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장건희입니다.
엄마의 뱃속에서 꿈꾼 지 6개월
540g의 몸무게로 이 사막에 나왔죠.
사막의 이름은, 고비.
사막을 건너는 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절망 아니면 희망.




뱃속으로 고무물관이 지나갑니다. 모터의 건전지가 다 닳기 전에 어서 커야 할 텐데 엄마는 눈을 감고 노래를 부릅니다. 꿈을 꾸나 봅니다. “학교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선생님이 건희를 기다리신다.”


| 건희는 2008년 10월 17일에 태어났습니다. 결혼 10년이 넘도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중한 아이였습니다. 기다림만큼 불안감도 컸기에 병원에서 권하는 검사는 하나도 빼놓지 않고 받았습니다. 하지만 양수검사 후 일주일 만에 갑작스럽게 진통이 왔고, 양수가 터지면서 건희는 예정일보다 4개월이나 일찍 태어났습니다. 당시 몸무게는 540g. 인큐베이터에서 보낸 시간만 총 7개월인데 머리에 물이 차서 몸에 고무 물관을 달아야 했습니다. 또 무릎 염증으로 수술까지 받아야 했고요. 그때 몸무게가 겨우 3~4kg. 폐가 약해서 집에서는 6개월 동안 산소통에 의지해야만 했습니다. 산소통 사용으로 전기세가 너무 많이 나와, 한전 직원이 찾아오기도 하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산소통만 빼면 너무행복할 것 같았는데, 얼마 전 눈에 염증이 생겨 한바탕 난리를 쳐야 했습니다. 지금 건희는 시력보정을 위해 콘텍트 렌즈를 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힘있게 웃어 보입니다. 왜냐하면 희망은 단련되는 것이니까요. 얼굴에 엄마와 똑 닮은 점이 있는 건희. 지금은 보행기에 앉아 아빠를 부르기도합니다. 아직 발로 구를 힘은 안 되지만 엄마도 할머니도 그날이 멀지 않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지금 건희의 몸무게는 8kg정도. 많이 먹지 못하는 건희를 보며 엄마는 애가 타지만 좀처럼 웃음이 가시질 않습니다. 엄마는 말합니다. “건희에게 바라는 거요? 그렇게 바라던 아이가 지금 내 품에 안겨 있잖아요. 나중에 크면 우리 건희도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때까지 착하고 건강하게 자라는 것. 그거면 돼요.” |
* 글 | 송기영
** 사진 | 김흥구
이 내용은 2010년 이른둥이 수기집 <가족>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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