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종료 이후 생업을 유지해야 하는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들은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여가 활동이 부족합니다. 설문조사 결과 일과 여가의 중요도가 높은 비보호 종료 청년들과는 달리 일과 학업의 우선순위가 높았고,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는 압박감에 여가 시간조차 진로 관련 활동 위주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은 청년 스타트 지원사업을 통해 기본지원의 필요를 채우는 것에서 시선을 옮겨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자 합니다. 생계를 유지해나가는 삶에서 나아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상황에 행복을 느끼는지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함께할 이들과 서로의 삶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볼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자립준비청년들의 기본지원에 대한 수준을 높이고, 문화 및 여가를 누릴 권리로 확장해가는 시작이 되길 기대합니다. 청년 스타트 지원사업은 스타트키트 지원, 커뮤니티활동 지원으로 나눠 진행되는데요. 이중 청년 스타트키트 지원사업은 자립 후 필요한 물품으로 구성된 키트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카카오톡선물하기10주년기금>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해 11월 ‘2022 청년 스타트키트 지원사업’ 모집을 시작해, 올해 2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총 350명의 자립준비청년에게 자립 후 필요한 100만원 상당의 스타트키트를 지원했는데요. 스타트키트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함께’라는 마음이 새로운 시작을 하는 청년들에게 어떻게 전해졌을지 이야기를 전합니다. <스타트키트 구성품 보러가기> |
키트가 나에게 전해준 것
지원사업을 진행하면서 많은 자립준비청년들이 스타트키트를 통해 문화와 여가를 누릴 수 있게 하고 지지의 경험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는데요. 청년들이 전해준 지원 후기를 보면서 응원의 마음이 잘 전달되었구나를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 배송이 왔을 땐 큰 박스들에 놀라움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상자들을 개봉하면서 울컥했습니다. 누군가 저의 편안한 삶을 위해 작은 부분부터 큰 부분까지 세심하게 챙겨준다는 것에 뭉클해지더군요. 자립하면서 경제적 상황 탓에 구매하지 못한 것들을 선물 받아 정말 기뻤습니다. 전기매트를 깔고 조명등을 보니 몸도 마음도 참 따뜻해졌습니다. 비타민을 보며 건강을 생각하게 되고 상비약 키트를 보니 감동이 이어졌습니다. 이런 작은 부분까지 행복감이 스며들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막 사회인이 됨으로써 생활에 경제적인 부분이 가장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립에 있어 가장 필요하고 꼭 있어야 할 물건들을 이번 ‘2022 청년 스타트키트 사업’으로 받을 수 있게 되어 행복했습니다. 물건을 받으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저와 같은 사람들 한명 한명 모두 뒤에서 챙겨주시고 신경 써주시고 도와주신다고 생각하니 왠지 모를 뭉클함과 든든함이 느껴졌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성장한 우리에게 무언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은 많지 않았습니다. 항상 누군가가 지원해 주면 지원해 주시는 대로 감사하게 생각할 뿐이었죠. 그런데 이번만큼은 달랐습니다. 지원해 주시는 내용도 많은데 심지어 내가 ‘선택’할 수 있다니 놀라웠습니다. 나의 ‘선택’과 ‘성장’을 존중하는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와 아름다운재단, 카카오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덕분에 자립 이후 생활에 있어 보다 더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의 선택과 성장을 존중받은 만큼 저도 타인의 선택과 성장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으로 발전하겠습니다.”
