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에게 문화활동의 영향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문화활동을 실현하는 가운데 무궁무진하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문화와 룰루라라’를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문화와 룰루라라는 문화를 접하기 어려운 아동‧청소년의 문화향유권을 확대하고자 아름다운재단과 (사)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가 파트너십을 맺어 진행하고 있는 아동‧청소년 문화지원사업이다.

2022년 문화와룰루랄라에는 올해 지역아동센터 35개소의 아동‧청소년 574명이 참여했다. 아동‧청소년들은 지역아동센터별로 여행, 영상, 음악, 미술, 문학, 요리, 마술, 공예, 댄스, 연극, 사진, 생태활동, 프랑스자수 등의 문화활동을 향유했고, 지역사회에 문화활동 기반 봉사, 나눔, 기부 등의 나눔공유활동도 병행했다. 그 경험 속에서 아동‧청소년들은 의미있게 변화해 나갔다.

아동‧청소년들이 그만큼 문화활동에 열중하는 동안 문화와 룰루라라의 여정은 어느덧 대미를 장식하는 ‘결과공유회’에 이르렀다. 올해의 문화활동을 신나게 발표하고 서로의 콘텐츠에 즐겁게 호응하는 자리인 결과공유회는 지난 11월 18일 코로나19 유행을 피해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결과공유회에 참석한 지역아동센터 35개소의 아동‧청소년과 실무자 약 300명은 더불어 소통하고 공감하며, 정다운 시간을 함께할 수 있었다.

문화와 룰루톡톡에서 공유한 디자인하는 재미

문화와 룰루라라 결과공유회의 막이 올랐다. 하나둘 온라인 공간으로 들어서는 아동‧청소년(이하 아이들)의 해맑은 얼굴들. 지역아동센터마다 아이들은 옹기종기 둘러앉아 카메라에 손 흔들며 인사하고, 채팅창으로 출석을 체크했다. 

우선 오프닝으로 문화와 룰루라라의 취지와 현황을 알려주는 사업홍보영상이 방송됐다. 아동과 청소년의 복지 현장은 공간의 부재, 시간의 부족, 재정의 결여로 문화활동에 집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문화와 룰루라라를 통해 다채로운 문화활동이 가능했고, 아이들은 올해 문화예술 전문가인 유튜버 ‘슈뻘맨’, 미술가 ‘꿈틀이샘’과도 랜선으로 소통할 수 있었다. 사업홍보영상 속 지역아동센터 선생님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문화와 룰루라라릍 통해 아이들은 주도적으로 변모했고, 자신감이 상승했으며, 규칙과 질서도 학습했고, 책임감과 양보심도 배양했다.

참여한 아동들의 이야기를 나눈 토크쇼 ‘문화와 룰루톡톡’

사업홍보영상이 마무리되자 화면 안 스튜디오에는 은혜지역아동센터에서 문화와룰루라라에 참여한 아동 네 명이 등장했다. 실시간 토크쇼, ‘문화와 룰루톡톡’의 주인공으로 참석한 아이들은 미술 분야에 전념했던 그간의 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저희는 ‘우리가 만드는 소확행 미술 프로젝트2’라는 제목으로 초등학교 2학년부터 5학년까지 문화활동에 참가했는데요. 태블릿으로 이미지를 디자인해 옷과 액세서리를 만들었습니다.” 

“저는 태블릿으로 지금 입고 있는 옷의 비행기와 태극기를 디자인했어요. 처음이라 서툴렀지만 완성된 작품을 보니 정말 뿌듯했어요.” 

“저는 꿈이 화가인데요. 동생이랑 저를 생각하며 하트 모양 안에 귀여운 동물 캐릭터를 커플로 디자인했어요.”

“저희가 태블릿에 그리고 색칠한 이미지로 내년 달력이랑 크리스마스카드도 만들었어요. 제일 먼저 가족한테 선물하고 싶어요.” 

