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률센터 농본]이 2022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에 참여하여 진천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로 본 산업단지로 인한 농촌지역 피해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 글은 공익법률센터 농본에서 보내온 사업후기입니다.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은 공익컨텐츠의 생성과 확산을 위해 5인 이하의 소규모 단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서 살고 있습니다. 비수도권에서는 곳곳에서 지역소멸을 걱정합니다. 진천군은 지난 90개월간 유일하게 인구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비수도권의 지자체입니다. 그리고 진천군은 그 이유로 산업단지를 말합니다. 진천군만이 아닙니다. 인구감소·일자리감소 나아가 지역소멸을 걱정하는 많은 농촌의 지역에서 산업단지를 해결책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1,262개의 산업단지가 있고 2022년 추가로 전국의 112개의 산업단지가 지정되었습니다. 산업단지는 과연 위기에 빠진 지방을 되살릴 수 있을까요?
진천군의 인구가 급증하기 시작한 것은 2014년입니다. 2005년, 충북 진천군 덕산읍과 음성군 일부지역을 묶어 충북 혁신도시가 계획되었습니다. 그리고 2014년 덕산 혁신도시가 완공했습니다. 2014년 당시 덕산은 인구 5,000여명의 작은 면 지역이었습니다. 그로부터 8년 만에 덕산면은 덕산읍이 되고 인구는 3만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덕산면에는 혁신 도시 이전에 2개의 산업단지가 있었습니다. 2008년, 2010년 개발된 신척·산수 산업단지 개발 전과 개발 후의 인구변화는 없었습니다. 진천군의 다른 읍면도 이와 비슷합니다. 진천군의 이월면도, 광혜원면도 산업단지가 2개, 3개 들어섰지만, 인구는 오히려 소폭 감소중입니다.
최근 5년간 진행된 산업단지의 절반 이상이 충남, 충북, 경기에 있습니다. 이 지역에 산업단지가 3개 이상 입지한 48개 읍면동의 인구는 산업단지로 추진으로 인해 증가했을까요? 지난 10년 사이 48개 지역 중 32개 지역이 인구가 감소했습니다. 그리고 약 80% 읍면에서는 해당 지역(지자체)보다 더 인구가 감소했습니다. 산업단지로 인해서 지역의 인구는 감소하고 있습니다. 설령 주변 지역이 살아난다고 하더라도 한 지역을 살리고 다른 한 지역을 죽이는 것이 지역발전일까요? 진천군 산단 조성팀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진천군은 전국 지자체 중 지역경제지표나 실물적 상황에서도 가장 앞서가는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 다수의 침묵보다 일부 주민의 주관적 가치관과 일방적인 의견으로 이월면 지역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이번 프로젝트 과정에서 인터뷰에 참여한 사당마을 이장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 산업단지를 추진하는 사람들이 정당화하는 거는, 말 그대로 돈이에요. 논보다 돈이 더 된다는 거야. 그러면 그 한편에서 우리 그동안 그 땅에서 먹고 산 사람들의 가치가 그 돈에 밀리는 건가, 그 자본에 밀리는 건가 그런 자괴감도 사실은 많이 들었어요. 왜 도대체 이렇게 살고 있는 사람들의 그 가치를 단순히 그런 이 시멘트를 깔고서 올리는 공장의 가치와 절대비교를 해서 그렇게 항상 계속 그래온 거잖아요. 너무나 당연하게.”
한 장소에 뿌리를 내리고 평생을 살아온 주민들은, 지역을 살린다며 추진되는 산업단지가 진정으로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습니다. 이들은 한정된 토지, 정체된 인구 등의 제한적인 조건에서 ‘제한되지 않은 성장’은 결국 ‘타자의 희생’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오늘도 많은 주민들이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을 앞세운 산업단지로 인해 토지를 빼앗기고 있습니다. 도시의 성장, 덕산읍의 성장은 ‘이월면’과 산업단지로 인해 사라진 ‘농지’, 농지에 깃들어 살던 ‘농민’의 희생 없이는 있을 수 없습니다. 농촌을 지키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농촌 주민들이 입고 있는 피해에 대한 사회적 공감과 연대가 필요한 때입니다.
글 : 공익법률센터 농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