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물꼬 지원사업>은 시민들이 복잡하게 얽힌 사회문제를 스스로 탐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아이디어를 나누고, 그 과정에서 지속 가능한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활동을 지원합니다. <2024 변화의물꼬 지원사업> 1단계인 ‘물꼬트기’에서는 총 16개 프로젝트를 지원하였으며, 그 중 7개 프로젝트는 2단계인 ‘항해하기’에서 연속 지원을 받았습니다. 1년 동안 ‘물꼬트기’와 ‘항해하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7개 프로젝트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고졸 청년의 안정 사회 진입 지원센터 |
우리는 ‘당근바게트’입니다🥕🥖
당근바게트는 나고 자란 부산에서 만나 지역에서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서로 지지하며, 1인 가구 청년들과 지역의 청년들에게 건강한 삶과 경험을 지원하는 비영리법인 단체입니다. 당근바게트와 함께한 지역의 청년 모두가 각자의 치열한 삶 속에서 발견될 필요성과 문제들을 공유하고 서로 지지하며, 해결할 수 있는 사회 속 또 다른 작은 울타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단체가 되는 것을 목표로 당근바게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당근바게트는 2024년 5월부터 2025년 3월까지 부산 지역의 고졸 취업 청년들이 사회에서 실제 겪고 있는 어려움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주목했습니다. 이번 아름다운재단 변화의물꼬 지원사업을 통해 part.1 고졸로 살아가도 괜찮을까?, part.2 고졸 청년의 안정 사회 진입 지원센터를 기획해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1단계 물꼬트기에서 만난 청년의 근무 현장
고졸 청년 “어디 가서 이야기할 때도 없다”
1단계 물꼬트기에서는 고졸청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고졸로 사회에 나와 10년 동안 혼자 힘든 고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시간을 보낸 제가, 3개월 간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많은 위로와 응원을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물꼬트기를 진행한 기간 동안 학교를 졸업하고 오랜만에 연락이 닿아 그동안의 안부를 물어봤던 친구들도 있었고, 이제 막 학교에서 사회로 진출하려는 후배들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선배들에게도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기대보다 많은 이야기와 경험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전화나 zoom을 통한 비대면 인터뷰로 물꼬트기를 진행한다면 형식적인 이야기가 오고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서 실제로 어떤 환경에서 사회생활을 하고 있고, 어떤 사람들과 지내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업무를 하는지 공감하기 위해 직접 약속을 잡고 치열한 현장 속에 함께 했습니다. 요즘 불경기를 맞아 부산과 울산, 창원 등에서 일용직을 하는 친구와는 함께 일을 하며,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이야기를 담았고, 지역에서 자영업을 하는 선배를 소개 받아 가게에서 하루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며, 선배의 삶을 듣고 담았습니다. 틈을 내어 만남을 정하고 직접 같이 많은 일을 하다 보니 무더운 여름에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어려웠지만 경험해 보지 못했던 다양한 사회 분야를 경험하고, 고졸 취업자들의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담으며 공감할 수 있어서 뜻 깊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하루 동안 가까이 직접 만나고 함께 일을 해보면서 안타까웠던 순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잘 지내고 있을 거라는 동기들과 선배, 후배들이 알고 보니 4대 보험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해 다쳐도 보호를 받지 못하는 직장에서 노동을 많이 이어가고 있었고, 일부는 학력에 대한 위축감을 느끼며 본인이 아니라 대졸자인 타인이나 사회에 진출했을 때 처음 만났던 사람의 결정에 많이 의지하여, 본인 주체의 삶이 아니라 타인에 의하며, 위험하다고 느껴지는 생활이나 음지의 직업을 갖고 있었습니다.
물꼬트기에서 만난 많은 대상자들은 공통으로 “다양한 인간관계를 갖추고 있지 못해서 어디 가서 이야기할 때도 없다”는 점을 많이 강조하였습니다. 학창 시절에 취득하고 배웠던 기술 자격증에 관련된 업무가 자신의 성향에 맞지 않다고 스스로 느끼고 있지만 직업군에 대한 좁은 인식과 적은 경험으로, 다른 직업에 대한 도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터뷰 대상들의 상황들을 마주했을 때는 저 또한 직장생활을 하며 겪었던 경험이라 안타까움을 많이 느꼈습니다.

2단계 항해하기 프로젝트 계획
2단계 항해하기는 물꼬트기 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했고, 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했던 여정이었습니다. “고졸로 살아가도 괜찮을까?”라는 고민으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함께 하는 청년들과 그들의 이야기가 조금씩 늘어나면서, 고졸 취업 청년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며 다양한 청년들이 각자의 해답을 찾아가고, 도움을 받아 갈 수 있었습니다.
지역에서의 인식 변화도 목표했는데요, 우리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접한 부산 MBC라디오 시민세상 시사교양 프로그램과 부산 KBS 부산의 오늘에서 초청을 받아 당근바게트가 풀어가고 있는 고졸 취업청년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당근바게트 라디오 출연

2단계 항해하기 중, 성공사례 강연 “산업기능요원에서 기능장까지”

2단계 항해하기 중, “4대보험 가입의 중요성 및 올바른 금융제도 활용” 강연

2단계 항해하기 중, “진로탐색 상담소”
늘 새로운 배움과 경험에 대한 도전이 열려있길
총 10개월 간의 여정을 걸어오면서 점점 고민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털어놓기 힘들었던 고민을 변화의물꼬라는 프로젝트를 명분으로 앞세우니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고, 화답이라도 하듯 같은 고민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물밀듯이 들어왔습니다. 단순하게 파악한 400만이라는 고졸 취업 청년 통계 수치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더 신중하게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아직 사회에 나오지 않은 학생들과 더 오랜 시간 고민을 안고 살고 있는 중년들이 있었으니, 통계에 파악되지 않은 더 많은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고졸로 살아가도 괜찮을까?”라는 질문은 고졸 취업을 후회하고 대학 진학을 권장하는 질문이 아닙니다. 그저 생계를 먼저 생각하며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온 사람들에게 잊고 있던 진학에 대한 열망과 또 다른 꿈이 있었는지 돌아보고, 누구보다 사회에 빨리 진출하여 젊은 나이에 많은 것을 이룬 그들에게 한숨 돌리며, 걸어온 길을 되뇌어 보게 하고 싶었습니다.

2024 변화의물꼬 2단계 항해하기 마무리 (사진 / 임다윤)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면, 각자의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추구하고 목표하는 삶이 다르고 경험이 다르기에 정답은 없습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는 예전처럼 대학을 간다고 해서 취업이 보장되지 않고, 고졸로 살아간다고 해서 사회에 뒤처지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직업과 진로에 따라 쌓아야 하는 최소한의 학력과 경력에 대한 필요성은 변하지 않기에 당장의 진학이 아니더라도 늘 새로운 배움과 경험에 대한 도전이 열려있길 바랍니다.
글 / 최민우(당근바게트)
사진 / 최민우, 임다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