베이터 피치’는 짧은 시간 동안 단체에 관해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말해요. 만약 엘리베이터에서 장차 단체의 기부자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을 만난다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주어진 시간은 고작 1~2분. 쉽고 명확하면서도 구체적이고 흥미롭게 설명해야겠지요?
아름다운재단이 낸 기부문화총서 <브랜드레이징>에 따르면 강렬한 엘리베이터 피치가 “단체의 존재 이유, 단체를 후원하는 것이 가치있는 이유 등”의 본질을 전달해야 한답니다.
즉, 아름다운재단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짧은 메시지로 담아야 하는 것이지요. 참으로 어려운 과제였답니다. 그렇다면 이 날 새내기들이 발표한 엘리베이터 피치는 무엇이었을까요?
A 간사는 전화 응대상황을 설정하고 “아름다운재단은 우리사회에 도움이 필요한 사회문제를 알리고 시민들의 모금을 통해 근본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곳”이라고 안내했어요.
B 간사는 “아름다운재단은 사회변화를 위한 시민참여형 기부 단체입니다. 사회 곳곳의 공익단체사업을 지원하고, 사각지대에 놓은 소외계층을 돌봅니다. 생일 등 생활 속의 기부로 누구나 함께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했지요.
그런가 하면 C 간사는 “아름다운재단은 누구나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시민이 제안하는 공익 이슈를 토대로 모금, 배분사업과 이를 확산시킬 수 있는 연구교육사업을 하는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D 간사는 “개인도, 몇몇의 NGO도 세상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재단은 시민의 힘을 믿습니다. 만원만원을 모아 함께 사는 사회를 위해 공익 단체들을 지원합니다”고 소개했어요.
이 때는 마침 동계올림픽이 열리던 시기라서 피겨 심사처럼 대회를 진행했지요. 참가자들이 본인을 제외한 동료들에게 10점 만점의 점수를 매겨 승자를 가린 거에요. 최고점과 최저점을 빼고 합산해 총점을 매기는 방식이었지요. 그 결과 동료들의 압도적인 점수를 받고 우승한 ‘피치여왕’ E 간사님의 피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부를 해야 할 계기를 찾고 싶다면 ‘아름다운재단’을 찾아주세요.
어디에 기부해야 할 지에 대해 고민하신다면, ‘아름다운재단’의 사업을 눈여겨보시면 됩니다.
기부를 통해 사회에 어떤 변화를 불러왔는지 알고 싶은 당신에게,<아름다운재단>은 변화의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은 ‘기부단체’가 아닌, 당신 인생의 ‘기부동반자’가 되겠습니다.”
어떤가요? 아름다운재단의 존재 이유가 느껴지시나요?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꿈틀하나요? ^^
새내기 간사들의 엘리베이터 피치에는 “시민”, “공익”, “동반자”, “변화” 등의 키워드가 공통적으로 제시됐어요. 그러나 이러한 키워드를 보여줄 구체적인 사례로 무엇을 이야기하면 좋을 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좀 남았답니다. 간사들은 단지 새로운 책이나 텍스트만 읽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재단의 방향이 무엇인지, 개선점이나 한계는 없는지 늘 생각하고 있거든요~ ^___^
무럭무럭무럭무럭… 우리는 자라는 중
요즘 새내기들이 공부하는 것은 ‘사회권’이에요.
아름다운재단의 배분사업을 보다 인권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하는 심오한 주제랍니다. 이를 위해 국제개발협력단체들이 많이 사용하는 RBA 즉, ‘인권에 기반한 접근(Rights-based Approaches)’에 대한 자료도 함께 나눠서 읽었어요.
이런 접근방식에서는 빈곤을 개인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로 바라봅니다. 해결책도 당사자들이 자각해 권리를 되찾고, 동시에 국가 책임 등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지요. 그래서 상황을 분석할 때도 문제 규명 → 원인 분석 → 역할 분석 → 역량 분석의 단계를 거쳐요. 관련 국제법과 인권 기준도 숙지해야 하지요. 흠… 이거… 참, 어렵네요.
이 자료를 읽고 새내기 간사들은 아름다운재단의 배분사업은 어떤 목표와 전략을 가져야 하는지, 수혜자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입장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눴답니다. 하지만 어렵고 추상적인 주제라서 그런지 바로 결론이 나오지는 않았어요. 결국 배분팀 간사님들과 다시 한번 모임을 갖기로 했지요.
우리는 이렇게 아직은 어떤 것이 문제인지,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무엇을 고민해야 할지도 조금은 어리버리한 새내기들이랍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과 성찰을 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이번 신입 간사들 중에는 사회초년생도 있고 비영리단체 경력자나 영리기업 경력자도 고루고루 섞여있어요. 하지만 아름다운재단에는 아름다운재단만의 미션과 비전, 그에 따른 사업과 조직문화가 있지요. 그래서 간사들은 우리가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첫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모든 것이 새로 피어나는 봄. 아름다운 새내기들도 아름다운재단도 함께 고민하고 서로에게 배우면서 더불어 무럭무럭 자라날게요. 모두에게 이 계절이 성장의 날이 되길 기원합니다. 으랏차차!!!
글 | 박효원 간사
한아름
무럭무럭 자라는 이야기들, 함께 공부할 수 있게 많이 많이 올려주세요. 공감되는 고민에 고개를 끄덕이고, 마음에 콕콕 자극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