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과 8월, 아름다운재단의 기부회원 여섯 분을 만나 여쭤봤습니다, 당신에게 아름다운재단은 무엇인가요? |
“도움을 받아야 하고, 케어를 받아야 하고, 위로를 받아야 할 젊은층이 있는데요. 이들이 조금 더 나은 데서 살고,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생활했으면 해요. 아무에게도 의지할 데 없는 젊은이들에게 지원의 손길이 닿으면 좋겠습니다. 취약한 배경을 가진 젊은이들의 여건이 실질적으로 개선되기를 기원합니다.” – 송미경 기부회원
아름드리나무 한 그루가 중복의 강렬한 햇살을 받으며 초록으로 우거진 교정. 아름다운재단에 6년째 기부를 이어온 교사 송미경 기부회원을 만나러 대전맹학교로 방문했다. 계절학기 실습수업을 마친 후 인터뷰를 위해 귀중한 시간을 낸 송미경 기부회원은 ‘열여덟 어른’ 캠페인 광고를 팟캐스트에서 듣고, ‘내가 찾던 기부처!’라 느껴 아름다운재단에 기부를 시작했다.
쿨하게 사회에 5배로 갚아!
송미경 기부회원은 24살에 실명한 시각장애인이다. 지금은 특수교사로 대전맹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제가 눈이 안 보이게 되고난 이후 학생으로 맹학교에 입학했을 때, 그 당시 여러모로 굉장히 힘들었어요. 어머니는 암으로 투병 중이셨고요. 슈퍼에 가면 라면 한 봉지가 90원 할 때인데 그거 사 먹을 돈도 없었지요, 1987년이었어요. 하루는 취업한 친구가 제게 2만 원을 주러 왔어요. 자존심도 상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제가 안 받겠다고 말은 하면서도 손이 나가는 걸 막을 순 없더라고요. 구차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그랬는데 그때 친구가 정말 쿨하게 하는 말이 ‘나중에 네가 잘 되면 사회에 다섯 배로 갚아!’ 하더라고요. 이 말이 잊히지 않아요. 아마 죽을 때까지 못 잊을 거예요.”
5배, 50배, 500배로 되돌려주는 나눔
친구가 나눠준 ‘나눔의 씨앗’을 품고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하는 송미경 기부회원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떠오른다. 26년간의 교단생활을 회고하며 “참 즐거웠다”고 말하는 송미경 기부회원. 수학여행을 못 가는 학생에게는 여비를 챙겨주고, 복날엔 “기왕이면 맛있는 삼계탕 사 먹고 공부하라”며 식사비를 건네곤 했다. 송미경 기부회원의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의 마음속에 나눔의 씨앗을 심어왔다. 그 씨앗을 품고 사는 인생의 충만함을 가르치고 싶었다.
아름다운재단이기에 믿고 기대합니다
미혼모나 청소년 부모처럼 원가정으로부터도 국가로부터도 도움을 받지 못하고, 편견과 소외된 환경에 머물러 있는 스무 살 안팎 청년들의 삶에 마음이 쓰인다는 송미경 기부회원. 그래서 앞으로도 취약한 배경을 가진 청년들에게 버팀목이 되어주는 사업을 해달라는 당부를 하며, 아름다운재단이기에 믿고 기대한다는 격려의 말을 덧붙인다. 마지막으로 송미경 기부회원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변화를 만들어온 아름다운재단의 활동을 앞으로는 음성 연차보고서로 꼭 확인하겠노라는 약속을 했다.
글: 조승미
사진: 김흥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