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복잡해질수록 우리 사회의 의제들도 다양해집니다. 그에 발맞춰 공익활동 또한 새로운 영역에서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아름다운재단은 신생 공익단체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21년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에 선정된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이 지원 1년차 활동을 전해주셨어요!

안녕하세요.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입니다.

온은 청소년이 이 사회 시민으로서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고 존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살고 싶은 집에서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집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기본이자 삶의 시작점이 되어야 하고 청소년도 예외일 순 없죠. 그렇기에 온은 탈가정 청소년에게 돌아갈 수 없는 원가정이나 시설로 가라고 강요하는 국가, 청소년을 권리를 가진 주체가 아닌 미성숙한 존재로 바라보는 사회에 딴지를 걸며 ‘청소년에게 집다운 집 내놔라’ 외치고 있습니다.

청소년 주거권이라는 의제를 발굴하고 청소년의 주거불안을 사회에 알리는 활동을 하던 연대체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는 2022년 아름다운재단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을 만나 온(ON)이라는 이름을 달고 단체가 되었습니다. 현재 청소년지원현장, 인권단체, 법률활동가, 청소년 등 17개 단체와 개인회원들이 함께 모여 청소년 주거권 운동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사격을 받은 지난 1년 온은 다양한 시도들을 해 볼 수 있었습니다.

창립식 l 제공 :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온

창립식 l 제공 :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모두가 집이 필요합니다. 청소년도 마찬가지에요.

상반기에는 거리상담을 통해 청소년을 만나 주거고민을 듣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온의 네트워크 기관인 부천시일시청소년쉼터 별사탕은 매주 금요일 저녁 부천역에서 탈가정 청소년을 만나 상담과 식사제공, 생필품 지원 등을 하는 거리 아웃리치를 하고 있는데요. 온의 활동가들도 4월부터 6월까지 매주 금요일 별사탕 아웃리치에 동참해 청소년을 만났습니다. 요즘 청소년의 주거고민은 무엇인지, 필요한 제도는 무엇인지 그리고 주거권이라는 주제로 어떻게 말걸기를 해볼 수 있을지 고민하며 찾아간 거리에서 청소년분들의 환대를 받으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청소년과 함께 ‘집’에 대한 다양한 고민들을 나누며 사실상 탈가정 청소년이 활용할 수 있는 주거지원 제도가 없다는 현실에 분개하는 한편, 그렇기에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왜 주거가 권리인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별사탕x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연합 아웃리치 l 제공 :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별사탕x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연합 아웃리치 l 제공 :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온은 청소년의 목소리가 더 사회에 잘 전달되고, 청소년 주거권 보장을 위한 정책과 제도들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탈가정 청소년의 주거불안과 요구를 더욱 면밀히 들여다보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하반기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진행하는 <가정 밖 청소년 주거권 등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참여했습니다. 43명의 탈가정 청소년을 인터뷰하며 탈가정 청소년 지원정책의 사각지대를 확인할 수 있었고 권리 중심의 지원체계의 확립이 절실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본 연구가 정책 제안에 필요한 중요한 참고자료가 되길 바라며 온은 이후 국가인권위원회를 통해 실효성 있는 정책권고안이 나오고 시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나가려고 합니다. 더불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청소년과 현장실무자, 연구 및 정책전문가들을 모아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주거권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과 대안적 주거, 돌봄을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보고자 합니다.

청소년주거권 수다회, ‘모두에게’로 만나다

연극 모두에게 l 제공 :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온

연극 모두에게 l 제공 :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2023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던 연극 <모두에게>는 온에게 아주 특별한 도전이었습니다. 2019년도부터 청소년 주거권 수다회라는 자리를 통해 탈가정 청소년분들과 나눴던 이야기가 연극이라는 매개체로 대중을 만난 것인데요. 토론회나 간담회 같은 자리에서는 다 전할 수 없었던 청소년의 이야기가 생생히 눈앞에서 재현되며 ‘청소년 탈시설’이라는 낯선 이야기가 많은 분들에게 가닿았던 자리로 기억됩니다. 시설과 거리를 오가며 결국은 자신만의 보금자리를 만들어가는 ‘모두’를 통해 모-두는 탈가정 청소년의 삶에 접속되고 연결되었습니다. 2024년에는 연극<모두에게>에는 다 담을 수 없었던 청소년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수다회 자료집과 대본집으로 엮어 대중을 만날 계획입니다.

청소년 주거권을 ON하다

주거권x빈곤철폐대행진 l 제공 :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주거권x빈곤철폐대행진 참여 사진 l 제공 :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한편, 실질적인 주거대안을 만드는 활동을 해나가려고 여러 시도들을 해보고 있습니다. 주거지원을 하고 있는 단체들과 만나 간담회를 진행하고, 주거모델을 고민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2024년에는 온에서 가정과 시설 밖에서 살아가며 주거에 대한 고민이 있는 탈가정 청소년을 만나 주거상담과 지원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보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청소년의 권익보호와 보다 실질적인 주거모델을 구상하고 제안해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이후를 계획 중에 있습니다.

‘청소년도 스스로 누구와 어디서 살지 결정할 수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나다움’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집과 삶을 위한 지원이 보장되어야 한다.’ 아직은 멀게만 느껴지는 이야기가 현실이 되기를 바라며 청소년 주거권 운동에 거침없이 뛰어들어 준 청소년과 연대 단체들, 활동가, 후원인 분들이 있어 2024년이 더욱 기대됩니다. 그리고 2023년 2월 창립식을 시작으로 온이 이렇게 달려올 수 있도록 함께 애써주신 아름다운재단에 감사를 전합니다. 모두의 주거권이 실현되는 그날까지 든든한 연대로 함께해요!

글 | 사진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로고 이미지로 주황색으로 사람이 캐리어를 끌고 집이 그려진 깃발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 두 다리 아래에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라는 단체명이 적혀있다.청소년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과 혐오에 반대하며, 청소년이 안전하고 존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청소년주거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드는 활동을 합니다. 주거위기를 겪는 청소년에게 시설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는 차별과 불평등에 맞서, 시설중심사회와 시설 밖에서도 청소년에게 시설화된 삶을 강요하는 사회를 바꾸는 탈시설 운동을 청소년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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