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란 아름다운재단 기부자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기부자와 얼굴을 마주 보고 밀도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그리운 시기입니다. 어려운 코로나 상황이지만 용기내어 ‘박명화 기부자’를 만나고 왔습니다. 긍정의 따뜻한 에너지를 주신 박명화 기부자의 이야기입니다. |
“벌써 그렇게 되었나요. 시간이 참 빠르네요.” 아름다운재단과 오랜 인연을 되짚자 박명화 기부자가 겸손하게 웃어 보였다. 2003년 기부를 시작해 올해로 18년. 자연스럽게 시작한 나눔은 한 아이가 성인에 이르는 시간 동안 이어졌고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기부는 혼자가 아님을 알려주는 것
기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아이들이었다. 한 달에 한 번 오는 학습지 소식지에서 아름다운재단에 대한 글을 보게 된 것이다. 기부를 통해 많은 사람이 안정된 일상을 되찾고 교육으로 희망을 키운다는 내용에 마음이 갔다.
“기부는 다음 세대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해 오래전부터 관심이 있었는데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아름다운재단은 빈곤이나 질병을 자극적으로 노출해 기부를 유도하지 않는 모습이 좋았어요. 부담 없이 기부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소외된 아동의 환경개선을 위한 기금에 저와 아이들 이름으로 기부를 시작했어요.”
박명화 기부자는 미혼모, 미혼부, 보호종료아동 등 다음 세대를 위한 영역에 꾸준히 기부해 왔다. 보장자산 전문 컨설턴트로 오랜 시간 일하며, 워킹맘으로 육아의 어려움을 절감해 보니 자연스레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에게 관심이 갔다. 기부를 통해 혼자가 아니라는 연대감을 느끼도록 해주고 싶었다.
“아이를 지키는 건 어른의 당연한 책무잖아요. 가정형편이 어렵더라도 최소한의 일상은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본적인 의식주와 학업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희망을 품을 수 있어요. 그 아이들이 자라서 진정한 사회인으로서의 책무를 깨닫고, 또 다른 이들을 도울 수도 있는 거고요.”
아름다운재단은 나의 자랑
아름다운재단에 대해 묻는 말에 박명화 기부자는 하나의 기부에서 다른 기부로 자리를 옮겨가며 관심 분야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뽑았다. 정적인 기부가 아니라 동적인 기부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사회적 약자를 돕는 차원을 넘어 복지모델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점도 인상적이라고 했다.
“기부영역이 세분되어 있고, 선택의 폭이 넓어요.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 더 즐겁게 할 수 있죠. 또 금액과 상관없이 나누려는 마음만 있다면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에요. 누군가의 삶에 변화가 일어나고 그 변화가 또 다른 사람에게 축복이 되고 행복의 통로가 된다는 걸 실감할 수 있어 보람을 느껴요.”
18년 동안 기부를 멈출까 고민한 적은 없었을까. 그 물음에 박명화 기부자는 ‘한 번도 없었다’라고 단언했다. 경제적으로 힘든 일이 생기기도 했지만, 기부를 멈출 생각은 하지 않았다. 기부가 삶의 일부가 되었기 때문이다. 거창한 것이 아니라 주어진 일상을 이어가게 하는 기부의 보람과 사회적 소속감은 삶의 원동력이 되었다.
“기부 10년 차에 아름다운재단에서 감사장를 보내주셨어요. 작은 씨앗이 10년 사이 큰 나무로 자랐고, 나무의 열매는 새로운 씨앗이, 한 그루의 나무는 숲을 만들어간다는 글귀가 담겨 있는데, 감동적이었어요. 집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두고 기부의 의미를 되새기곤 해요. 아름다운재단은 저의 자랑이에요.”
삶처럼 자연스러운 기부의 여정을 이어나가며
기부를 통해 나눔의 기쁨을 크게 느끼게 되어서일까. 그녀는 일상에서도 나눔을 즐긴다. 철마다 자연산 고사리, 참기름, 마늘, 양파 등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께서 재배한 농작물을 주변 동료, 친구들과 두루 나눈다. 정성과 노고가 담긴 농작물을 받은 이들은 또 다른 정성으로 나눔을 한다. 작은 선순환의 경험은 삶을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게 해주었다.
“나눔은 또 다른 나눔을 낳는다는 말을 실감했어요. 누군가 잘 베풀고 나누는 모습을 보면 그 모습을 따르고 싶은 것이 보편적인 사람의 마음이더라고요. 또 제게 나눔을 받은 분들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나눔을 하고요.”
앞으로도 아름다운재단과 기부의 여정을 함께 하고 싶다는 박명화 기부자. 그녀에게 나눔은 나무와 같다. 가지를 넓게 드리워 누구든 기댈 수 있는 ‘푸르른 나무’ 말이다. 자신이 띄운 기부의 씨앗이 아름드리나무가 되어 많은 이들이 건강하게 웃을 수 있기를 오늘도 바라고 있다.
“기부를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일단 시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기부를 결정하는 건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더라고요.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따뜻한 마음이 향햐는 대로 가보시길 바라요. 일단 시작하면 나눔은 또 다른 행복으로 나의 일상을 채워줄 거에요.”
글 : 김유진
사진 : 김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