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주기기부 아름다운Day는?
출생, 백일, 돌, 결혼, 생일 등 삶의 다양한 순간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기념일 기부입니다. 
‘생애주기기부 아름다운Day’ 와 함께 특별한 순간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고자 기부에 동참하신 기부자님의 나눔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아름다운Day 참여하기]   

[결혼기부] 집단지성, 나눔으로 진화하다 - 온라인 커뮤니티 '신행싸'

온라인 커뮤니티 신혼여행싸게가기의 운영자 일마레님

필요해서 만든 ‘신행싸’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은 여러 사람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경쟁하면서 얻은 최선의 결과다. 다른 말로 바꾸자면 ‘집단적 능력’인 셈이다. 이것은 소수의 우수한 개인이나 전문가의 능력보다 다양성과 독립성을 가진 집단의 통합된 지성을 믿는 태도다. 모두를 이롭게 만드는 결론을 향한 자유로운 연대. 집단지성은 협업과 공생으로 아이디어나 대안을 모으는 지식창고가 되거나, 공동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여러 사람들의 합의 수단이 된다. 김효천 씨(닉네임 ‘일마레’)는 그 바람을 담아 네이버에 ‘신혼여행싸게가기’(이하 ‘신행싸’)라는 온라인 카페를 꾸렸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신혼여행 자료를 이것저것 모았거든요. 그것을 토대로 카페를 만든 게 2003년 12월이니까 ‘신행싸’를 운영한 지 13년째에요. 결혼을 준비하는 회원들이 저마다 신혼여행에 대한 정보를 올리다 보니 어느 새 회원 수가 23만 명인 거대한 카페가 됐어요. 사전 정보는 물론 다녀온 사람들의 생생한 후기가 저희 신행싸의 자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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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Day 나눔활동 파트너 신행싸

 

정보를 교환하면서 신혼여행에 관한 모든 것을 집대성한 신행싸의 초창기 회원 수는 1천여 명. 지금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때는 신혼여행을 주제로 한 커뮤니티가 없었다. 동남아시아나 유럽 등 특화된 여행지 카페가 유일한 정보처였다. 그래서 신행싸는 별다른 홍보 없이 규모가 큰 사이트로 거듭났다. 가입절차도 두지 않았다. ‘누구든 들어와서 자유로이 나가기’가 운영 원칙이었다. 신행싸의 목적은 언제나 정보 공유였고 폐쇄성을 가장 경계했다.

“가입회원의 95%가 결혼 정보를 얻기 위해서 가입하고 나머지 5%는 여행 자료를 찾으러 가입해요. 이용자들의 구체적인 동기가 신행싸의 정체성이자 동력이에요. 신혼여행을 다녀온 회원은 대개 탈퇴합니다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더 많은 분들이 신규가입을 하거든요. 사람들은 흘러가지만 정보는 남아있어요. 신행싸는 많은 분들이 경험한 정보를 나누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 온라인 커뮤니티 신혼여행싸게가기 바로가기 

정보와 정보 사이, 따뜻하고 성숙한 집단의 능력을 기대하며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신행싸 초창기엔 가격이 중요한 정보였다. ‘싸다’는 건 말 그대로 최저가를 의미하기도 했다. 같은 여행지를 두고 A여행사와 B여행사의 가격이 왜 다른지 비교해서 견적을 뽑아 올리는 일이 많았다. 그렇게 하나둘 데이터가 쌓이면서 ‘이 정도 가격이면 비싸도 괜찮다’는 인식이 생겼다. 신행싸의 가장 큰 자산인 1만6천 편의 생생한 후기가 한몫했다. 

“신혼여행은 싸게 가는 것보다 지불한 가격만큼 안전하고 기분 좋게 다녀오는 게 더 중요해요. 의미 있는 순간이 퇴색되지 않는 거예요. 신행싸의 수많은 후기를 보면서 알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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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싸는 이러한 회원들의 바람을 실현시켰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부가 싹텄다. 필요에 의해 시작한 집단지성은 ‘나’와 ‘내 가족’의 경계를 확장시켰다. 

“해외로 신혼여행을 가면 현지에선 비용에 연연해하지 않는데 그러다 관광하는 ‘나’와 일하는 ‘현지인’ 사이에서 묘한 위화감을 경험하곤 하죠. 그 불편함을 들여다보다 ‘어차피 쓰는 큰돈, 필요한 사람과 나눠야 겠다’는 이야기를 회원들과 나누게 됐어요. 그리고 2008년에 해외아동을 돕는 기부를 시작했죠. 처음엔 저금통을 깨서 40만 원을 쾌척하는 회원도 있었습니다.”

기부의 연장선에서 아름다운재단을 만났다. 2010년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한 ‘결혼기념나눔’ 캠페인 사업은 하나의 실천이었다. 결혼이란 뜻 깊은 출발을 축하하기 위해 축의금의 일부를 기부하는 ‘결혼기념나눔’은 신행싸 10만 명 회원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더욱 빛났다. 그리고 신행싸는 아름다운재단 창립 10주년 행사 ‘단추수프축제’의 부스에도 참여했다.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누군가의 마음을 얻는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 이러한 경험이 다시 한 번 아름다운재단의 ‘아름다운Day 결혼기념기부’ 캠페인에 참여하게 된 계기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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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캠페인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기 어려웠어요. 2010년 사업과 단추수프축제 부스로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생각했어요. 번번이 안 되는 거 아름다운재단에게 괜한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니 23만 명의 0.01% 아니 0.001%라도 참여할 수 있다면 좋겠더라고요. 당장 힘들어도 10년 후 어느 날 기부자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신행싸는 주 2회 무료 발송하는 신행싸 체크북에 캠페인 광고를 게재하거나, 웨딩박람회 및 카페 내 홍보, 신행싸 인증업체와의 기부릴레이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결혼기념기부 홍보를 꾸준히 가질 예정이다. 이러한 실천으로 더 많은 이들이 기부를 경험하고, 더불어 따뜻하고 성숙한 집단적 능력을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  

글 우승연|사진 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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