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주기기부 아름다운Day는?
출생, 백일, 돌, 결혼, 생일 등 삶의 다양한 순간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기념일 기부입니다. 
‘생애주기기부 아름다운Day’ 와 함께 특별한 순간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고자 기부에 동참하신 기부자님의 나눔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아름다운Day 기부하기]  

 

[돌기부] 토린이 가족의 ‘특별한’ 돌기부와 돌잡이 이야기

토린이와 함께 찍은 가족 사진

 

Q : 안녕하세요. 가족소개를 부탁합니다.

A : 안녕하세요. 저희는 권윤영(33세), 박정민(34세)이고요. 우리 아기의 이름은 박토린(2세)입니다. 

Q : 토린이라는 이름이 인상 깊은데요.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요?

A : 2014년 봄, 행복이 넘치는 신혼여행에서 뜻밖의 선물을 받았어요. 혹시 그리스 산토리니 섬을 아시나요? 그 곳에서 찾아온 토리(태명)는 토린이가 되었답니다. 우리에게 토린이는 하얀 벽에 파란 지붕, 하얀 구름에 파란 바다, 그 절묘한 색들이 자아내는 마법보다 더 마법 같은 존재에요. 언제나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산토리니 섬처럼 우리 아기도 많은 사람의 가슴 속에 아름답게 기억되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토린이라고 지었습니다.

Q : 아름다운 추억과 의미가 담겨있군요. 토린이가 태어나자마자 많이 아팠다는데 어떤 이유였나요?

A : 정상 분만 이후에 토린이가 태변을 배출하지 못했어요. 태어난 다음 날, 대구의 큰 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NICU)으로 이송되었습니다. 소장은 응급수술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토린이는 대장의 문제 같다고 해서 수술이 미뤄졌어요. 입원하고 3주 후, 대장 조직검사를 위해서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갔습니다. 

조직검사 결과, ‘히르쉬스프룽병’이었어요. 토린이의 대장에 신경 조직이 없어 대변을 보기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신경이 없는 대장의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기로 했습니다. 이 수술은 한번 하면 바로 낫는 것이 아니라 수술 후에도 약 10년 간 관리하며 재수술 받아야 할 수도 있는 그런 병이라고 해요. 그런데 수술 날짜를 기다리던 중에 토린이가 스스로 대변을 보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수술은 잠정적으로 미루고 퇴원했습니다. 

Q : 토린이가 아플 때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을 텐데요. 어떠셨나요?

A : 가장 힘들었던 점은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부분이었어요. 처음에는 아기가 아프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모든 것이 갑자기 진행되었어요. 뱃속에서부터 이상 징후가 있었다면 뭔가 마음의 준비를 했을 텐데 건강하게 잘 태어난 아기가 아프다니… 또 아기를 병원에 맡겨두고 얼굴 한 번 제대로 볼 수 없어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특히나 대구의 신생아 중환자실 면회는 주 3회만 가능했고 만날 수 있는 시간도 5~10분 내외가 전부였어요. 그 짧은 시간에 아기를 보기 위해 왕복 3시간의 거리를 오가며 매번 냉동시킨 모유를 가지고 길 위에서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나요. 그 당시 저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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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추억과 의미가 담긴 이름, 토린이

 

Q : 토린이가 치료를 받는 동안, 가족에게 가장 크게 힘이 된 것은 무엇이었나요?

A : 가족에게 가장 큰 힘이 된 건 가족이었습니다. 양가 가족 모두 작은 생명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내 일처럼 여러 의학 정보를 수집해서 공유했어요. 서로 지지하고 꿋꿋이 버텨내게끔 도와주셨습니다. 가족 모두가 서로 단단해진 계기가 되었다고 할까요?

Q : 지금 아기의 건강상태는 많이 좋아졌는지요?

A : 처음에 6주간 입원했었고 퇴원 후 점차 외래를 보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어요. 주치의 선생님께서 올여름에 진료할 때도 경과가 좋으면 병원 졸업을 시켜 주신다고 얘기해주셨어요. 히르쉬스프룽병은 태아 5,000명 중 1명으로, 그중 대장 신경이 없다고 판정된 경우에도 수술하지 않는 경우는 약 2%라고 하네요. 그래서 토린이처럼 수술을 하지 않는 건 매우 드문 경우라고 해요. 토린이의 성장을 기다려준 의사 선생님께도 감사드리고요. 저희는 식이요법을 비롯해서 여전히 토린이의 장 관리를 위해 신경 써야하지만 이 정도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Q : 토린이 돌을 기념하며 돌기부를 하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나요?

