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은 시민모임, 풀뿌리단체, 시민사회단체의 공익활동을 지원합니다. 성패를 넘어 시범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함으로써 공익활동의 다양성 확대를 꾀합니다. ‘2022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 참여한 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유해물질 퇴출 활동을 전해드립니다. |
수은, 들어보셨나요?
요즈음 우리나라에서는 듣기 어려운 이름입니다. 아마도 미나마타병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수은은 미나마타병을 일으켰던 대표적인 환경오염물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문송면 군이 협성기공이라는 공장에서 온도계와 혈압계 등을 만드는 일을 하다가 수은에 급성 중독되어 1년 만에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또 2015년 광주에서 전구를 생산하던 공장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배관에 들어 있던 수은이 쏟아져 20여명의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수은 중독이 나타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것 이외에는 그간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만한 큰 사건이 없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은이 거의 대부분 퇴출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시아에서는 아직도 수은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것도 여성들이 자주 사용하는 화장품에 수은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믿겨지시나요? 수은이 함유된 미백화장품들이 불법적으로 수입·유통되고 있어 이를 사용하는 여성들에게 심각한 건강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이 오늘의 문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성들이 수은이 함유된 화장품을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건강영향으로 피부의 발진, 변색, 그리고 상처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박테리아와 곰팡이 등에 대한 피부의 저항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신장의 손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건강영향이 나타날 수 있습니 다. 신경계통에도 영향을 미쳐서 분노 및 우울과 같은 정신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말초신경증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위험한 물질이 미백효과가 좋다는 이유로 여성들의 화장품에 다량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수은이 함유된 미백화장품을 사용함으로써 여성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아시아 화장품 시장이 위험합니다.
우리는 아시아에 불법 유통되고 있는 수은이 함유된 미백화장품의 실제 현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아시아의 NGO들과 네트워크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유해물질 추방을 위한 국제 네트워크(International Pollutants Elimination Network; IPEN)의 동남아시아 지부(South East Asia; SEA)와 남아시아 지부(South Asia; SA)와 함께 6개국에서 7개 조직 네트워크를 조직했습니다.
본 사업에 참여한 NGO에서 각 국가별로 판매되는 대표적인(판매량 및 선호도 기준) 미백화장품과 마스카라 화장품을 샘플링해서(국가별 20개 제품 배정, 총 219개 제품을 수형 후 수은 함량을 분석함) 수은이 함유되어 있는지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각국에서 샘플링된 미백화장품들은 노동환겅건강소에 보내졌고 수은이 함유되어 있는지 여부는 순천향대학교 환경보건학과의 박정임 연구팀이 분석했습니다. 수은 함유 여부를 분석한 결과 55개 제품(25%)에서 한국의 화장품 내 수은 함량 기준(1 ppm)을 초과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마스카라에서는 기준을 초과하는 샘플이 없었습니다.
수은이 함유된 미백화장품을 가장 많이 제조하고 수출하고 있는 나라는 파키스탄과 중국, 그리고 태국과 같은 나라들이었습니다. 이런 나라들에서 제조된 수은 함유 미백화장품들이 불법적으로 이웃 아시아 국가들에 수입되고 있고 이를 사용하는 아시아 여성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미백보다 건강이 백배 우선
수은이 함유된 미백 화장품은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아시아 NGO 참여자들이 공통으로 주장하는 것은 자신 본연의 피부를 사랑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미백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의 건강입니다. 우리 자신이 건강할 때,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아시아 시장에서 수은이 함유된 화장품을 퇴출시키는 것이 이번 사업의 목표 중 하나입니다.
수은을 퇴출시키는 것에서부터 궁극적으로는 안전한 화장품을 만드는 것에 이를 수 있도록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아시아의 NGO 활동가들과 함께 계속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글, 사진 : 노동환경건강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