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기부문화 심포지엄 ‘기빙코리아’ 개최
한국 기부문화 20년 정리…불확실한 시대의 확실한 행복 ‘나눔’

올해 우리 국민 중 약 15%가량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기부했고, 1인당 현금은 평균 7만6천원, 현물은 11만 5천원 가량 기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8월 기준)

또한 일반적으로 재난 상황에서는 더 많은 사람이 기부에 참여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는 기부행동에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기부를 해왔으나 코로나19 상황에서는 기부하지 않은 비율이 68.2%였고, 기부 경험이 없었다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새롭게 기부를 시작한 비율은 단지 0.6%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기부한 사람 중 97%가 기부 경험이 있다고 답해 여전히 기부 경험은 또다른 기부를 이끌어내는 주요한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취약계층에게 기부 몰려…이재민 직접 지원했던 자연재해와는 다른 양상 보인 코로나19

이 같은 내용은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가 27일 ‘불확실한 시대, 확실한 행복’을 주제로 온라인 개최하는 제20회 기부문화심포지엄 ‘기빙코리아2020’에서 발표될 노연희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정익중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연구결과다. 기빙코리아는 지난 8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2,00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기부 분야로 보면 코로나19 기부의 가장 큰 부분이 취약계층(58.1%)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병원/의료진이 37.6%로 뒤를 이었으며, 코로나19 환자/자가격리자 등 피해자에 대한 기부는 1.5%에 그쳤다. 보통 재난 상황에서 이재민과 같은 직접 피해자에게 지원이 몰리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특정 종교 신자를 중심으로 한 확산 이후 피해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인식, 감염병에 대한 대응은 주로 공공의료체계를 통해 정부의 주도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기부문화 20년 결산…기부와 봉사를 경험한 사람일수록 삶의 만족도 높아

특히 올해는 기빙코리아 개최 20주년을 맞은 해로, 한국의 기부문화 20년을 정리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2000년부터 20년간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 기부금액은 2000년 3.9조, 2010년 10.1조, 2018년 13.9조로 성장했으나 2012년 이후 증가 속도가 둔화됐다. 기부참여율은 대체로 하락 곡선을 보이며 2019년에는 46.5%를 기록했다. 총 기부금액이 증가했지만 참여율이 떨어지는 상황은 정기기부율은 증가하고 일시기부율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꾸준한 나눔을 실천하는 이가 늘었다는 점에서 성숙한 기부문화 조성에 있어서는 청신호로 풀이된다.

또한 기부와 자원봉사 모두 하는 사람일수록 높은 삶의 만족도와 안녕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들은 사회에 대한 신뢰도 또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MZ세대’에게 기부란 ‘사회 이슈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 표명 수단’

MZ세대의 기부 특징도 조사결과로 드러났다. 2000년 이래로 주요 기부 연령층은 4-50대 중장년층이었고, 20년간 20대는 기부 참여율이 가장 낮은 연령대였다. 그러나 코로나19 국면에서 기부를 중단한 비율은 50-60대에서 높게 나타났고, 기부대상을 변경/추가하고 코로나19와 관련해 기부한 비율은 2-30대에서 높게 나타났다. MZ세대에게 기부란 그때 그때의 사회이슈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표명이자 지지 수단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연구 조사와 관련해 노연희 교수는 “기부 및 봉사 경험은 앞으로의 기부와 삶의 만족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부와 자원봉사를 독려, 홍보하려는 기관 및 단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회 자료는 12월 초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00년부터 20년간 한국인의 기부지수와 한국의 기업 사회공헌실태를 중심으로 진행되어온 ‘기부문화심포지엄 기빙코리아’는 국가통계인 사회조사 내 기부조사가 이뤄지는데 기여했고, 국제 기부지수 산출의 국내 대표 연구로서 협력해왔다. 지난 2016년부터는 개편을 통해 개인기부지수 및 비영리조직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는 기부문화 관련 국내외 동향 및 선진사례 발표 등을 통해 한국사회의 성숙한 기부문화 형성을 모색한다.