능동성과 적극성이 묻어나는 아이들의 목소리. 올해의 문화활동이 만족스러웠던 아이들은 내년에는 요리나 여행을 주제로 문화와 룰루라라에 참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어서 태블릿으로 이미지를 디자인한 옷, 달력, 카드 등의 공예품을 하나하나 선보인 아이들은 마지막으로 11월 말로 예정된 나눔공유활동까지 홍보한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화와 룰루톡톡은 아이들의 야무진 모습을 여운으로 남기고 매듭을 맺었다.

문화와 룰루라라가 선물한 우리들의 추억

이제 결과공유회의 하이라이트인 사례발표 차례가 도래했다. 일단 영상으로 아이들의 문화활동 사진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갔다. 지역아동센터 35개소마다 참신한 주제가 돋보였고, 귀중하지 않은 장면은 한 컷도 없었다. 이윽고 영상이 그치자 대표로 지역아동센터 중 10개소가 순서에 맞춰 발표에 나섰다.

한해동안 진행된 문화활동이야기를 공유한 시간

첫 출발은 글로벌지역아동센터였다. ‘카메라와 함께하는 우리 동네 환경 캠페인’이라는 명명 아래 글로벌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은 영상으로 제작한 ‘아니에요 뉴스’를 방송했다. 수업 태도, 놀이 공간, 미디어 교육, 환경 공익광고를 소재로 아이들의 시각에서 구성된 아니에요 뉴스는 각자 아나운서, 기자, 제보자 등 역할을 분담해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나운서를 맡은 염태휘 군은 긴장되긴 했지만 훌륭한 경험을 얻었다며 좋아했다.

다음은 예꿈마을지역아동센터의 순서였다. 올해 2년째 문화와 룰루라라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인형 마음 대로(大路)2’라는 문화활동을 펼친 예꿈마을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은 손수 만든 목각인형으로 ‘개구쟁이 상담소’라는 인형극을 준비했다. 아이들은 ‘마을 이장’, ‘소년’, ‘식물이’, ‘당근이’, ‘상자’ 등으로 이름 붙인 목각인형을 분신 삼아 연기에 몰두했다. 아이들은 인형극을 연습하는 동안 재미있었고, 나름대로 잘해낸 듯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바통은 이제 가마지역아동센터로 넘어갔다. 화면에 나타난 가마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은 질서정연하게 모여앉아 ‘제주 바닷가마을 가마리 보기, 일기, 담기’ 문화활동을 소개했다.

“저희는 우리 마을을 산책하며 자연물을 주워보고 만져보며 활동했는데요.” 

“그 자연물을 이용해 여러 가지 작품도 꾸며보았습니다. 같이 영상 보실까요.” 

 

제주도 정취가 물씬 풍기는 영상에서 아이들은 돌, 잎사귀, 나뭇가지, 조개껍데기 등을 활용해 창의미술에 집중했다. 또한 세화항, 매오름, 가마포구 등에서 풍경화를 그리는 아이들의 눈빛은 유독 반짝이기도 했다.

결과공유회의 열기는 점차 고조됐다. 다음으로 노아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평택을 찾아라’ 문화활동을 영상으로 안내했다. 한 해 동안 아이들은 평택의 저수지, 거리, 마을, 하천, 자전거 도로, 역사, 바다를 여행하며 시야를 넓히고 힐링도 했다. 더욱 풍성한 내용은 노아지역아동센터 유튜브에서 시리즈로 확인할 수 있단다.

어느새 다섯 번째 차례였다. 누리꿈터덕산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들은 ‘창작놀이공간 만들기를 통한 덕산 재발견 프로젝트, 산 밑 나래’ 문화활동 영상을 공유했다. 영상 속이었지만 자연과 더불어 그림과 공예 중심의 창작 수업에 열과 성을 다하는 아이들의 몸짓은 무척 활기찼다. 특히 아이들의 그림과 미술 도구가 비치된 창작놀이공간 ‘산 밑 나래 아지트’는 아이들의 창의성과 감수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어서 드림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등장했다. ‘드림 친구들 ‘헤이 마마’ 댄스 도전기’로 문화활동을 즐겼던 아이들은 영상을 통해 ‘Dolphin’, ‘교환일기’, ‘Permission to Dance’ 음악을 선곡해 생기발랄하게 춤추는 장면을 선보였다. 아이들은 열심히 노력해서 마을 장터에 나가 공연하고, 경연 대회에 나가 상도 받았다. 그 실력으로 아이들은 지금 결과공유회를 위한 특별공연에 나섰다. 수줍은 표정으로 ‘BEAUTIFUL MONSTER’ 음악에 맞춰 춤추는 아이들에게 온라인의 이목이 집중됐다.

