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청년’하면 떠오르는 것들을 적어보세요. 형용사든, 명사든 많을수록 좋아요. 저는 ‘만남’, ‘체력’, ‘전세’, ‘여행’ 등을 적었는데 여러분은 어때요? 아마 다를 거예요. 
 
‘청년’하면 발랄하고, 건강한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실제로 다 그렇진 않아요. MZ 세대라는 일관된 이미지로도 묶을 수 없고요. 그럼에도 청년들은 종종 ‘젊고 건강하고 뭐든 할 수 있는 나이’라는 정형화된 이미지 하나로 취급당하는 때가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청년이라는 외피를 걷어내고 보면 다양한 청년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생활하는 장소, 가족의 모습도 다르고, 아픈 청년도 있고 아픈 누군가를 돌보는 청년도 있죠. 오늘은 청년이라는 이름표 너머의 삶에 귀 기울인 사람들을 만나봤습니다. 세상의 여러 시선에 가려져있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고, 전하는 사람들인데요. 우리가 떠올리는 청년의 모습이 다양해질수록, 더 많은 청년들이 자신의 존재를 숨기며 살지 않아도 되는, 홀로 아파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될 거예요. 
 
청년의 마음과 삶을 누구보다 잘 아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청소년부모의 주거를 지원하는 ‘킹메이커’의 송연화 활동가, 대학 비진학청년을 지원하는 ‘다다다협동조합’의 조만성 대표를 통해 청년을 둘러싼 사회 현실과 변화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킹메이커 송연화 활동가🙆‍♀️
청소년부모 지원 활동을 시작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저는 청소년부모로 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는데요. 출산, 육아 과정에서 청소년부모를 지원하는 킹메이커 대표님을 만나게 됐어요. 취업성공패키지로 포토샵 학원을 다니고, 자격증을 취득했을 때였는데 대표님이 함께 일해보자고 제안해 주셨죠. 제 손으로 돈을 벌어본 경험이 많지 않은데다 아이를 키우고 있으니 일을 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상황을 배려해주셔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활동가님이 주로 만나는 청소년부모들의 사회적 현실은 어떠한가요?
주변에 한부모로 살면서 학교도 다니고 육아도 하는 엄마들이 많습니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내려니 시간이 부족하고, 시간이 없다보니 취업까지 이어지기도 어려워요. 아이가 아프면 출근이 어려운 상황이 생기기도 할 텐데 모든 조건을 배려해주는 직장이 많지 않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기초생활수급비가 계속 나오지 않기 때문에 생계 문제도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아요.
 
청소년부모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어떠한가요? 나아가 사회가 이들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사회적인 시선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이 엄청난 책임감을 요하는 일이라 저도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끝까지 책임지고 키워가기로 선택한만큼 청소년부모들도 아이와 함께 성장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를 낳기로 결심하고, 양육하는 청년들을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시면 좋겠습니다.
 
활동가님이 청년으로서 체감하고 있는 사회의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또 사회변화를 위해 앞으로 염두하고 있는 활동 방향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2022년에는 청소년 한부모에게만 지원되던 양육비가 청소년부모에게 확대 지원되었어요. 충분한 변화는 아닐 수 있지만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킹메이커에서 지원한 청소년부모들 중에서 전세나 자가 등 더 나은 집으로 주거자립한 친구들도 102명에 달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청소년부모들이 자립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저도 적극적으로 일하려 합니다.
다다다협동조합 조만성 대표🙆‍♂️
다다다협동조합을 시작하시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비진학청년들이 살 수 있는 집이 너무 부족했어요. 작은 인권운동 단체에서 자원활동을 하던 당시 대학생도 아니고, 4대보험 가입한 직장인도 아니어서 공공임대주택, 전세자금대출 같은 청년 주거사업들을 사실상 활용할 수 없었죠. 저뿐만 아니라 주거, 자립을 고민하는 비진학청년 동료들이 주변에 있었고,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으니 직접 만들어 보자는 마음으로 팀원들과 ‘대학 비진학자를 위한 사회주택’ 사업을 준비해서 다다다협동조합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대표님이 주로 만나는 대학 비진학청년들의 사회적 현실은 어떠한가요?
사회적인 지원과 지지를 접하기 어려운거 같아요. 대학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진로도 고민 할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지원이 있지만 비진학청년들은 ‘바로 취업해서 자립해라’ 같은 압박을 느끼게 되는거 같아요. 취업과 자립에 대한 지원도 매우 제한적이거나, 찾아보기 힘들고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현실이죠. 그러다 보니 하고 싶은 일 또는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어려워하는 경우도 많고, 하고 싶은 일을 찾더라도 월세와 생활비 부담에 포기하거나 주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학 비진학청년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어떠한가요? 나아가 사회가 이들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아직은 비진학청년들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경우가 많은거 같습니다. 그러나 그 걱정은 비진학청년과 다다다협동조합에 대한 연대와 지지로 연결되면 좋겠어요. 대학 밖에도 다양한 프로그램과 커뮤니티가 있다면, 누구에게나 ‘내 몸 하나 뉘일 곳’이 마련된다면 덜 걱정스럽지 않을까요? 비진학도, 대학진학도 다양한 선택 중 하나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비진학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는 제도들을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대학 비진학청년들을 위해 바뀌고 있는 사회적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또 이러한 변화를 위해 앞으로 염두하고 있는 활동 방향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공공임대주택, 사회주택 입주유형이 대학생 외에도 청년예술가, 자립준비청년, 프리랜서 노동자 등 다양해지고 있는 점을 보면 사회는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체감하게 됩니다. 비진학청년을 위한 공공임대주택도 곧 만들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커지고요. 다다다협동조합도 안정적 주거를 기반으로 사회적 관계망을 확장해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주택이 다양한 비진학청년들에게 연결될 수 있도록 동행 및 지원할 예정입니다.
 
 
‘남들과 다른 까닭에 설명할 게 많은 인생은 피곤했다. 자세히 설명한다고 더 환영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간을 들여 설명하는 일은 분명 손해였다.’
 
소설 ‘완벽이 온다’의 문장입니다. 이야기는 그룹홈에서 자란 자립준비청년들이 사회로 나오며 전개됩니다. 거주지도, 양육자도 달랐던 청년들은 다름이 약점이자 결점이 되는 사회에서 서로의 불완전함을 안아주며 가족이 되어갑니다. 부서지고, 깨어지더라도 한 번 더 믿어보기로 한 그 마음 안에서 관계를 회복해 나가죠.
 
‘완벽이 온다’로 제2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대상을 받은 이지애 작가는 미술치료사로 일하며 틈틈이 청년들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어요.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누구보다 진한 위로를 건네준 이지애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후후레터가 이지애 작가의 책 ‘완벽이 온다’를 함께 읽고 싶은 마음을 담아 이벤트를 준비했어요. 퀴즈에 참여해 주신 분들 중 10분을 추첨해 친필 서명이 담긴 책 ‘완벽이 온다’를 보내드릴게요! 우리는 다음 후후레터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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