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직접 가서 기부해도 될까요?” 이주형 기부자가 아름다운재단에 방문해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 많은 기부자가 온라인이나 무통장 계좌이체를 택하기에 그의 방문은 더욱 궁금했고, 설레었다. 아름다운재단에서 만난 그는 선한 미소가 인상적인 청년이었다. 특별한 사연이 있는 기부금이기에 직접 만나 전달하고 싶었다는 이주형 기부자.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할머니가 주신 용돈이 기부의 시작이었죠.

이주형 기부자가 아름다운재단에 일시 기부를 하게 된 것은 ‘할머니의 용돈’ 때문이었다. 10년째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계신 고령의 할머니가 내어주신 쌈짓돈을 받는 순간 ‘이 돈은 허투루 쓰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는 편찮으신 상황에서도 만날 때마다 뭐든 주고 싶어 하세요. 항상 본인보다 자식과 손주 걱정을 하시고요. 그 마음을 알아서인지 용돈을 받았을 때, 어떻게 하면 더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내 마음도 행복하고, 할머니도 좋아하실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기부해야겠다는 결론에 다다랐어요.”

이주형 기부자는 할머니가 주신 용돈에 제대 후 공사장에서 일해 번 돈으로 주식투자를 해 거둔 이익을 모아 기부금을 만들었다. 다음 여정은 적당한 기부처를 찾는 것이었다. 할머니처럼 몸이 편찮으신 노인들을 보호하고 도와주는 사업과 평소 관심이 있던 보호종료아동 지원사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부처를 찾았다.

“아름다운재단에 재가노인 방문의료 지원사업과 보호종료아동 지원사업이 있더라고요. 홈페이지를 꼼꼼하게 살펴봤죠. 거동이 불편한 홀로 거주하는 어르신들을 직접 방문해 일상과 건강을 살피는 방문의료 지원사업과 보호종료아동이 온전히 독립할 수 있도록 하는 열여덟어른 캠페인이 마음에 와닿았어요. 기부영역의 취지가 저와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게 마음에 들어서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게 됐어요.”

 

‘나만 이렇게 편안해도 되는 걸까?’ 그 의문이 나눔으로 이어졌어요.

아름다운재단에 직접 방문해 기부금을 전달한 날은 이주형 기부자의 생일이기도 했다. 특별한 의미가 담긴 기부금을, 태어난 날에 전하게 되어 더욱 의미 있었다는 그는 이번 기부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웃어 보였다.

“부모님께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놀라시더라고요. 2년 전부터 보호종료아동 지원사업에 기부하고 계셨던 거예요. 사실 기부를 하고 있는 건 알았지만 아름다운재단인지는 몰랐었거든요. 부모님과 마음이 통했구나 싶어서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했습니다.”

이주형 기부자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일상적으로 기부와 나눔을 실천하는 것을 모습을 보고 자랐다. 돈이란 함부로 쓰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게 쓰는 게 중요하다는 부모님의 기부 철학은 그의 생각을 넓고 깊게 만들어 주었다.

“저는 불화 없는 가정에서 태어나 부족함 없이 자란 편이에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수 있었고, 부모님이 늘 지지해 주셨죠. 어느 날 의문이 들더라고요. 나만 이렇게 편안하고 자유롭게 지내도 되는 걸까? 그렇지 못한 환경에 놓인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을까? 라고 말이죠.”

 

누구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세상을 꿈꿔요.

그 의문은 이주형 기부자를 움직이게 했다. 중학교 때부터 봉사활동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장애인직업재활원, 노인복지관, 중도입국청소년복지센터, 청소년 쉼터 등 다양한 사회취약계층을 돕는 일을 꾸준히 이어 왔다. 현재 그는 서울시립대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다.

“사실 어릴 때는 봉사활동을 따라다니는 정도였던 것 같아요. 그러다 남을 돕는 일이 제 마음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걸 깨달았고, 점점 진심이 되었어요. 내가 옳은 방향으로 잘살고 있고, 그 방향대로 계속 나아가고 싶더라고요. 사회 불평등을 해소하는 일에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싶어요.”

이주형 기부자는 졸업 후 사회복지사로 활동할 계획이다. 성실하게 경력을 쌓으며 훗날 선한 영향력을 넓게 펼칠 수 있는 재단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많은 이들이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자유를 박탈당하지 않도록 돕고 싶기 때문이다.

“인간은 모두 자유로울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것을 추구할 수도 있고, 하기 싫은 것을 거부할 권리도 있고요. 처한 환경이 어렵다고 자유를 박탈당하지 않도록 힘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어요. 아름다운재단에 직접 방문해 보니 그 꿈이 더 확고해지네요. 앞으로도 길잡이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을 더해주고 곱해주는 나눔의 힘을 믿어요.

이주형 기부자는 ‘나눔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행복 곱하기’라고 대답했다. 나눔을 받는 사람뿐 아니라, 하는 사람까지 ‘모두가 몇 배로 행복한 일’이라는 것이다. 동참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이 세상의 온기를 곱하기로 불어넣고, 세상은 살 만한 곳이라 느끼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이주형 기부자가 생각하는 나눔의 힘이다.

“기부와 나눔에는 많고 적음이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동참하겠다는 마음만 있다면 금액이 얼마든 기쁨과 행복이 금세 몇 배로 커지니까요. 기부와 나눔에 마음이 있는데 망설이고 있는 분이 있다면, 곱하기가 되는 기부의 힘을 믿고 실천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마음의 온기를 나누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이주형 기부자. 어릴 때부터 끊임없이 누군가를 돕고 나누며 선한 영향력을 꾸준히 키워온 그의 꿈이 이루어질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글: 김유진 작가
사진: 임다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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