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을 통해 성폭력반대네트워크는 <소소한 조력자 되기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워크숍을 통해 방관자 개입 요령을 살피고,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 영상으로 제작하였습니다. 영상 제작 후기를 전해드립니다.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을 소개합니다

우리가 소개할 사업은 <소소한 조력자 되기 행동요령 워크숍>입니다. 2018년 2월은 한국 연극계에 미투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났던 시기입니다.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이하 성반연)은 연극을 모르는 사람들도 알고 있을 정도로 큰 이슈가 되었던 연희단거리패(대표 김소희)의 예술감독이었던 이윤택연출의 상습적 성폭력 고발, 극단 목화 예술감독 오태석의 성추행 고발이 시작되던 2018년 2월 22일에 출범했습니다. 약 130여명의 연극인들이 안타까움, 슬픔, 절박함의 마음으로 모여 출범한 연대체 성반연의 슬로건은 “피해자와 함께 연대하며 나아가는 수평적인 연극인들의 운동입니다. 성폭력 및 위계에 의한 모든 폭력에 반대하며, 적극적으로 맞서겠습니다.” 였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연극계 한 쪽에서는 ‘안전한 창작환경’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요, 이러한 담론이 막 형성되고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예술인권리보장법)이 막 제정될 무렵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했습니다. 모든 것이 멈추고, 연극도 멈추었습니다. 그리고 안전한 창작환경에 대한 인식은 시계를 거꾸로 돌려 다시 2018년 이전으로 돌아가는 듯 했습니다. 다시 문을 연 공연장과 연습실에는 창작자들과 배우들, 관객들이 돌아왔지만 2018년 이전의 위계폭력과 성추행도 함께 돌아왔습니다. 성반연 SNS 메시지에는 실제로 검찰기소가 된 성범죄 피해 관련 제보나 연대문의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성폭력반대연극인 행동 출범 모임

성폭력반대연극인 행동 출범 모임

분명 폭력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는데 현장에서 폭력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평소 강력하게 자기주장을 하지 않지만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다수의 선한 동료들에 집중해보기로 했습니다. ‘저건 부당한데, 그렇지만 지금 내가 나서는 게 적절할까?’ 마음으로 고민해왔던 순간들, ‘지금 저 선배의 저 칭찬은 왜 미묘하게 기분이 나쁠까?’ 했던 애매한 순간들, ‘내가 나서다 분위기가 나빠지면 어떻게 하지?’ 스스로 망설였던 순간들은 누구에게나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워크숍과 영상제작을 기획했습니다.

방관자 개입 요령 워크숍

한국다양성연구소에는 <방관자 개입요령>이라는 워크숍이 있어요. 한국다양성연구소의 김지학 소장님이 직접 강연을 해주시는데요, 먼저 우리 성반연 멤버들이 워크숍을 들으면서 소장님과 함께 오픈 워크숍을 준비했어요. 연극계 종사자들이 겪을만한 케이스를 수집해 상황극도 만들고 맞춤형 대응방법도 만들어보았습니다. 현장에서 반성폭력 운동을 꾸준히 해온 성반연 멤버들도 막상 혐오나 차별, 폭력에 대응하는 행동이나 말을 실제로 연습해본 적이 별로 없더라고요. 다른 연극인 동료들을 위한 준비워크숍이었지만, 멤버들도 모의훈련을 통해 폭력에 대응하는 스킬 +1, 피해자 조력하는 스킬 +1을 획득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한국다양성연구소 고맙습니다!♥)

방관자 개입 요령 워크숍 활동 중 (feat.한국다양성연구소)

방관자 개입 요령 워크숍 활동 중 (feat.한국다양성연구소)

서울연극센터에서 진행된 오픈워크숍에는 약 30명의 연극인 동료들이 참석했습니다. 장장 4시간의 워크숍이었지만 김지학 소장님의 2시간 강의 + 실전 상황극 워크숍 2시간은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습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배우, 연출, 작가…) 단순한 상황극에도 모두 열정적으로 참여해주셔서 모두들 즐기면서 폭력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스킬을 획득했고, 우리 안에 만연한 위계폭력과 성폭력, 차별과 혐오의 구조를 아주 쉽게 시작해 아주 디테일하게 짚어주신 김지학 소장님의 강의 덕에 많은 것을 새롭게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날 워크숍에는 굿즈도 제공되었는데요, 철필통 <내 목소린 작지만 내 필통은 시끄럽지>입니다.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순간에 실수인 척 필통을 떨어뜨려 시끄러운 소리를 내면서 분위기를 집중시키고 환기하는 아이템입니다.

연극인 동료와 함께한 오픈 워크숍 중에서

연극인 동료와 함께한 오픈 워크숍 중에서

워크숍이 정말 의미있는 시간이었지만, 소소한 조력자가 30명보다는 50명, 100명일 때 더 우리의 창작환경은 안전해질 테니까요, 행동요령을 재미있게 알릴 수 있는 영상도 만들기로 했어요.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영화감독 이나연님(영화사 낭)이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해주시고 성반연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동료배우들이 출연했어요.

모두가 즐겁게 즐기면서 성인지 감수성과 자기방어 동료 보호 행동요령도 익힐 수 있는 시트콤 웹 드라마 <소소한 조력자 되기> 영상인데요, 한 번 보실래요?

영상 제작 과정

영상 제작 과정

안전한 창작환경 만들기_동료편 <소소한 조력자 되기> 캠페인 영상

👉에피소드1 : MBTI 유형별 소소한 조력자 되기

👉에피소드2 : 최종회 뒷풀이 회식

  • 영상을 만든 사람들

제작 :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후원 : 아름다운재단
시나리오, 연출, 편집 : 이나연(영화사 낭)
조감독 : 이하경
촬영 : 양주희, 최고은
음향 : 윤비원
출연 : 이예지, 우연, 백혜경, 박은호, 신지이, 박경구, 박세진, 양동탁Yang DongTak, 양대은, 이강호, 사현명, 양지운, 박형욱
진행 : 김보은, 김보경, 홍예원
장소제공 : 딱지소굴, 맥덕스

글, 사진 |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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