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은 시민모임, 풀뿌리단체, 시민사회단체의 공익활동을 지원합니다. 성패를 넘어 시범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함으로써 공익활동의 다양성 확대를 꾀합니다. ‘2022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 참여한 <청각장애인들의 공감과 소통>의 청각장애 언론 활동을 전해드립니다. |
변화하는 청각장애 사회 이슈를 알리는 청각장애 언론, 이어뉴스
‘청각장애인들의 공감과 소통’은 변화하는 청각장애 사회를 바라보며, 청각장애 복지제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청각장애 사회 이슈를 알리기 위해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어뉴스’를 지난 8월 창간했다. 국내 언론사는 23,719개에 달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언론사가 창간되고 있다. 하지만 이 많은 언론사 중에서도 청각장애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언론사는 없다. 2018년 ‘한국청각신문’ 월간지가 발행된 적은 있으나, 이제는 폐간되었는지 그 흔적조차 사라졌다.
매년 약 1만여 명이 청각장애 진단을 받으며, 청각장애 인구는 434,813명에 달해 장애 유형 중 두 번째로 많다. 특히 65세 이상 청각장애인은 무려 80%에 달한다. 그에 반해 18세 이하 아동은 고작 1%이다. 극심한 세대차에 따른 청각장애 복지는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표적으로 보청기 구입비를 지원하여 보청기를 착용하거나, 수어통역센터를 통해 통역서비스를 제공하면 의사소통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단편적인 생각으로 지원한다.
청각장애 복지정책 불균형
보청기는 소리는 증폭시켜 주는 보조기기로 보청기를 착용하더라도 청력이 회복되지 않으며, 청각장애인의 97%는 수어를 주 의사소통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17개 시‧도에서 202개의 수어통역센터가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지만, 수어를 모르면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또한 개인이 통역을 신청할 경우 1시간 기준 최소 5만원부터 최대 50만원의 비용이 발생하여 개인에게는 부담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다행히 방송, 행사 및 교육 등 다양한 환경에서 수어통역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지금까지 제공하고, 2018년부터 지상파 방송에서 자막이 100%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자막의 정확도가 떨어지거나 속도가 느린 문제점이 종종 발생한다. 또한 지역사회 행사나 교육, 구직 등 다양한 상황에서 청각장애인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앗, 청각장애인이시군요. 수화 사용하시지 않으세요?”
청각장애인은 농(Deaf)과 난청(hard of hearing)으로 구분된다. 그러나 2016년 한국수화언어법이 제정되면서 ‘농인’은 청각장애를 가진 사람으로서 농문화 속에서 한국수어를 일상어로 사용하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난청인’은 법적 정의가 없다. 이처럼 미디어나 사회에서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을 많이 접하는 만큼 수어통역은 의무가 되어 자리를 잡았으나, 수어를 모르거나 사용하지 않는 청각장애인과 미등록 난청인에게는 의사소통 지원 체계는 별도로 갖추고 있지 못하다.
청각보조기기 기술의 발전으로 청각장애인에게도 질적인 삶을 살아갈 기회가 열렸다. 보청기로 효과를 보지 못하더라도 인공와우 수술을 통해 더욱 잘 들을 수 있거나, 부족한 상황에서는 음성을 자막으로 변환해 주는 STT(Speech to Text) 기술까지 의사소통의 기회가 확장되고 있다. 또한 AI를 활용하여 수어 인식을 하는 등 기술까지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이 너무 앞서다 보니 실제로 청각장애인의 편의보다 새로운 기술에 주목하는 실정이다. 모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는 청각장애 학생에게 의사소통 편의를 제공하는데 전문인력과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실시간 자막을 지원하는 태블릿PC를 지급하였다. 선생님의 말씀이 잘 전달될까? 청각장애 학생은 한 두 번은 신기해하면서 이용하지만, 낮은 인식률로 태블릿PC를 사용하지 않아 수업을 따라가는데 어려움을 호소하게 된다. 하지만 기기를 보급했기 때문에 후속 지원은 없다.
잘 알려지지 않은 청각장애 소식을 전하는 ‘이어뉴스’
“난청으로 인해 말귀를 잘 못 알아듣게 되었죠. 이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고민입니다.”
어려서는 어떠한 지원이 필요한지, 지원을 받지 못하더라도 그저 버티면 되지만, 청년이 되어서 고충을 토로하기 시작하면 늦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많은 사람이 공감해 주지만, 정책의 변화는 없다. 예산이 없어서일까? 하지만 상대적으로 청각장애 복지정책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복지 예산으로 청각장애인을 위해 책정되어 있고, 어떻게 지원되고 있는지 살펴보면 정말 다양하다. 하지만 찾을수록 개인에게 지원되는 정책은 멀리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게 ‘이어뉴스’는 탄생했다. 청각장애인의 세대 현황에 따른 극심한 차이에서 나오는 이슈와 농인과 난청인에 대한 정체성 문제, 수어통역과 문자통역 의사소통 방법, 청각장애 복지정책의 흐름 등을 조사할 수 있도록 2022년은 청각장애 언론/칼럼니스트를 양성하여 과거와 현재, 미래를 기록한다.
2023년에는 청각장애인 당사자와 청각장애 자녀를 둔 부모,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시민기자가 되어, 이슈를 보도하는 공간이 되어 청각장애인의 더 나은 삶과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사회가 함께 변화할 수 있도록 청각장애인의 세상과 이야기를 연재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