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복잡해질 수록 우리 사회의 의제들도 다양해집니다. 그에 발맞춰 공익활동 또한 새로운 영역에서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아름다운재단은 신생 공익단체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21년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에 신규 선정된 ‘부산인권플랫폼 파랑’이 준비기간 3개월을 거쳐 2022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인데요. 3개월 간의 활동을 파랑이 전해왔습니다 ✨

부산에 지속가능한 인권운동을 위한 플랫폼이 생긴다면?

부산인권플랫폼 파랑은 부산 지역에서 오랜 기간 인권운동을 해온 인권활동가들이 지역의 동료활동가들과 함께 ‘우리가 기다려온 인권플랫폼’을 직접 만들어보자는 야무진 꿈을 현실화 시키기 위한 준비의 시간을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습니다.

파랑(波浪)은 해수의 주기적인 운동을 뜻하는 말로, 부산 지역 인권운동의 크고 작은 물결을 아울러 인권의 가치를 확산하고 인권의 경계를 확장해 가고픈 부산인권플랫폼의 지향을 담은 이름입니다. 한국사회의 인권이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인권과 존엄이 지켜지지 않는 현장에서 고통의 곁을 지키며 기록하고, 행동하는 인권현장 활동가들이 있어 가능한 것이었지만, 지역 인권운동 역량은 흩어진 인권단체들의 취약한 기반으로 활동가들의 질적 성장과 양적 재생산을 뒷받침하지 못한 채 활동가의 열정과 헌신에 의존해 소진되고 있지요. 최저임금 언저리를 맴도는 활동비, 성찰과 재충전의 짬을 내기 힘든 운동 현장과 과중한 실무 부담은 지역을 불문하고 많은 활동가들이 겪는 어려움이지만, 지역의 활동가들은 활동을 지속해가는 데 힘이 되는 정보와 자원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 기회의 측면에서 훨씬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그래서 부산인권플랫폼 파랑은 부산 지역의 인권현장에 대한 깊고 너른 이해를 바탕으로, 척박한 지역인권 현장에서 분투하는 인권활동가들의 성장을 함께 고민하며, 작은 인권단체들의 지속가능한 활동의 기반을 조성하고, 지역에 기반한 인권담론의 생산과 확산을 위해 연구자와 활동가의 접점을 형성해 공론장을 마련하는 등 부산 지역 인권운동이 지속되고 확장될 수 있는 실천 방안을 한 걸음 앞서 모색하고 너른 품으로 도모하는 일을 제 몫으로 삼고자 합니다.

지속가능한 지역인권 운동의 역량과 자원을 모아내는 플랫폼이자 인권활동가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픈 부산인권플랫폼 파랑은 본격적인 단체설립 이전 3개월의 준비기간 동안 단체설립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조직운영 역량을 마련하고, 준비과정을 지역사회의 인권단체와 활동가들과 공유하고 소통하는 웹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선정 후 3개월 동안 차근차근 꿈을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이에, 지난 3개월 부산인권플랫폼 파랑은 지역 인권활동가들과 함께 그려운 파랑의 꿈을 공유하고 파랑의 미래를 구체화하는 워크숍을 2차례 진행했고, 본격적인 단체설립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8차례 열었습니다. 2차례 워크숍을 통해서는 부산 지역 인권활동가, 연구자, 후원자 조직에 파랑의 비전과 미션을 공유하고 협력을 요청하여 인적네트워크를 다지는 한편, 지역인권운동 중간지원조직으로서 파랑의 정체성을 구체화하면서 팀워크를 다질 수 있었습니다. 특히, 2차 워크숍에서 인권재단사람의 역사와 현재의 고민을 나누고 부산인권플랫폼 파랑의 과제를 살피면서 파랑의 임박한 미래를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금 인큐베이팅 단계에 있는 파랑이 머지않아 지역을 뛰어넘어/연결하며 협업을 도모할 수 있는 튼튼한 단체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도 생겼습니다.

조직설립 1차 워크숍을 진행한 후 참가자들이 케잌을 앞에두고 활짝 웃으며 양 손을 올려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고 있다.

조직설립 1차 워크숍 후 단체사진 | 제공 : 부산인권플랫폼 파랑

정민석 인권재단 사람 사무처장이 화면을 띄우고 발표를 하고 있고, 참여자들은 경청하고 있다.

조직설립 2차 워크숍 사진 | 제공 : 부산인권플랫폼 파랑

상근체계가 없는 준비 기간임에도, 준비위원회의 긴밀한 소통과 정기회의의 안정적 운영을 통해 단체설립을 위한 실천계획을 수립, 실행, 점검, 조정하면서 2022년 2월 창립총회와 3월 출범행사 및 법인등록을 목표로 힘차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사무국을 구성할 준비위원들은 올록볼록 점자가 반가운 임시명함도 만들고, 인권을 고민하고 꿈꾸는 이들에게 활짝 열린 문턱이 낮은 사무공간(엘리베이터와 장애인화장실은 필수겠죠?)을 꾸리고, 파랑의 가치와 지향을 담은 정관 초안 등 법인설립을 위한 행정절차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파랑의 힘찬 출발을 위해 뜻을 모아주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법인설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재정발전기금 마련을 위해 추진위원 여러분들과 만나는 과정에 파랑을 향한 기대와 응원, 격려와 연대를 받으면 두려움보다 용기가 솟습니다. 2021년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단체 선정으로 파랑의 꿈에 큰 날개를 달아주신 아름다운재단에도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봄밤을 노래한 시인의 충고처럼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고, 혁혁한 업적을 바라지도 말고” 작지만 단단한 걸음을 하나씩 놓아가겠습니다. 3개월의 심호흡을 마치고, 이제 막 태어나려는 파랑의 시작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파랑의 사무실 현관으로 어두운 계열의 색상으로 출입문 주변에 페인팅이 되어있고, 중앙 상단에는 희고 큰 글씨로 부산인권플랫폼 파랑이라고 적혀있다. 출입문 왼쪽에는 인권침해 신고 안내 포스터가 붙여져 있고 오른쪽에는 아름다운재단이 파랑에게 보낸 고무나무 화분이 놓여있다. 화분에는 '잔 물결이 큰 파도가 됩니다'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현관문은 유리 자동출입문으로 장애인출입을 고려하여 턱이 없다.

파랑 사무실 현관 모습

오른쪽에 큰 창 맞은 편으로 세로로 책상이 쭉 펼쳐져 있고 책상의 끝에는 월중계획표가, 벽에는 화이트보드가 달려있다.

파랑의 사무실 모습

 

글|사진 부산인권플랫폼 파랑

부산지역 인권현장의 활동가와 작은 인권단체들의 지속가능한 활동을 돕고, 부문별 운동, 현장과 이론, 시민의 연대를 참여로 견인해 인권의 가치를 확산하고 인권의 경계를 확장해갑니다.
(부산인권플랫폼 파랑 페이스북 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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