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은 공익활동을 하고자 하는 시민모임, 풀뿌리단체, 시민사회단체를 지원합니다. 특히 성패를 넘어 시범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함으로써 공익활동의 다양성 확대를 꾀합니다. ‘2021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서 어떤 활동들이 진행되었는지 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생태교육, 꼭 해야 되나요? – 생태 감수성이 말라버린 세대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긴 시간에 대한 안목을 두고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은 너무나 중요하다는 말이죠. 특히 세계적으로 교육열이 높은 것으로 유명한 한국인에게 교육은 삶의 가장 중추적인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도 교육 나름입니다. 국어, 수학, 영어, 과학, 미술, 음악, 지리, 제2외국어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그토록 과도한 교육열을 올리는 우리는 정작 환경 및 생태에 대한 관심이 취약 정도가 아닌 무관심 또는 등한시 하고 있진 않은가요? 전 세계 탄소 배출 절대량 8위, 개인 당 배출량 6위인데도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은 교육의 부재를 탓해도 무방합니다. 환경과 생태에 대한 교육은 시대적 요구이자 사명입니다.
말하자면 입 아픈 코로나 사태, 기후위기, 생물 다양성 급감이 정점을 달리는 이 시대에서 우리는 근본적으로 ‘생태적 전환’ 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반성하고 실천하지 않는 이유는 ‘생태 감수성’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촉각, 후각, 시각을 이용하여 자연의 복합성과 맞닿는 경험을 할 때 비로소 생명계의 원리와 아름다움을 존중하는 ‘생태적 감수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원인을 ‘양질의 생태 교육의 부재’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는 생태교구를 기획/제작하여 신개념 생태 교육 모델을 보급하고자 프로젝트를 시작하였습니다.
현재 생태 교육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 전문가 세미나
우리는 먼저 당장 이루어지고 있는 생태 교육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생태 교육 현장 한복판에 있는 전문가들과 함께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세미나에서는 현 생태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 비대면 시대에서 환경/생태 교육이 가지는 애로사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커리큘럼, 환경/생태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와 같은 주제들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전문가 세미나를 통해 저희는
①자연 직접 체험
②공감과 친밀도 강조
③우리 주변 환경 중심 교육
④실생활과의 연결
과 같은 요소들이 가장 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새로운 생태 교구 기획 – 구현 및 제작
전문가 세미나를 바탕으로 다양한 자극을 주는 교구를 만들고자 3가지 다양한 교구를 기획했습니다.
첫 번째는 예술 교구인 <불편한 초대> 엽서 세트입니다. <불편한 초대> 엽서 세트는 우리 주변, 즉 도심에 사는 생물들이 그려진 엽서입니다. 우리와 정말 가까이에 살고 있는 생물들에게 관심을 가진 적이 없다는 반성으로부터 기획된 교구입니다. 엽서에는 횟집의 활어, 길가의 이끼, 잠자리, 비둘기, 유해조수, 가로수와 같이 저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살아 있다고 생각하지 않거나 홀대하는 생물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분명 마음이 불편해질 수 있는 내용이지만, 반드시 마주해야 하는 불편함임을 기억하며 제작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게임 교구인 <되찾은 행성> 보드게임입니다. <되찾은 행성>은 인류가 지속적으로 행해온 환경 파괴의 흔적을 본래 자연의 모습으로 회복하는 컨셉의 보드게임입니다. 기존의 교육 방식이 아닌 복합적, 비판적,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모해주는 새로운 생태 교구입니다. 지식 습득은 물론, 창의성을 발휘하여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방법도 생각해보고,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을 유도하여 다양한 방면에서 기후 위기 시대에 대응하는 방법을 학습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교구는 특히 버려진 나무블럭이나 천과 같은 업사이클 자재들로 제작되었습니다.
세 번째는 공간 교구인 <자연으로의 소풍>입니다. 자연은 우리에겐 그저 야외 공간이지만 실은 수많은 종의 생물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삶의 터전이며 우리와 유사한 생활을 하는 곳임을 일깨워주기 위해 기획된 교구입니다. 생물의 삶을 구성하는 핵심 구성 성분인 섭식, 수면, 번식, 휴식을 상징하는 물건으로 구성된 키트가 주어지며 야외로 나가 키트를 놓을 장소를 직접 물색해봅니다. 그 동물의 입장이 되어보고 그렇게 전환된 시각으로 동물의 생태적 요구조건을 염두에 두면서 주변의 자연을 목표의식을 가지고 살펴보도록 하는 교구입니다.
교사 연수 워크숍 및 학생 시범 적용
교육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 가능한 교구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기 때문에, 저희는 이 교구들을 그 대상인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소개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교사 연수 워크숍에서는 생태 교육의 애로사항과 지향점에 대해서 나누고, 기획한 교구를 소개했습니다. 교사들이 직접 교구를 체험해보고, 다양한 긍정적 또는 부정적 피드백을 바탕으로 교구를 수정/보완하는 회의도 추후에 가졌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하이라이트는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교구 내용을 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수업은 꽤 성공적이었으며, 학생과 교사 모두 즐기며 하는 수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교구를 사용한 수업에서 학생들의 참여도가 매우 높았으며, 앞으로 더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과 다양한 교구로 진행하는 생태수업이 기대됩니다.
글, 사진 : 생명다양성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