결과공유회에서 엮은 하늘색 행복

결과공유회가 중반을 넘어서며 분위기는 한층 무르익었다. 아이들은 각 사례발표 때마다 카메라에 손 흔들어 응원하고, 채팅창으로 격려하며 함께했다.

이제 효천해누리지역아동센터의 사례발표 시간이었다. 2년째 사업을 이어온 효천해누리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은 색다르게도 기자 육성 시뮬레이션을 게임인 듯 연출하며 ‘나는야 효천마을 기자다!’ 문화활동을 소개했다. 기자 육성 시뮬레이션을 통해 영상 이해, 뉴스 취재, 미디어 센터 견학 등 올해 아이들이 정성을 기울인 문화활동을 살펴볼 수 있었다. 아이들은 ‘영상을 배우며 친구들과 더욱 친해졌다’, ‘영상편집이 특히 재미있었다’, ‘발표에 자신감이 생겼다’ 등의 소감을 밝혔다.

다음으로 성모지역아동센터의 ‘환상의 울림 – “tow드림”’ 문화활동 영상이 흘러나왔다.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성모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은 ‘아로하’, ‘당연한 것들’, ‘찐이야’ 등의 노래를 함께 합창하고, ‘그대에게’, ‘베토벤 바이러스’, ‘각시탈’ 등의 곡을 난타로 연주하는 음악 수업에 흠뻑 심취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축제와 행사의 무대에 올랐던 아이들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이제 결과공유회에서 난타공연을 펼치기 시작했다. 웅장하고도 경쾌한 북소리가 각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의 마음에 울려 퍼지는 듯했다.

이제 마지막 사례발표만 남았다. 온새미로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은 오래 대기했던 만큼 더욱 반갑게 인사하며 얼굴을 드러냈다. 아이들은 ‘만수산 반딧불이를 찾아서’라는 문화활동을 통해 짧지만 나름대로 영화들을 제작했고, 결과공유회에서는 ‘가을’이라는 작품을 상영했다.

“저는 가을의 시나리오를 썼는데요. 가장 친한 친구와 다툰 이후 그 쓸쓸한 마음을 가을에 빗대어 표현해 봤어요.” 

누구는 시나리오를 쓰고, 누구는 연기하고 촬영하며 조화롭게 어울린 아이들은 앞으로도 영상 분야 문화활동을 계속하고 싶은 소망을 감추지 않았다.

단체사진촬영

결과공유회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 준비된 순서는 모두 마무리됐다. 문화와 룰루톡톡과 지역아동센터 10개소의 사례발표, 그리고 지역아동센터 35개소 아이들의 응원과 격려로 진행된 결과공유회는 화면을 캡처하는 방식의 단체사진촬영을 끝으로 참여자들은 서로 헤어짐의 인사를 나누며 막을 내렸다.

결과공유회에서 엿볼 수 있었지만, 아이들은 문화와 룰루라라를 통해 주체성은 물론 자존감을 정립했다. 동시에 공감력과 배려심을 향상시켰고, 점점 사회성과 공동체성도 함양해 나갔다.

위의 가치들은 인생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앞서 사업홍보영상 인터뷰에서 아이들 대부분은 대답했었다. 문화와 룰루라라는 ‘재미’, ‘추억’, ‘행복’이라고. 사실 재미있는 추억은 우리를 행복으로 인도하기 마련이다. 그 때문에 문화와 룰루라라에서 엮은 재미난 이야기들이 아이들의 마음속 보물상자에 추억의 동화로 간직되길 희망하는 바다. 펼쳐볼 때마다 행복한, 그런 소중한 동화로 소장되기만 한다면 아이들의 세상은 오래오래 맑음일 듯하다.

글. 노현덕 l 사진.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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