A : 저희는 일반적인 돌잔치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어요. 보통은 부모의 통과의례이고 아기가 좋아하는 경우는 거의 못 봤거든요. 화려한 돌잔치 대신에 우리만의 기념이 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합의했어요. 우리는 특별한 돌잡이, 돌기념 여행, 그리고 돌기념 기부를 원했어요. 돌기부는 많은 사람이 걱정했던 토린이가 수술 없이 첫돌을 맞이하게 되었으니 그 사랑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누구와 나눌 수 있을까를 고민을 해다가 병원에서 토린이 옆에 같이 있던 아이들이 생각났어요. 토린이 오른편에는 병원에서 백일을 맞이한 이른둥이 쌍둥이가 있었고 왼편에는 자가호흡이 어려웠던 아기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들도 지금은 따듯한 엄마 품에서 무사히 돌을 맞이했겠지요? 그러리라 믿고 또 기도합니다. 전에는 이렇게 많은 아기가 아픈지 몰랐어요. 아기들이 무사히 엄마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돌기부라는 작은 실천을 하게 되었어요.

토린이의 돌잔치는 집에서 조용히 보냈어요. 저희가 세계여행 하면서 모은 장식품으로 토린이의 생일상을 꾸몄습니다. 우리만의 특별한 ‘형용사’ 돌잡이를 했어요. ‘어떤 방향으로 인생을 살아갈지’를 보았다고 해야 할까요?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인생은 명사보다 형용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꿈은 명사가 되어선 안 됩니다. 의사가 되고 발레리나가 되면 다 행복할까요? 어떤 의사가 되고, 어떤 발레리나가 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는 약 50여 개의 형용사가 적힌 종이를 접어서 토린이에게 뽑게 했습니다. 그때 토린이가 뽑은 단어는 ‘책임감 있는, 환영받는, 매력적인’ 이렇게 세 단어였어요. 토린이가 선택한 그 형용사처럼 언제나 책임감 있는, 환영받는, 매력적인 그러한 사람이 되길 바라고요.

마지막으로 계획했던 돌여행은 아직 실행을 못 했어요. 토린이가 돌 지나자마자 아팠다가 지금도 회복 중이랍니다. 조금 늦었지만, 꽃이 만발하는 따듯한 5월에 돌맞이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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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여러 기부처 중에서 아름다운재단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A : 저(권윤영 씨)는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학생 시절 자원봉사 활동을 두루 다녔어요. 그때 교보생명 사회공헌팀과 인연이 닿아 이른둥이 지원사업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다솜이작은숨결살리기>와 다시 한 번 인연이 되었네요.

Q : 기부금을 ‘이른둥이(미숙아)’ 지원사업에 사용하길 원하셨는데, 이른둥이 부모님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 우리 아기들 성격이 조~~금 급했나 봐요. 엄마 아빠를 너무너무 사랑해서 하루라도 먼저 보고 싶어서 세상에 일찍 나왔어요. 이렇게 세상에 호기심이 많은 이쁜 아기들을 많이 사랑해주세요. 그리고 가장 힘든 기다림. 굳건한 마음으로 기다려 주세요. 곧 꼭 우리 아기는 방긋방긋 웃으며 집으로 돌아올 날이 있을 것입니다.

Q : 돌기념 기부를 할 때 주변 친척이나 지인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A : 다들 응원해주시고, 지지해주셨어요. 흔쾌히 이해해주셨고요.

Q : 앞으로의 소원이나 토린이에게 바라는 점은? 토린이에게 보내는 말씀 한 마디 해주세요.

A: 아프지 않고 건강하기. 그리고 누가 뭐래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 대신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돼요.

Q : 아름다운재단에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A : 꼭 거창하게 무언가 하질 않아도 일상에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공정무역 커피랑 초콜릿처럼 뭔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방법은 고민해주셨으면 해요. 그럼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과 나눔을 전하기가 쉽지 않을까요? ^-^ 아름다운재단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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