“시설에서 보낸 열아홉 번의 사계절을 뒤로 하고 처음으로 스무번째의 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혼자 지내는 봄이니만큼 첫걸음을 잘 떼고 싶었습니다. 스무 살을, 다시는 오지 않을 이 시기를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혼자’, ‘스스로’라는 말이 이렇게 무거운 단어인지 몰랐습니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시설 선생님 같은 정말 좋은 분들이 제 곁에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2022 청년 스타트키트 지원사업’이라는 좋은 사업도 알게 되었습니다. 시설에 있을 땐 몰랐던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정말 좋은 분들과 이런 좋은 일들 덕분에 눈물을 닦아내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용기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감사함을 마음에 새기고 주신 도움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내일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카톡으로 알람을 받았는데 때마침 좋은 기회가 있어서 바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상품이 구성되어 있어서 너무 좋았고 또한 기간도 넉넉해서 나한테 어떤 상품이 필요하고 어떤 걸 더 유익하게 쓸 수 있을 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상품을 받고 나서 하나 둘씩 뜯어보는데 led 조명을 보고 정말 감동을 받았습니다. 저의 이름과 앞날을 응원하는 메세지를 포함하여 있는 조명판에 불이 들어오는 순간 정말 응원을 받는 거 같았고 그 동안에 힘들었던 것들이 다 녹아내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또한 준비해주신 상품도 아끼고 또 아끼고, 조심히 쓰겠습니다.”
“100만원 상당의 청년 스타트키트를 지원해준다는 건 정말 저에게는 엄청난 기회였습니다. 이제 막 자립을 시작하였고, LH로 집을 구하긴 했지만 자취에 필요한 물품은 경제적 여유가 되지 않아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청년 스타트키트 지원사업을 통해 공기청정제습기, 가습기, 전기장판, 침구세트, 구급약품 세트, 비타민, 무드등 등 정말 실생활에 필요한 많은 것을 선물받은 것 같아서 자립을 시작하는데 있어서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혼자 살게 된다면 언젠가 꼭 사고 싶었던 물품들을 선물 받아서 너무 기분 좋고 행복합니다! 모두가 필요할 상비약 키트부터 마음이 따뜻해지는 조명까지! 평소에 감성적인 물건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조명에 적힌 문구를 보고 정말 마음이 찡 했습니다 ㅠ.ㅠ 누군가 나를 응원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어요! 택배 뜯어 보면서 울컥하기도 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무드등에 제 이름이 써져 있고 좋은 글 문구를 써주셔서 제 생애 특별한 선물로 살아가면서 기억에 남을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구급상자도 제가 아프거나 다쳤을 때 만병통치약 정도로 모든 구급품들을 넣어 놔주셨어요. 비상시에 걱정 안 해도 될 거 같아요.”
스타트키트 선물을 받은 마음을 다섯글자로 표현한다면
사업에 대한 후기를 통해서 본 사업이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갔는지도 볼 수 있었지만, 짧고 굵게 자립청년들이 스타트키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섯글자로 표현하는 재미있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다섯 글자는 ‘힘을얻었게’입니다. 사업의 취지와도 잘 맞고 재치 있게 표현해주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 외에도 사랑받는나, 독립파이팅, 자존감지킴, 한발더가자, 자립첫살림, 최고의 응원, 또다른백신, 아주나이스, 뜻밖의행운, 기가막힌다, 내집에필수 등 자립준비청년들의 센스를 볼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하는 친구에게
자립준비청년 민규가 새로운 시작을 하는 친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담긴 엽서
사업을 진행하면서 뒤에서도 누군가 자립준비청년들을 지지하고 응원하고 있지만, 옆에서 함께 걸어가는 자립준비청년들의 응원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 같았어요. 자립을 앞두거나 자립을 한 다른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해 자립준비청년들이 준비한 이야기들을 보면서 2022 청년 스타트키트 지원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정말 생각할 것도, 해야 할 것도 많아서 정신이 없는 와중에 혼자 생활해야 한다는 두려움과 걱정 때문에 독립 시작과 동시에 너무 힘들고 혼란스러운 매일 매일을 보냈던 것 같아요. 모든 걸 내가 혼자 결정해야 하고, 집에 와서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거나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안정감을 받을 수 없어서 너무 힘들고 무서웠지만 그럴 수록 마음을 더 단단히 해야 할 것 같아요! 가족 그리고 친구와 같은 공간에 있지 않지만 언제든 연락할 수 있는 휴대폰이 있으니까 혼자 외로워 말고 가족, 친구에게 자주 연락하고 또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할 때 기분 좋게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지 생각해보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귀찮아도 밥 잘 챙겨 먹고, 부지런하게 움직이려고 노력하고, 좋은 것들을 더 많이 찾아보는 것! 무엇보다 건강을 챙기는 게 제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자립 후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알게 되었고 지금도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뭔지 꾸준히 생각하고 있어요! 모든 자립준비청년들이 혼자서도 행복하게 사는 법을 알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
“기회는 없는 것이 아니라,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요? 좌절보단 도전, 비관보단 행동하길 바랍니다. 청년 파이팅!”
