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BYE 2022, HELLO 2023 – 홈커밍데이 후기
아름다운재단의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은 보호종료청년들이 안정적으로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학업유지 및 자기계발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한 자립준비를 위한 역량강화 및 지지체계가 만들어지는 데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2022년에도 ‘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이하 리커버리센터)와 협력사업으로 40명의 장학생을 지원하였습니다. 매년 연말에는 장학생들과 길잡이들이 함께 모여 1년을 돌아보는 ‘홈커밍데이’ 행사를 진행합니다. 코로나19로 그간 온라인으로 만났는데, 2022년에는 짧은 시간이지만 직접 얼굴을 보며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대한 후기를 공유합니다.
거리에서 크리스마스 노래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사람들의 옷이 두꺼워집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때, 여러분은 2022년 한 해를 잘 보내셨나요?
2022년에도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따라 연초 오리엔테이션은 팀별 소규모 모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연말 홈커밍데이는 모든 장학생과 길잡이들이 한데 모일 수 있었습니다. 2022년에 공식적으로 모두가 함께 모인 건 홈커밍데이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동안은 종종 줌(zoom)을 통해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보거나 작은 규모의 모임을 했습니다. 그 때문인지 홈커밍데이가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설레었습니다.
명동 성당 앞, 커다란 창을 통해 햇볕이 자연스레 깃든 공간에 도착하자마자 선생님들의 정성 어린 손길이 느껴졌습니다. 입구에서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요즘 유행하는 인생 네 컷 포토박스가 있어 장학생, 길잡이, 선생님들 모두 웃으면서 오늘의 순간을 기록했습니다. 맞은편에는 올해 추억이 담긴 사진들이 벽에 붙어 있었습니다. 물놀이하는 사진, 밥 먹는 사진, 신나게 놀고 있는 사진 등 즐거운 모습입니다. 엊그제 만난 것 같은데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는 것을 새삼 느끼기도 했습니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핑거푸드와 음료들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반가운 얼굴들과 인사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홈커밍데이의 첫 순서인 리커버리 토크쇼가 시작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한 해 어떤 활동들을 했는지 서로 나누는 자리입니다. 반가운 얼굴들도 오랜만에 만나는 자리입니다. 1년 동안 다른 장학생과 길잡이들은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관심 있게 잘 들어주시고 호응해 주시면 좋겠어요. 첫 번째 출연자는 ‘제주 한달살이’와 ‘지리산 캠프’에 모두 참여한 박OO, 조OO 장학생입니다. 박수 부탁드립니다.”
한달살이와 지리산 캠프에 참여한 장학생들은, 나는 누구인지 깨달은 이야기와 여행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 그리고 2023년의 나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등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여행하며 행복한 순간도 있었겠지만 불편함을 참고 배려하며 누군가와 함께 사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같이 시간을 보내며 느꼈던 감정들, 갈등을 해결한 순간들, 여행하면서 느낀 자유와 해방감은 앞으로의 그들 삶을 한층 더 풍요롭게 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다음으로 송별식이 진행됐습니다.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의 길잡이 선발기준이 5년 이내 장학생으로 바뀌며 아쉽게도 올해로 활동을 멈출 수밖에 없는 길잡이들이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함께 어울려 온 박OO, 김OO 길잡이가 마지막 인사를 나눴습니다. 그들의 이야기에는 지원사업의 매 순간들이 그들의 20대에 어떻게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는지 잘 담겨 있었습니다. 그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언젠가 다시 볼 날을 고대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어서 종결 장학생들을 대표해 김OO 장학생이 지난 2년간 자신이 경험했던 장학 생활을 나눠주었습니다. 지원사업 덕분에 많은 것을 도전할 수 있었던 시간으로 기억한다고 말하며 ‘제주 한달살이’와 ‘작은 변화 프로젝트팀’ 이야기를 나누고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그렇게 우리 공동체는 자연스럽게 새로운 만남의 시간과 이별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제 비록 함께 활동하지는 않지만 늘 응원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홈커밍데이는 점점 무르익어 ‘2022 돌아보기’ 순서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말들을 적어 종이비행기로 날리는 순서였습니다.
‘나는 OO 자격증을 따고 싶었어. 이번 연도에 그것도 해야 하는데.’
‘우리 드림 프로젝트팀 정말 최고예요. 책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수고했습니다.’
‘나 2022년 동안 이러한 활동을 했다. 생각보다 많이 했군.’
‘아름다운재단과 리커버리 센터 선생님, 모두 감사합니다.’
아쉬움, 감사함, 대견함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날려 보낸 종이비행기 안의 말들을 보니 ‘모두 열심히 살고 있구나’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종이비행기가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응원해준 이들도 떠올랐습니다. “가난하고 부모 없는 아이들이 배울 기회만이라도 얻도록 돕고 싶다.”라는 김군자 할머니의 뜻으로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진 응원의 바람이 느껴져 감사했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페이스메이커 팀’, ‘나눔 팀’, ‘드림 프로젝트Ⅲ 팀’, ‘줍줍여행 팀’, ‘잇다: 따뜻함을 나누다 팀’, ‘그해 우리는 팀’, ‘슬기로운 문화생활 팀’ 등 총 7개의 작은 변화 프로젝트팀의 1년간 활동 내용이 담긴 영상이 마지막으로 상영되었습니다. 많은 것들을 도전하는 시간이었고 다채로운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회였습니다. ‘보호 종료 아동’이란 공통점 아래 만나 많은 걸 해낸 우리는 보이지 않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홈커밍데이 시간이었습니다.
– Q. 아름다운재단 사업이란?
A. 가족이죠. 우리는 가족이니까요 –
작은 변화 프로젝트 활동 영상 中
매년 홈커밍데이에서 이루어지는 정리와 기록 작업은 새로운 시작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삶에서 만들어낸 작은 변화를 목도하는 시간이기도 하고요. 변화란 익숙하고 추상적인 단어지만 한편 삶을 만드는 거대한 단어이기도 합니다. 혹여나 지금 당장 잘 보이지 않더라도 우리는 변화를 실천하고 이루어내고 있음을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그렇게 시나브로 변화하며 모두가 올 한 해를 잘 마무리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새로운 해에 다시 웃으면서 만나길 기대합니다.
글: 길잡이 김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