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상태가 많이 안 좋은데.. 혹시 아이가 사망해도 치료비 지원이 가능한가요?” 

얼마 전 한 통의 상담전화에서 받은 질문이다. 떨리는 목소리, 차마 입 밖에 꺼내고 싶지 않은 아이의 ‘죽음’ 

그렇지만 어마어마한 병원비에 아이의 엄마는 물어볼수 밖에 없었다.  

순간 멈칫했다. 그리고 최대한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지원이 가능합니다. 너무 걱정마세요.” 

다솜(가명)이는 1kg도 되지 않는 작은 몸으로 태어났다. 너무 작고 이르게 태어났기에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입원을 반복했다. 지난 3월 조금 건강을 회복해서 퇴원을 했건만, 5월에 다시 입원하고 말았다. 아이의 상태가 좋지 않다. 모두가 최선의 노력을 다 해보겠지만 태어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생명을 잃을수도 있을지 모른다. 다행히 <다솜이작은숨결살리기> 입원 치료비 사업에 선정되었고, 지원금 잔액이 남아있었기에 치료비 지원은 가능하다.  

무거운 마음만 남긴 채 짧은 통화가 끝났다. 무언가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태어난지 1년도 되지 않은 아이의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 엄마에게 위로가 되는 말이 있을까? 통화가 끝나자마자 바로 지원사업에 아이를 추천해 준 병원 사회사업팀에 전화를 했다. 다솜이 엄마로부터 치료비 지원 문의가 받았고, 많이 힘들어하신다고 전했다. 그리고 내가 하지 못한 위로의 말을 의료사회복지사에게 부탁했다. 

며칠이 흘렀지만 무거운 마음이 떨쳐지지 않는다. 아이의 엄마와 통화할 때 나의 목소리, 태도가 어땠을까 생각해보았다. 혹시 나의 목소리, 태도가 그녀에게 어떤 상처가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며, 좀 더 따뜻한 목소리로 받아주지 못한 후회가 밀려온다. 

치료비 지원사업을 담당하면서 하루 수십통의 전화를 받는다. 상담 전화의 내용은 대부분 비슷하다. 갑작스럽 출산, 신생아중환자실 입원, 수백 또는 수천만 원의 치료비. 그들의 아픔에 내가 해줄수 있는 최선은 친절하게 상담하는 것이라고 늘 생각한다. 하지만 업무에 치이다 보면 이런 다짐을 잊고, 무미건조한 목소리를 전화를 응대할 때가 있다. 때로는 사업의 기준에 불만을 표시하는 이른둥이 부모님들과 살짝 언쟁이 오가기도 한다. 그렇게 좀 덜 친절하게 응대를 하고 전화를 끊은 후에는 늘 마음 한켠이 불편하다. 지금 누구보다도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가 밀려오기도 한다.  

오늘 나에게 걸려오는 전화는 수 십통의 전화이다. 그러나 상대에게는 간절한 소중한 한 통의 전화일 것이다. 이들에게 내가 지금 당장 할수 있는 것은 친절한 전화 한 통, 말 한마디가 아닐까 싶다.  

 

다시 다짐한다. “조금 더 친절하게.. 조금 더 따뜻하게!” 

  

 

 

 

소소지램 변화사업국 특별사업팀서지원 간사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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