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37 세월호 참사 10주기, 묻을 수 없는 기억🎗️
하루가 다르게 따뜻해진 날씨에 ‘어김없이 봄이 왔다’고 인사를 건네려다 이내 망설였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해 갈수록 봄, 가을이 짧아지는 때에 봄이 오는게 ‘어김없다’고 할 만큼 당연한 일이 맞나 싶어서요. 내년에는, 내후년에는 ‘봄이 왔다’는 말을 꺼낼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복되는 일상,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맞이하기 위해서는 사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봄ˑ가을을 지키기 위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안전수칙을 지키는 지하철 기관사, 사명감으로 일하는 소방관들이 계시기에 마음 편히 일상을 보낼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매일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는 일 뒤에는 약속이나 규칙을 지키는 누군가의 노력이 숨어있는 것이죠.
 
세월호 10주기를 추모하며 지난 3,654일간 애써온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과 활동가, 시민들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규칙을 만들고, 이행을 촉구해왔습니다. 세월호 참사 특별법 제정, 약 8년에 걸쳐 구성된 세 번의 조사위원회, 재난참사피해자연대 조성, 얼마전 문을 연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 개소까지… 누구도 잃어버리고 싶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만들어온 기록입니다.
 
오늘 후후레터는 4.16 세월호 참사로 우리 곁을 떠난 304명의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안전한 사회를 위한 약속을 이어가려 합니다
  
  

세월호 10주기를 추모하며 1,538명의 기부회원님들과 마음을 모았던 기록을 찾아 꺼내왔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은 2014년 한겨레21과 함께 기억0416 캠페인(링크) 진행했어요. 기부회원님들의 마음을 모아 세월호 참사의 사회적 기록을 위한 기록사업, 치유 인프라 구축 및 사회복지사 활동, 참사를 성찰할 수 있는 열린 토론을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잊지 않겠다는 약속, 오래 지켜주겠다는 약속, 곁에 있겠다는 약속을 떠올리며 아름다운재단의 기억저장소를 열어봅니다.

 

2014년, 잊지 않기 위해 남긴 기록들, 온라인 아카이브🔗

아름다운재단은 2014년 세월호 참사의 사회적 기억을 형성하고 유지하기 위한 온라인 아카이브 구축을 지원했어요. 현재 온라인 아카이브에서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이 모은 기록이 차곡차곡 쌓여있습니다.

2018년, 정다혜 양에게 보내는 어머니의 편지 

2015년, 서로의 기억을 나누기 위해 만들었던 기억전시관

세월호 참사 피해자와 가족, 안산 공동체, 지역 주민, 자원봉사자, 시민들이 서로의 기억을 나누고 치유하며 삶을 회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도자기로 만들어진 기억저장함 안에는 희생자 가족들이 보내준 사진, 편지, 유품 등이 놓여있고, 윗 부분에는 작은 조명을 달아 등불처럼 기억전시관을 밝혔습니다.
2015년 6월 20일, 기억저장함에 담긴 짱구캐릭터 열쇠고리와 전하지 못한 도장
2015년 6월 20일, 안산 416기억전시관 설치를 마무리하며

2015년, 1주기 다큐멘터리를 함께 보던 어느 날

세월호 참사 이후 일상을 추적하고 기록하고 보존하기 위한 다큐멘터리 제작을 지원했어요. 다큐멘터리는 2014년 6월 25일, 생존학생 73명의 첫 등교에서 시작해 4번의 계절을 거치는 동안 변해가는 유가족들의 일상을 다룹니다. 

2015년 6월 1일, 세월호 참사 다큐멘터리 중간 시사회 현장

2016년, 2주기를 애도하며 아름다운재단 매니저가 그렸던 304켤레의 신발

기억0416 캠페인이 종료된 후 아름다운재단 매니저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에요. 당시 기록을 그대로 공유합니다.

“이미 많은 신발을 그린 것 같은데 아직 그려야 할 신발이 더 있었죠. 그러니까 너무나도 많은 생명을 이렇게 잃었다는 걸 실감했어요. 신발을 그릴 때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재, 그 삶의 자리를 생각해보니 텅 빈 자리가 느껴졌어요.”

2016년, 아름다운재단 매니저가 그린 일러스트 

2024년, 아직 묻을 수 없는 기억을 짚어가며

4·16 보도사진전 ‘기억은 힘이 세지’에  다녀왔습니다. 10년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니 해를 지날수록 보도 사진 갯수가 현격히 줄어든게 보였어요. 잊지 않겠다는 다짐은 의지없이 불가능하다는걸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통스럽더라도 지난 기록들을 살펴보며 앞으로 어떻게 연대하고 힘을 모을지 함께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2024년 4월 15일, 보도전시전 ‘기억은 힘이 세지’
2024년 4월 15일, 보도전시전 ‘기억은 힘이 세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추모하며 그간의 기록을 나누고, 나아가야 할 지점을 짚어보는 여러 행사와 기획들이 나오고 있어요. 10년이란 시간동안 변하지 않은 것들, 변하지 않도록 지켜야 할 것들, 반드시 바꿔야 할 것들을 천천히 짚어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온라인 기억관에 메시지 남기기│10주기를 추모하는 온라인 기억관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잊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유가족에게 마음을 전해주세요.
 
🎗️기억물품 전시 ‘회억정원’ 방문하기│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며 만든 창작 예술작품 6점과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의 물품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 시민위원 가입│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마음을 다시 모으고 있어요. 시민위원 참여를 통한 기부금은 4.16 세월호 참사 10주기 주요 공익 사업을 운영하는데 사용될 예정입니다.
 
🎗️시사in 기획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의 가족, 진상규명을 위해 힘을 모은 시민… 지난 10년의 이야기를 100명에게 들어봤습니다. 
 
🎗️경향신문 기획 ‘세월호 10년 함께 건너다’│세월호 참사의 책임자들은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 조사 끝에도 밝혀내지 못한 것은 무엇인지, 앞으로 필요한 것들은 무엇인지 다룬 기획기사입니다.
  
4월부터는 아름다운재단의 주요한 소식들을 공유해드립니다. 2023년 한 해동안 만든 변화를 담아 펴낸 연차보고서와 지원사업 공모 등 따끈따끈한 소식을 준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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