“모두 자립준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기대감을 안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어려워하는 저희들을 도와주시는 분들이 너무 많기에 그런 걱정과 두려움들을 덜어낼 수 있고 또한 본인이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어려운 일이 정말 많았지만 어떻게든 이겨내서 지금의 내가 있잖아요? 새집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내일은 무슨 일이 있을까 이런 행복한 기대감을 품으며 잘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나름 자립을 준비하고 배웠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의 자립은 저의 생각보다 더 힘든 것 같습니다. 혼자 결정해야 되는 문제들도 많고 그전에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일들이 이제는 모두 제가 신경써야 될 일들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힘들지만 조금씩 일을 처리하는 방법이 익숙해지고 문제들을 해결하는 능력이 생기면서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자립을 준비하는 많은 친구들에게 ‘함께 힘내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 지내고 있는 생활이 많이 힘들겠지만 항상 힘내시고, 화이팅이라는 말 밖에 못 해드려서 미안해요. 힘든 생활, 상황이 조금 빨리 찾아온 것 뿐이니 너무 안 좋은 생각 하지 말고 지금이 힘든 시기인 만큼 시간이 지나면 덜 힘들어지고 행복이 찾아올 것이니 너무 좌절하지 말고 희망 잃지 말고 밝게 웃으면서 지내요!!”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친구)들에게 얘기를 해준다면 처음 자립을 준비하는 것이라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평범한’ 가정의 아이들도 그렇겠지만 조금 더 모르는 것들이 투성이일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이제 막 1년 가까이 되어가지만 아직 적응하지 못한 부분들도 많고 한데 그래도 독립도 하다보니 적응이 되고 익숙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친구들도 잘해낼 수 있다고 얘기해주고 싶고, 당부 아닌 당부를 하자면 퇴소 교육 절대 빼놓지 않고 잘 들어두셨으면 좋겠고(정보 모으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처음엔 잘 모르지만 나오고 나면 유용하게 쓰입니다. 예컨대 전입신고나 가스나 전기 어디로 전화해야 되고 어떻게 절약할 수 있는지 등등!) 뭐든지 할 때 있어서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주변에 물어보는 등 해서 정보를 얻고 하셨으면 좋겠고. 또 준비해야할 게 엄청 많거든요! 그래서 이런 저희에게 도움을 준 ‘청년 스타트키트 지원사업’과 같은 프로그램(사업)이 있다 하면 신청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자립(독립) 준비 잘하시고 잘해낼 수 있을 거예요! 파이팅!”
“아직 자립하지 않고 곧 자립 준비를 하고 있는 청년분들이라면 너무 두려워하지 말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습니다. 저 또한 걱정이 많고 갑작스럽게 스스로 책임져야하는 것들이 많아져서 굉장히 두려워했습니다. 때로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들에 대해 지나치게 의심하고 걱정하는 바람에 무너질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막상 다가온 현실은 그렇게 어둡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어려움이 분명 있습니다만, 해낼 수 있습니다. 저 또한 그 어려움을 극복해 지금은 그때의 제가 참 걱정이 많았다고 느낄 만큼 성장해있습니다. 제가 무슨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느 곳에서나 있을 법한 흔한 사람 중 한 명이지만 잘 이겨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더욱더 빛나는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것 입니다. 불안하고 어두워 보이고 걱정되는 미래는 사실 내가 더 잘 살고 싶어 생기는 부산물에 불과합니다. 여러분은 잘 이겨낼 것이며 멋진 인생을 살아갈 것이라 생각됩니다. 여러 계기가 있었겠지만 지난 날의 위기와 어려움은 날 도약하게 해줄 단단한 발판이 되어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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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박세희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