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이른둥이 출생률은 신생아의 7%로 3만3천 명을 웃돈다. 인공수정에 따른 다태아 출산 및 만혼에 의한 고령 임신으로 이른둥이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지만, 이른둥이를 위한 복지는 정체되어 있다. 특히, 재활치료가 절실한 이른둥이의 복지는 대책이 시급하다.
따라서 <다솜이작은숨결살리기>는 복지의 사각지대에 태어난 이른둥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혹시라도 간과 못할 장애에 대비해서 이른둥이의 재활치료비도 지원한다. 그 중심에는 카톨릭대학교 재활의학과 김혜원 교수(54)가 자리하고 있다. <다솜이작은숨결살리기> 전문위원인 김혜원 교수는 올해도 재활치료비지원대상을 심사하기 위해 엄정한 통찰력을 발휘한다.
보편복지를 지향하는 공정한 잣대
대한민국 재활의학 129번째 전문의 김혜원 교수. 30여 년 동안 일선에서 뇌 병변 관련 재활의학에 매진해 온 그녀는 요즘 부천성모병원에서 소아 재활에 집중하고 있다. 그녀의 그 같은 노력과 경험은 <다솜이작은숨결살리기> 재활치료비지원대상 심사에 톡톡히 한몫한다. 실제로 그녀는 <다솜이작은숨결살리기> 전문위원으로 초빙된 10년 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전문적인 식견을 바탕으로 진단서를 분석하여 재활치료비지원대상을 결정했다.
“<다솜이작은숨결살리기>는 지원사업 초기부터 함께했는데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2회에 걸쳐 재활치료비지원대상 심사를 진행해 왔어요. 무엇보다 재활치료의 필요성과 실효성이 명명백백한 이른둥이를 우선순위로 선정하려 애썼고요. 올해 상반기에는 60명의 이른둥이를 지원할 수 있었어요.”
김혜원 교수는 공정한 잣대로 이른둥이의 상태와 증상을 살펴보기 위해 심사숙고한다. 하지만 수많은 병원에서 각각의 의료진이 작성한 진단서를 동일하게 판가름하기는 여간하지 않다. 가령. ‘이른둥이로 장애가 발생해 재활치료가 필요합니다.’ 정도의 소견으로 유추할 수 있는 정보는 거의 없다. 따라서 올해는 재활심사과정에서 이른둥이의 6개월간의 재활치료기록을 확인하는 과정을 진행하기도 했으나 그나마도 치료처방코드만 기재된 자료를 송부해 줬기에 간곡한 설명으로 재요청하기도 했다.
“체크리스트를 적용해 진단서를 간소화했는데도 불구하고 쉽지 않더라고요. 아무래도 심사의 변별력을 높이려면 한결 부담 없는 진단서가 관건일 것 같아요. 다소 시간을 두고 개선해야겠죠.”
문제의 해결을 가늠하는 김혜원 교수가 미덥다. 사실 10년 동안 그녀는 <다솜이작은숨결살리기>의 재활치료비 관련 프로세스 구축에 일조했다. 거기서 크나큰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그래서 그녀는 <다솜이작은숨결살리기> 지원사업이 나날이 섬세한 복지로 승화하길 기대하고 있다.
“<다솜이작은숨결살리기>가 시민들의 꾸준한 기부금으로 시너지를 일으키는 복지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어요. <다솜이희망산타>처럼 현장의 행사가 늘어나서 이른둥이를 도와주는 손길이 많아지길 소망하기도 하고요. 그로써 재활치료비지원액이 증대되면 참 좋을 텐데요. 다만, 지원 항목의 확대는 아직은 조심스러워요. 보편복지의 차원인데요. 어느 이른둥이의 음악치료나 미술치료 때문에 여타 이른둥이의 기본적인 재활치료를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는 경계할 필요가 있잖아요.”
부모가 진정한 치료자라는 격려의 시선
이른둥이 가정에서 이른둥이 재활치료의 대략적인 비용과 기간에 대해 궁금할 법하다. 하지만 김혜원 교수는 장애의 징후에 따라 재활치료가 다르다고 대답한다. 예를 들어, 뇌병변장애는 다양한 장애를 야기할뿐더러 그 같은 장애가 지속하면 동반장애도 발생한다. 그래서 김혜원 교수는 조기 재활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부각한다.
“뇌는 만4-5세까지 발달해요. 그래서 재활치료가 신속하면 장애를 예방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어요. 상지 기능, 하지 기능, 체간 기능 등 장애의 조짐이 경미한 경우에는 조기에 진단하면 장애가 거의 발생하지 않거나 그다지 문제되지 않기도 하거든요.”
김혜원 교수의 말씨에서 이른둥이의 장애를 우려하는 진심이 묻어난다. 실제로 그녀는 이른둥이 가정의 정서를 속 깊게 헤아린다. 이른둥이를 보살피는 아빠의 경제적인 부담과 엄마의 정신적인 고갈을 그대로 통감한다. 그래서 그녀는 재활치료 현장에서 이른둥이 부모를 격려한다.
“이른둥이에게 부모의 역할은 정말이지 중요하거든요. 병원마다 재활치료는 비슷한 수준으로 일주일에 2-3회 각 30분 정도를 할애하지만, 실제로 이른둥이는 가정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잖아요. 그러니까 이른둥이가 부모의 보호 아래 가정에서 기본운동을 이행하면 병원의 전문재활치료는 효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 거죠.”
따라서 의사보다 부모가 진정한 치료자라고 정의하는 김혜원 교수. 지식과 실력은 물론 시선과 태도 역시 <다솜이작은숨결살리기> 전문위원으로서 손색이 없다. 특히 이른둥이의 교육을 장려하는 그녀의 마지막 메시지는 울림 가득 뇌리에 차오른다. 앞으로도 그녀라면 재활치료비지원대상 심사를 공정과 격려로 수행하리라 확신한다.
“이른둥이의 교육은 특별히 중요하죠. 재활치료에 치우치면 교육에 소홀할 수 있거든요. 따라서 재활치료와 교육의 균형을 위해 병원과 학교가 연계된 시스템이 필요해요. 실제로 미국에서는 장애아동이 학교에 가면 이웃한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으며 학교수업도 충실히 병행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 역시 향후 이른둥이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그 같은 시스템이 구현되길 소망하죠.”
글 노현덕 l 사진 조재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